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훈련 중인 영국군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쟁 종식 이후 우크라이나 안정을 지원할 유럽 중심의 다국적 연합군이 적대 행위 발생 시 즉각 응사할 수 있는 독자적 자위권 행사 방침을 확정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결성을 주도한 국제 연합체 '의지의 연합'은 전후 안보를 뒷받침할 '우크라이나 다국적군'(MNF-U) 창설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서방 관료들을 인용해 전했다. 기존에 안전보장군 형태로 불려온 이 조직은 전투가 완전히 멈춘 뒤 키이우 정부의 공식 승인이 있을 때만 전선 후방 지역에 한정해 배치될 계획이다.
지상에 진주할 다국적군은 교전 지침상 방어 임무에 집중하면서도 공습 위협에는 강력한 타격으로 맞선다는 원칙을 세웠다. 서방 측 관계자는 주둔 병력이 기본적으로 "방어적 성격"을 띨 것이라면서도 "분명히 우리는 어떤 공격에라도 우리 군을 보호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무인기 기습이나 포격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보복 교전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실질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다국적 연합 훈련도 곧장 닻을 올린다. 오는 9일부터 22일까지 펼쳐지는 '코알리치아' 훈련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스페인 등 총 10개 회원국이 참여하며 육·해·공군 2천8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정예 병력이 투입된다. 이번 훈련은 향후 현지에서 진행될 현물 지원과 조직 개편 과정을 사전 조율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다국적군을 이끄는 톰 베이트먼 영국군 중장은 이번 임무가 나토 기구의 틀을 벗어난 독자적 성격이라고 규정했다. 베이트먼 중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식 체계와 분리된 활동임을 분명히 하면서, 서방 파견 부대가 전방 대치선과 멀리 떨어진 거점에 머무르며 우크라이나 군사력의 전열 정비와 재건을 돕는 보조적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합군은 통신과 지휘 통제 분야에서 미국의 기술적 인프라를 철저히 배제한다는 구상을 확립했다. 또 다른 서방 관료는 민간 위성망 활용 여부에 대해 "우리는 미국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는 최근 미국 측 통신 제한 논란으로 취약점이 드러난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체계와 거리를 두고, 유럽 자체적인 독자 보안망을 가동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럽 각국이 독자 방위 태세를 모색하고 있으나 실제 배치까지는 작지 않은 암초가 가로막고 있다. 모스크바 당국은 나토 외곽의 파병이라도 서방 전투 병력이 국경선 안으로 들어오는 조치 자체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적대적 경고를 거듭해왔다. 게다가 현 전선의 교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 행정부의 소극적 태도까지 맞물리며 연합군의 현지 진입 구상이 실제 현실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에드 아널드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필수적이었던 미국의 첩보 지원 체계가 사실상 흔들리고 있다고 짚었다. 아널드 연구원은 "사실상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반대되는 러시아를 지원하는 상황이므로 지속적인 휴전은 머나먼 얘기"라고 지적하며, 서방의 안보 보장 약속이 흔들림 없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국제 정세의 안정화가 선행되어야 함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