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드론 제조사 제너럴 체리의 스타니슬라브 그리신 최고전략책임자(CSO)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러시아 무인기(드론) 요격에서 1위를 기록한 우크라이나 대표 드론 제조사 제너럴 체리 관계자가 러시아전에 참전한 북한의 드론전 역량이 급성장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일본 최대 드론 박람회 '드론 재팬 2026'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스타니슬라브 그리신 최고전략책임자(CSO)
우크라이나의 신흥 방위산업체로 최근 러시아 드론 요격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한 제너럴 체리의 스타니슬라브 그리신 공동 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 날 일본 지바현에서 개최된 드론 박람회 '드론 재팬 2026'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분석했다. 그리신 CSO는 러시아가 북한 측에 실전에서 획득한 무인기 운용 데이터베이스와 영상 정보, 전술 전략을 공유했을 것이라고 확언하며 북한군이 파병 경험을 통해 드론전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음이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북한군의 무인기 조종 영상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힌 그는 기체의 제조 위치보다 무인기를 실전 전투에 효율적으로 구동하는 법을 체득했다는 사실 자체가 본질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러시아와 중국, 이란이 드론 전술 정보를 긴밀하게 교류하는 과정에 북한도 본격적으로 합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 증거로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과정에서 과거에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드론 기술이 이란 측에서 관측된 점을 들며, 이는 러시아가 축적한 전술이 이란으로 이전되었음을 증명하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정부와 관련 업계는 이 같은 무인기 전쟁의 심각성을 상대적으로 덜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본인 역시 자국 땅에서 이토록 참혹한 전면전이 발발할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며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급망 다변화의 중요성도 강조되었다. 그리신 CSO는 단순한 저가형 장비를 탐색하기보다 우방국 중심의 무인기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중국산 기술에서 벗어나는 '탈중국' 전략의 필연성을 부각했다. 특정 국가에 의존하다가 예기치 못한 시점에 하드웨어 공급이나 소프트웨어 지원이 전면 중단되는 리스크를 계산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람회에 동석한 대만 드론 연합체의 로저 루오 디렉터 역시 일본이 무인기 자립을 도모하고 있으나 여전히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다며 한일 양국이 독자적인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는 최근 악화된 중일 관계를 반영하듯 중국 기업의 참여가 축소된 반면 대만 기업들이 대거 자리했다. 테라라보와 ACSL 등 현지 제조사들은 기술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 마련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본 방위성에 정찰용 드론 '소텐'을 600대 이상 공급한 ACSL의 데라야마 쇼지 대표는 정찰 기능만으로는 방위에 한계가 있다며 타격 능력을 갖춘 공격용 무인기 개발 의지를 피력했다. 일본 정부는 민간의 첨단 드론 기술을 국방에 접목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으며, 전시장에는 테라드론과 프로드론 등 방위성 협력 기업들이 기술력을 선보였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