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 확산! 중국 3대 금융당국, 긴급 회의 개최]
중국의 3대 금융당국인 인민은행·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11월 2일 대형 은행과 증권사·펀드사를 잇달아 불러 모아 '주가 방어' 수단 손질에 착수하는 비상조치를 단행했다. 대형주 지수 CSI300이 10월 한 달 8.5% 추락해 2016년 초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을 냈고, 같은 달 제조업과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란히 50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 번진 '경제 붕괴' 공포를 진화하려는 조치다. 그러나 회의의 핵심 의제는 2024년 도입한 자사주 매입·지분 확대 재대출을 '최적화'하는 데 그친다. 소비 위축, 부동산 부실, 중소기업 경기 한파라는 실물의 병목은 건드리지 않은 채 중앙은행 자금으로 주가를 받치는 처방을 또다시 꺼내 든 셈이다. 이는 중국경제의 현 상태가 금융당국들마저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중국 인민은행,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세 기관이 주요 은행들과 만나 상장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주요 주주의 지분 확대를 지원하는 대출제도 개선을 논의한다”며 “10월 매도세로 시장 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공동 대응에 나서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경제매체인 제일재경(第一财经)도 “2일 오전 9시쯤 인민은행과 증감위가 일부 증권사·펀드사를 불러 '자본시장 지원 수단의 활용 추진'을 논의한다”면서 “같은 날 인민은행·금융감독관리총국·증감위는 대형 은행들을 소집해 '자사주 매입·지분 확대 재대출 정책 최적화'를 연구하게 되는데, 두 회의 모두 장소는 인민은행으로, 회의 소식은 1일 상하이증권보, 21세기경제보도, 증권시보 등 중국 매체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먼저 전했고, 블룸버그와 로이터가 이를 받아 보도했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은 의제나 구체적 조치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사전 신호는 이미 있었다. 증감위는 10월 30일 우칭(吴清) 주석이 주재한 확대 당위원회 회의에서 '시장 안정과 기대 안정'을 전면에 내걸었다. 판궁성(潘功胜) 인민은행장이 주재한 당위원회 회의도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 유지와 충분한 유동성 공급을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같은 날 11월 2일부터 영업일마다 1.25% 고정금리로 익일물 역레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매체들은 “한 대형 국유은행이 중앙 국유기업인 중국국신(中国国新)과 중국청퉁(中国诚通)에 각각 최대 1천억 위안(약 20조 2,440억원)의 매입·증자 대출 한도를 추가로 배정할 계획”이라고도 보도했다.
[숫자로 본 10월 폭락, 처참하다!]
당국을 움직인 것은 10월의 처참한 성적표다. 로이터에 따르면, CSI300은 10월 한 달 8.5% 하락해 2016년 초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또 12주 연속 하락하며 2005년 지수 출범 이후 최장 기록을 새로 썼고, 이 기간 누적 낙폭은 약 15%에 이른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0월 30일 1.44% 내린 3,599.02로 마감해 올해 들어 처음 3,600선 아래로 밀렸다. 10월 한 달 상하이종합지수는 6.33%, 선전성분지수는 15.94%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인 창업판과 커촹판 지수는 20% 넘게 주저앉았다.
하락의 진원지는 기술주였다. 미국 기술주 매도세가 AI 대규모 투자의 수익성 우려를 다시 키우면서 중국 내 AI 관련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광모듈 업체 이오프토링크(新易盛)는 10월 한 달 50% 폭락했다. 3분기 실적이 이미 낮아진 기대치마저 밑돈 것도 매도를 부추겼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중국 증시 시가총액은 5월 고점 이후 3조 5천억 달러(약 4,709조원)가 증발했고, CSI300은 6월 고점 대비 약 20% 떨어져 약세장에 들어섰다. 10월 23일 기준 연초 대비 수익률은 미국 S&P500이 11.4% 상승, 상하이종합지수가 7.0% 하락이었다. 채권시장에서는 국유 개발사 주하이화파그룹(珠海华发)의 재무 건전성을 둘러싼 스트레스 조짐까지 나타났다.
[실물도 '위축'… PMI가 보낸 경고]
증시 급락이 심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실물 지표가 보여준다. 국가통계국이 10월 31일 발표한 10월 제조업 PMI는 49.3이었다. 전월(50.1)보다 0.8포인트 떨어져 한 달 만에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고, 블룸버그 전망치 49.9에도 못 미쳤다. 신규주문지수는 1.1포인트 내린 49.4, 생산지수는 1.9포인트 내린 49.8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형 기업이 50.2로 확장을 유지했지만 중형 기업은 48.4, 소형 기업은 47.5에 그쳤다. 경기 한파가 중소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비제조업이다. 서비스업과 건설업을 아우르는 비제조업 PMI는 전월 50.2에서 49.7로 떨어져 시장 전망치 50.5를 크게 밑돌았다. 종합산출지수도 50.7에서 49.7로 1포인트 내려앉았고, 건설업 경기지수는 2.3포인트 급락한 48.0이었다. 시장분석업체 뉴스퀵(Newsquawk)은 “비제조업 PMI가 50을 밑도는 일은 제조업보다 드물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위축은 수출이 아니라 내수의 약화를 가리킨다”고 분석했다. 국가통계국 서비스업조사센터의 훠리후이(霍丽慧) 수석통계사는 전월 급증 뒤 해외 주문 반락, 연휴 이후 소비 수요 둔화 같은 계절적 요인을 원인으로 들었다. 그러나 소비재 PMI도 1.9포인트 떨어졌다.
거시 지표 전반도 둔화를 가리킨다. 3분기 GDP 성장률 예비치는 4.5%였고, 9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1.1% 증가에 그쳤다. 베이징은 올해 4.5~5% 성장 목표를 지키려고 표적 지원책을 내놓으며 추가 대응 여지를 시사해왔다. 그러나 인베스팅닷컴은 “이번 PMI가 기존 정책이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의 지속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2년간 풀고도 다 못 쓴 ‘8천억 위안']
이 날 회의 안건인 자사주 매입·지분 확대 재대출은 새 카드가 아니다. 판궁성 행장은 2024년 9월 24일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에서 증권·펀드·보험사 스와프 기구(SFISF)와 함께 이 제도를 처음 공개했고, 같은 해 10월 18일 정식 도입됐다. 상업은행이 상장사와 대주주에게 자사주 매입 자금을 빌려주면 인민은행이 대출 원금의 100%를 재대출로 지원하는 구조다. 초기 한도는 3천억 위안(약 61조원), 재대출 금리는 1.75%였다. 당시 판 행장은 "이 일이 잘만 된다면 1차 5천억 위안(약 101조원)에 이어 5천억 위안을 더, 심지어 3차 5천억 위안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태도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후 당국은 조건을 계속 풀었다. 대출 최장 기한은 1년에서 3년으로 늘렸고, 기업의 자기자금 부담 비율은 30%에서 10%로 낮췄으며, 국유자본 운영 플랫폼도 대상에 넣었다. 2025년 5월에는 재대출 3천억 위안과 SFISF 5천억 위안의 한도를 합쳐 총 8천억 위안(약 162조원)으로 통합 운용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인민은행 2026년 2분기 통화정책 집행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대출 계약은 3,900억 위안(약 79조원)을 넘었지만 실제 집행액은 2,100억 위안(약 42조원) 남짓이었다. 10월 이후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기업은 200곳이 넘고 예정 금액도 250억 위안을 웃돈다. 그래도 증시 하락은 멈추지 않았다.
시장은 일단 반응했다. SCMP는 “국가 지원 기대가 커지면서 2일 중국 증시가 10월 폭락에서 반등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증시에서는 CICC, 신화보험, 중국인수가 5% 넘게 오르는 등 금융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한 기관 분석가는 제일재경에 "증시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면 현재 A주 시장에 뚜렷한 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회의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 정책이 나올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4년 2월 증시 급락 때 소시에테제네랄의 라자트 아가르왈(Rajat Agarwal) 아시아 주식전략가는 "국가 지원은 전술적 반등을 이끌 수 있지만 지속적 랠리로 이어지기에 충분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번에도 그 경고는 유효하다.
[Why Times Insight — 주가는 받칠 수 있어도, 신뢰는 대출로 살 수 없다]
이번 회의는 베이징의 위기 대응이 어디를 향하는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10월 지표가 가리키는 병목은 내수다. 비제조업 PMI가 50 밑으로 내려갔고, 건설업 지수가 2.3포인트 급락했으며, 소형 기업 PMI는 47.5까지 떨어졌다. 9월 소매판매 증가율 1.1%는 가계가 지갑을 닫고 있다는 신호다. 그런데 당국이 이 날 테이블에 올린 것은 가계 소득 지원이나 소비 진작책이 아니다. 상장사와 대주주가 은행 돈을 빌려 자기 회사 주식을 사도록 돕는 장치다. 실물의 혈관이 막혔는데 체온계 눈금부터 올리려는 처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장치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쓸 이유가 없어서' 막혀 있다는 점이다. 계약 3,900억 위안 중 실제 집행이 2,100억 위안에 그쳤다는 것은 기업들이 저금리 대출을 받아서라도 자사주를 사겠다는 확신이 약하다는 뜻이다. 수익 전망이 꺾인 기업에게는 한도를 늘리고 조건을 풀어도 자사주 매입이 재무 부담일 뿐이다. 오히려 빚을 내 자사주를 사는 구조는 주가가 더 떨어지면 기업 부채와 손실을 함께 키우는 레버리지가 된다. 주하이화파처럼 국유기업의 재무 경고음까지 울리는 상황에서 국유자본 플랫폼에 수천억 위안의 한도를 몰아주는 방식은 위험을 국가 부문 안에서 돌려막는 것에 가깝다.
'경제 붕괴'라는 공포는 지표만 보면 과장된 면이 있기는 하다. 3분기 성장률은 4.5%이고 대형 제조업체는 아직 확장 국면에 있다. 그러나 공포의 본질은 숫자가 아니라 신뢰에 있다. 2015년 증시 폭락 뒤의 '국가대표팀' 매수, 2024년 ‘9·24 부양 패키지', 그리고 이번 재대출 손질까지 베이징은 위기 때마다 주가를 받치는 유동성 처방을 되풀이해왔다. 그 사이 부동산 구조조정, 지방정부 부채, 민간기업이 마주한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근본 과제는 풀리지 않았다. 국가가 주가의 바닥을 떠받칠 수는 있다. 하지만 투자자와 소비자가 미래를 믿게 만드는 일은 중앙은행 대출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 날 회의가 또 한 번의 단기 반등으로 끝난다면 중국 증시는 '정책 기대, 반등, 실망, 재하락'이라는 익숙한 순환을 다시 밟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