
[美 업계, '중국차 영구 봉쇄' 법제화 압박]
미국 완성차 업계가 중국 자동차를 법으로 영원히 막아 두라며 의회 압박에 나섰다.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폭스바겐 등을 대표하는 자동차혁신연합(AAI)은 11월 2일 중간선거 직후 열리는 짧은 회기에서 중국차 영구 금지 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행정부 규정으로 걸어 둔 빗장을 법률로 고정해 어떤 정부도 풀 수 없게 하자는 것이다. 같은 시기 노르웨이에서는 군 훈련에 쓰인 중국산 렌터카가 병사들의 이동 경로와 군사시설 출입 코드를 녹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중국 안의 사정은 더 나쁘다. 올해 중국 승용차 소매판매는 22%가량 줄어든 1850만 대 수준에 그칠 전망인데 생산능력은 그 세 배가 넘는다. 남는 차는 해외로 밀려나가지만, 유럽은 수입 상한을 걸었고 소비자들은 부실한 사후관리에 등을 돌리고 있다. 안보 장벽과 내수 붕괴, 신뢰 위기가 겹치면서 베이징의 전기차 굴기는 근본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미국의 자동차혁신연합(AAI)이 이 날 의원들에게 다음 주 복귀해 여는 회기에서 중국 자동차 영구 금지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했다”면서 “존 보젤라(John Bozzella) AAI 회장은 ‘감시 위험을 안은 중국산 수입차의 홍수로부터 미국 시장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런 수입이 미국에 대를 이어 투자해 온 기존 제조사들을 불리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안보와 산업 보호를 하나의 논리로 묶은 것이다. AAI가 같은 요구를 담은 서한을 의회 지도부에 보낸 9월 3일 이후 두 번째 공개 압박이다.
미국은 이미 2025년 1월 확정된 상무부의 커넥티드 차량 규정으로 중국·러시아와 연관된 차량의 판매를 막고 있다. 6월에는 중국 지리(吉利)그룹이 과반 지분을 가진 스웨덴 브랜드 폴스타가 이 규정에 따른 승인을 받지 못해 2027년형부터 미국에서 신차를 팔 수 없게 됐다. 미국 공장에서 만든 차라도 소유 구조가 판정의 기준이 된 것이다.
업계는 이 행정 조치를 버니 모레노(Bernie Moreno)·엘리사 슬롯킨(Elissa Slotkin)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커넥티드 차량 보안법(S.4429)'으로 법제화하려 한다. 다만 법안은 아직 최종 통과되지 않았고, 일부 의회 보좌진은 의회 권력 지형이 바뀌면 12월 회기 종료 전에 처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안보 심사의 범위는 자동차 밖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7월 외국산 첨단 로봇 기기를 규제 목록에 올렸고, 1월 중국 기업에 인수된 아이로봇의 새 로봇청소기도 미국 판매 승인을 받기 어려워졌다.
[노르웨이 군 렌터카에 남은 출입 코드]
안보 우려가 막연한 가정이 아니라는 사례는 유럽에서 나왔다. 노르웨이 경제지 다겐스 네링슬리브(DN)는 지난 10월 8일, “9월 오슬로 공항 일대에서 열린 국토방위군 훈련 중 병사들이 렌터카 화면에서 차량 카메라 영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DN에 따르면, 문제의 차량 가운데 최소 2대는 중국 국영 창안(長安)자동차의 디팔(Deepal) 모델이었다. 훈련에 참가한 프레드리크 블랑크(Fredrik Blanck) 중위는 "누가 타고 내리는지, 어디로 가는지, 각 장소에 얼마나 머무는지 다 보인다"고 말했다. 군사시설 출입문을 여는 코드까지 영상에 담겨 있었다. 병사들은 대체할 차량이 없어 훈련이 끝날 때까지 이 차를 계속 썼고, 영상은 그 뒤에야 지웠다.
차량을 공급한 업체는 노르웨이에서 헤르츠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로, 소유 구조를 따라가면 중국 지리그룹에 닿는다. 이 회사는 2028년까지 최대 3억5000만 크로네 규모의 노르웨이군 렌터카 계약을 맡은 1순위 공급자다. 차량은 중국 국영기업이 만들었고, 그 차를 군에 빌려준 업체에도 중국 자본이 걸쳐 있는 셈이다. 다만 영상은 병사들이 끄지 않은 블랙박스에 저장된 것이고, 데이터가 중국으로 전송됐다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사건은 커넥티드카가 해킹 없이도 민감한 군사 정보를 모으는 장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쌓인 데이터에 누가 접근할 수 있는지를 사용자가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
[생산능력 6300만 대, 수요 1850만 대]
더 근본적인 위기는 중국 안에서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0월 27일 보도는 내수 위기를 보여준다. 스카이워스 자동차(創維汽車, Skyworth Auto)는 주력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이 10만 대라고 밝혔지만 올해 1~9월 중국 내 판매는 660대에 그쳤다. 생산능력은 연간, 판매는 9개월 내수 기준이므로 이를 곧바로 공장 가동률로 계산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공급 규모와 국내 판매 사이의 현격한 격차는 분명하다.
WSJ는 “중국 소비자의 올해 1~9월 승용차 구매가 전년 동기보다 약 22% 줄었다”고 전했다. 수요가 위축된 시장에서 업체들이 물량을 지키려 가격을 내리면 판매량을 확보해도 이익은 줄어든다.
그럼에도 과잉생산을 정리하기 어려운 이유는 지방정부 때문이다. 공장에 자금을 투입한 도시들은 폐업과 감산이 가져올 실업·세수 감소를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부실 업체를 계속 지원하면 공급은 남고 가격경쟁은 이어진다. 기업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생산을 조정해야 하는 경제 논리와, 일자리를 지켜야 하는 지방정부의 정치적 계산이 충돌하는 것이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좀비기업이 되었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수출은 이 조정 압력을 덜어주는 통로가 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줄이지 못한 공급을 해외로 돌린다고 구조적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지 유통망과 부품 재고, 정비인력을 갖추려면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가격 인하로 판매를 늘리는 전략이 해외 서비스 비용까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이는 중국의 공급 조정 지연과 해외 서비스 확충 사례를 종합한 분석이다.
[유럽은 수입 상한, 소비자는 AS에 실망]
수출의 최대 무대인 유럽에서 중국 브랜드의 3분기 점유율은 12.7%로 일본 브랜드를 처음 앞질렀다.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순수전기차 관세를 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가 이끌었다. 그러나 이 우회로도 막히고 있다. EU는 이르면 12월 1일부터 중국산 하이브리드 수입을 연 35만 대로 제한한다. 올해 예상 물량 80만 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BYD 스텔라 리(Stella Li) 부회장은 EU와 중국의 합의 직전 지정학을 글로벌 확장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고, 미국 승용차 진출 계획은 완전히 보류했다고 밝혔다.
판매 이후의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호주에서는 몇 달씩 걸리는 부품 지연과 연락이 닿지 않는 고객센터가 BYD 차주들의 단골 불만이 됐고, BYD 호주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서비스 대기가 너무 길다고 인정했다. 영국에서는 수리 정보와 부품 공급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일부 보험사가 중국 브랜드의 보험 인수를 거절하고 있고, 브라질에서는 2024년 BYD의 사후서비스 문제가 하원 청문회 요청으로까지 번졌다.
한국에서도 BYD는 서비스센터 확충 약속을 지키지 못해 차주들이 원정 수리를 떠나는 상황이고, 가벼운 긁힘에도 수리비가 1100만 원을 넘은 사례가 나왔다. 나라는 달라도 구조는 같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속도를 부품 물류와 정비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수리 지연은 보험료 상승으로, 보험료 상승은 중고차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처음에 낮았던 차값의 이점을 갉아먹는다.
[Why Times Insight]
중국 전기차의 성장 모델은 보조금으로 생산을 늘리고, 그 결과 생긴 과잉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는 구조다. 이 모델은 바깥 시장이 열려 있을 때만 작동한다. 미국은 '자본의 국적'을 문제 삼아 문을 닫고 있고, 유럽은 쿼터로 문을 좁히고 있다.
중국 국가정보법은 모든 조직과 시민이 국가 정보활동에 협조하도록 규정한다. 그래서 기업이 데이터를 넘기지 않겠다고 약속해도 서방을 안심시키기 어렵다. 여기에 AS 부실이라는, 소비자가 직접 겪는 위험이 더해졌다. 중국 전기차의 몰락은 판매량보다 신뢰에서 먼저 시작되고 있다. 커넥티드카 데이터 보안 기준이 없는 한국도 제도적 대응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