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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두가 막아선 시진핑의 대만 야망… '식량 자급‘에 무너진 중국 공산당의 허상 - 석유·반도체 다음의 '세 번째 급소' - 지구 반대편 45일 항로의 함정 - 봉쇄 없이도 끊기는 공급망
  • 기사등록 2026-11-03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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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반도체 다음의 '세 번째 급소']


14억 인구의 식탁이 시진핑의 대만 시계를 멈춰 세우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쌀과 밀을 지켜냈다고 자부하지만, 고기와 계란, 식용유를 떠받치는 대두는 소비량의 84%를 지구 반대편에서 실어 와야 하는 나라다. 석유는 비축과 우회로로, 반도체는 국산화로 버틸 수 있지만 대두는 쌓아둘 수도, 대체할 수도, 가까운 곳에서 구할 수도 없다. 태평양에서 포성이 울리는 순간 미국이 봉쇄하지 않아도 치솟는 보험료와 등을 돌린 선주들 때문에 45일 뱃길이 끊기고, 비축분은 몇 달을 넘기지 못한다. 대기근의 기억이 살아 있는 나라에서 식탁이 비면 정권의 정당성도 함께 바닥난다. 대만 침공은 대만이 아니라 공산당 체제 자체를 건 도박이며, 그 승부는 전장보다 식탁에서 먼저 갈린다. 이것이 바로 중국공산당의 급소라는 것이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는 2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대학교(NDU) 국가전략연구소(INSS)의 조엘 우스나우(Joel Wuthnow) 선임연구원의 "중국 자급자족의 한계, 식량 불안이 왜 대만 전쟁을 막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올렸다. 그는 인민해방군을 연구해 온 군사 전문가로, 대만 침공 시나리오를 다룬 『해협을 건너다(Crossing the Strait)』의 책임 편집자이기도 하다.  


포린어페어스는 이 글에서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성을 따지는 분석은 대체로 군사적 패배, 경기 침체, 석유와 첨단기술 수입 차단이라는 세 가지 위험에 집중해 왔다”면서 “여기에 그만큼 무거운 변수로 식량을 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군을 연구하는 사람이 탱크나 미사일이 아니라 곡물 창고에서 억지력의 근거를 찾았다는 점이 이번 기고의 핵심이다.


베이징도 이 약점을 모르지 않는다. 시진핑 주석은 2022년 제20차 당대회 보고에서 “식량·에너지 자원·중요 산업망 공급망의 안전 확보(确保粮食、能源资源、重要产业链供应链安全)”를 국가안보와 사회 안정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고, 그 맨 앞에 식량을 놓았다. 2024년 6월에는 식량안보법도 시행했다. 이런 집착의 밑바탕에는 역사적 상흔이 있다. 1959~1961년 대기근으로 공식 추정만 3,000만 명, 실제로는 그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포린어페어스는 “지금도 중국 인구의 약 15%가 그 시절을 직접 겪은 세대”라고 지적한다.


[버틸 수 있는 것과 버틸 수 없는 것]


포린어페어스에 따르면, 에너지 문제에서 베이징은 이미 대비책을 쌓아 왔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2003년 원유 수입의 대부분이 지나는 말라카 해협을 외세가 봉쇄할 수 있다며 이른바 '말라카 딜레마'를 경고했다. 이후 중국은 대규모 전략비축유를 확보했고, 유사시에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거나 러시아처럼 제재를 피하는 그림자 선단을 꾸릴 수 있다. 반도체 역시 핵심 부품을 비축하면서 국산 대체품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그러나 식량은 사정이 다르다. 밀·쌀·옥수수 3대 주곡은 국내 생산이 소비의 90%를 넘지만, 대두·소고기·보리는 여전히 해외 공급에 기댄다. 중국 전체 식량 공급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6%에서 2020년 34%로 뛰었고, 2030년에는 4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곡물만으로 끼니를 때우던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다. 1962년부터 2024년 사이 중국인 식단에서 육류 비중은 18배로 늘었다.


이 구조의 한가운데 대두가 있다. 대두는 다른 곡물이나 합성 아미노산으로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고단백 사료 원료다. 대두가 끊기면 양돈·양계 산업이 함께 타격을 받는다. 대두유는 중국 식용유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데, 대안으로 꼽히는 팜유와 유채유도 대부분 수입품이라 같은 해상 운송 위험을 안고 있다.


 최신 통계는 의존이 더 깊어졌음을 보여 준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025년 대두 수입량은 사상 최대인 1억1,182만t으로 전년보다 6.5% 늘었다. 중국 농업 전문가 프레드 게일(Fred Gale)의 분석에 따르면 같은 해 국내 생산량은 2,091만t으로, 대두 자급률은 16.2%에 그쳤다.


[지구 반대편 45일 항로의 함정]


중국이 대두 재배를 늘리지 못하는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주곡 자급률을 지키면서 대두 재배까지 넓힐 만큼 경작지가 넉넉하지 않다. 거기에다가 웬만한 경작지들은 이미 도시화와 산업화로 용도 변경이 됐다. 또한 건조한 북부 지역에서는 같은 면적에 옥수수나 밀을 심는 편이 수확량과 수익 모두에서 낫다. 결국 수입밖에 길이 없는데, 주요 대두 수출국은 거의 모두 서반구에 몰려 있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은 국내 공급에서 미국산 비중을 40%에서 20% 안팎으로 낮추고 그 자리를 브라질산으로 채웠다. 2025년에는 브라질산이 전체 수입의 73.6%인 8,233만t까지 늘었다. 그해 중국이 다섯 달 동안 미국산을 사들이지 않은 영향이 컸다. 공급처는 둘로 나뉘었지만, 둘 다 태평양 너머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공급처를 브라질로 옮긴 것도 위험을 덜어 주지 못했다. 브라질은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자연재해가 잦다. 2024년 5월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를 덮친 대홍수로 주 농업기술청(Emater) 추산 약 271만t의 대두가 사라졌다. 거리의 문제도 크다. 브라질 산투스항에서 광저우까지는 1만6,000㎞가 넘고 뱃길로 45일 정도 걸린다. 대두는 습기에 약해 긴 항해 끝에 이미 상한 채 도착하는 경우가 많고, 같은 이유로 오래 저장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수입이 끊기면 몇 달 안에 바닥날 수 있다. 이것이 최대 고민이다.


[봉쇄 없이도 끊기는 공급망]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미 해군이 서반구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화물선을 차단하는 경우다. 중남미에 해군기지도 전진 배치 전력도 없는 중국은 이에 맞설 수단이 마땅치 않다. 하지만 포린어페어스가 더 주목하는 것은 봉쇄가 아예 없음에도 중국이 치명타를 맞게 된다는 점이다. 


태평양에서 교전이 시작되면 해상보험료가 치솟고 선사들이 운항을 꺼리게 된다. 2024년 이후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위협으로 홍해 항로의 보험료가 급등한 것이 전례다. 대규모 해군이 맞붙고 우회할 항로도 없는 태평양 전쟁이라면 그 충격은 홍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브라질에서 중국까지 대두를 실어 나르는 장거리 항로는 많은 선사에게 채산성이 맞지 않는 노선이 될 것이다.


베이징이 국가 보증이나 보험료 보조금을 내걸 수는 있다. 그래도 미국과 동맹국 선사들 상당수는 적대 정권을 돕는다는 비난과 선원들의 안전, 향후 제재 위험을 이유로 중국행 화물을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분석가들은 자국 상선대를 대안으로 꼽는다. 국영 해운사 코스코(COSCO)는 건화물선 468척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전시에는 이 선단이 석탄·철광석 같은 핵심 원자재와 건설 자재, 군수 물자까지 실어 날라야 한다. 장거리 항해 동안 대두의 품질을 지킬 숙련 인력도 부족할 수 있다. 위험 해역을 피해 돌아가면 항해가 길어져 대두가 견딜 수 있는 40일 안팎을 넘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화물이 도착하더라도 이미 썩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중국으로서는 진퇴양난이다. 


[텅 빈 창고, 무너지는 신뢰]


물론 전쟁이 곧바로 식량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정부는 우선 대두와 냉동 돼지고기 등 국가 비축분을 풀고, 사료의 대두 함량 기준을 낮춰 축산 농가를 버티게 할 수 있다. 가축이 더디게 자라고 고기 생산은 줄겠지만 몇 달은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러나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시민들의 사재기와 운송 차질이 맞물려 비축분이 계획보다 훨씬 빨리 바닥나는 것이다. 비축 물량 자체도 믿기 어렵다. 지난 10년 동안 비상용 지방 곡물창고가 부패 탓에 텅 비어 있거나 썩은 곡물로 차 있었던 사례가 잇따라 드러났다.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2021년 8월부터 곡물 수매·판매 부문 부패를 집중 단속해 왔지만, 2023년 1월 발표한 문건에서 이 분야 부패가 오히려 늘고 있다고 시인했다. 2013년 당국 조사에서는 곡물에 모래를 섞는 수법까지 적발됐다. 창고를 믿지 못하는 시민들은 위기 조짐이 보이는 순간 사재기에 나설 것이고, 남은 물자는 엘리트층에 먼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전쟁이 길어지면 충격은 단계적으로 커진다. 사료 단백질을 대두에 크게 기대는 양계 농가가 가장 먼저 무너지고 계란 공급이 흔들린다. 이어 돼지고기 공급이 줄고, 식용유 값이 뛰어 식당과 가정의 일상이 무너진다. 사재기, 물가와 품귀에 항의하는 시위, 지방 관리들의 물자 횡령이 겹치면 베이징은 결국 전쟁을 끝내라는 압박을 받게 된다는 것이 포린어페어스의 결론이다.


[Why Times Insight-시진핑을 억제하는 것은 ‘장기전의 청구서’다 ]


중국 공산당이 인민과 맺은 암묵적 계약은 '정치적 자유 대신 배부름'이다. 대기근을 겪은 세대가 아직 살아 있는 나라에서 고기와 식용유가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한 생활고가 아니라 통치 정당성의 근거가 무너진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만 침공은 대만이 아니라 공산당 체제 자체를 판돈으로 거는 도박이며, 장기전으로 번지면 그 끝은 자멸에 가깝다.


역설도 눈여겨볼 만하다. 베이징은 무역전쟁 때마다 미국산 대두 구매 중단을 무기로 휘둘러 왔지만, 그 무기는 양날의 칼이다. 미국산을 끊을수록 브라질 한 나라에 대한 의존이 깊어지고, 2026~2028년 연 2,500만t 구매 약속은 오히려 중국이 태평양 너머의 공급 없이는 버틸 수 없다는 고백에 가깝다. 대두는 중국의 지렛대가 아니라 족쇄다.


한국에도 시사점이 있다. 식량을 전략물자로 보는 관점은 대만해협 유사시 한반도 주변의 해상 물류와 보험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억지력은 전투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장기전을 견딜 수 있는 비축과 동맹 차원의 물류 계획, 곧 시간에서 앞서는 능력이 억지의 핵심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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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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