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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서방 5개국 정보동맹, 사상 첫 대중국 간첩경고... “中 간첩들, 거액 주며 국가기밀 요구” - '기밀 수호' 합동 성명, FBI·MI5 등 동시 발표 - 구직 플랫폼 악용한 중국 군정보부 5단계 포섭 공작 - 트럼프-시진핑 회담 3주 만에 나온 이례적 공개 대립
  • 기사등록 2026-06-05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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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한 장에 수천 달러... 中 정보기관의 스파이 공작]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정보동맹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 정보기관의 온라인 포섭 공작을 겨냥한 공동 경고문을 발표했다. 중국 군사정보기관이 링크드인과 각종 구직 플랫폼을 이용해 서방의 정부·군 관계자와 연구자들에게 접근한 뒤 단계적으로 국가기밀을 수집해 왔다는 것이다. 단순한 정보수집을 넘어 조직적 침투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이번 경고는 미·중 경쟁이 외교와 무역을 넘어 전면적인 첩보전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 정보기관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가 지난 3일(현지시간) '기밀 수호(Safeguarding Our Secrets)'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브 아이즈가 특정 국가의 정보기관 활동을 공동 명의로 공개 경고한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로, 외신들은 일제히 이를 "전례 없는 조치(unprecedented move)"라고 평가했다.


공동 성명에서 5개 정보기관은 "중국 군사정보기관이 전문직 네트워킹 사이트와 온라인 구직 플랫폼을 이용해 파이브 아이즈 국가의 정부·군 인원은 물론 기밀 또는 특권적 정보에 접근 가능한 인물들을 조직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정보기관 요원들이 민간 컨설팅 회사, 싱크탱크, 인사관리 업체 관계자로 위장한 채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 채용 공고를 올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서방 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포섭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헤드헌터인 줄 알았는데 정보요원...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포섭 작전]


파이브 아이즈가 공개한 포섭 방식은 매우 정교하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채용 제안이나 컨설팅 의뢰 형태로 접근한다. 이후 온라인 면접이나 화상회의를 통해 대상 인물이 어떤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 탐색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국제정세나 안보정책에 관한 보고서 작성 등을 요청하며 금전적 보상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수백~수천 달러 수준의 자문료가 지급되지만, 점차 더 민감한 정보와 내부 자료를 요구하면서 보상 규모도 커진다. 결국 표적 인물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보 수집 네트워크에 편입되는 구조다.


WSJ은 링크드인, 인디드(Indeed), 업워크(Upwork) 등 주요 구직 플랫폼이 주요 활동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측 공작원들은 헤드헌터, 연구원, 컨설턴트, 싱크탱크 관계자 등으로 신분을 위장하며 국방·외교·정보·첨단기술 분야 종사자를 핵심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직 공무원뿐 아니라 학자, 언론인, 프리랜서 작가, 싱크탱크 연구원 등 간접적으로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인물들까지 포섭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고서 한 건당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가 지급되며, 일부 사례에서는 암호화폐를 활용한 보상 지급 방식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표적 인물을 단계적으로 협력 관계에 묶어두는 전형적인 정보기관 포섭 기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현실이 된 위협... 기소·해고·보안허가 취소 사례 속출]


이번 경고는 단순한 예방 차원의 성명이 아니다. 영국 디펜스저널(UK Defence Journal)은 “파이브 아이즈 정보기관들이 이미 이러한 활동에 연루된 인물들을 다수 특정했으며, 실제로 형사 기소와 해고, 보안허가 취소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또한 “정보기관들은 승인되지 않은 민감한 정보나 기밀 자료를 제공할 경우 각국의 간첩 관련 법률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중국의 온라인 포섭 공작에 대한 우려는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지난해 영국 정보기관 MI5는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정보기관이 소셜미디어와 피싱 기법을 활용해 영국 정치권 인사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공개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역시 중국 정보기관이 전·현직 정부 관계자를 대상으로 기만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경고를 발령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개별 국가 차원이 아닌 파이브 아이즈 전체가 공동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이는 중국의 정보활동이 더 이상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서방 안보 체계 전반을 겨냥한 구조적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상회담은 했지만 정보전은 더 격화... 서방의 '이중 트랙' 전략]


이번 공동 경고의 발표 시점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양국은 무역과 경제 분야에서 관계 안정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과 수주 만에 파이브 아이즈가 중국 정보기관을 정면으로 겨냥한 공동 경고를 내놓은 것이다.


이는 현재 서방이 대중국 정책에서 이른바 '이중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는 협력의 여지를 열어두면서도, 기술·군사·정보 분야에서는 오히려 경계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2026년 들어 미·중 경쟁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군사기술, 사이버 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더욱 격화되고 있다. 지난 2월 CIA가 중국어 홍보영상을 제작해 중국 군 관계자와 공산당 고위 인사들을 공개적으로 포섭 대상으로 삼았던 사례는 이런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냉전 시절 첩보전이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됐다면, 오늘날 미·중 정보전은 공개적이고 전면적인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CIA가 공개적으로 중국 내부 인사들에게 투항을 권유하고, 파이브 아이즈가 공동 성명을 통해 중국 정보기관을 실명 경고하는 상황은 이미 양측이 정보전을 숨기지 않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전면 부인... 그러나 서방은 '구조적 위협'으로 규정]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런던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파이브 아이즈의 주장은 완전히 날조된 것이며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이 전 세계에서 광범위한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 왔다"며 역공에 나섰다.


그러나 국제 안보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중국의 반응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서방의 인식 변화다.


파이브 아이즈가 이번에 문제 삼은 것은 단순한 간첩 사건 자체가 아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중국의 정보 수집 활동이 특정 요원들의 개별 작전이 아니라 국가·군·국영기업·연구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태로 작동하는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보고 있다.


즉, 중국을 단순한 전략 경쟁국이 아니라 서방 안보 체계 전반에 장기적으로 도전하는 '구조적 안보 위협(Systemic Security Threat)'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한국도 예외 아니다... 첨단기술 시대의 새로운 전장]


특히 이번 경고는 한국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반도체, 방산, 원자력, 조선, 인공지능(AI) 등 전략 산업을 보유한 한국은 주요국 정보기관들의 지속적인 관심 대상이 되어 왔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첨단기술 유출 사건과 산업 스파이 사건이 반복적으로 적발되고 있으며, 기술과 정보가 곧 국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정보보안은 더 이상 특정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파이브 아이즈의 이번 공동 경고는 단순한 보안 공지가 아니다. 이는 서방 정보동맹이 중국의 정보활동을 개별 간첩 사건이 아닌 국가 차원의 체계적 전략으로 규정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


더 주목할 점은 첩보전의 전장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군인과 정보기관 요원이 주요 표적이었다면, 이제는 연구원, 언론인, 컨설턴트, 기업 임원, 학자, 프리랜서 전문가까지 모두 정보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링크드인과 온라인 구직 플랫폼이 새로운 첩보전장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현대 정보전이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성명은 중국을 향한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미·중 경쟁이 무역전쟁과 기술전쟁을 넘어 사람과 정보 자체를 둘러싼 전면적 정보전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역시 이 거대한 정보전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경고를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치부하기 어려워 보인다.


냉전 시대 스파이는 대사관과 비밀 아지트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오늘날 스파이는 링크드인 프로필을 만들고 헤드헌터를 사칭하며 온라인 화상회의에 등장한다. 파이브 아이즈의 이번 공동 경고는 첩보전의 전장이 이미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왔음을 보여준다. 결국 미·중 경쟁의 최전선은 더 이상 남중국해나 대만해협만이 아니다. 사람과 정보, 그리고 신뢰 자체가 새로운 전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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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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