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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중국경제 골병드는데 누구도 손 못 댄다…시진핑의 ‘무오류 신화’가 만든 비극 - 골병 든 중국경제, 그런데 처방은 왜 ‘찔끔’인가? - 시진핑의 경제정책에 누가 감히 손댈 수 있는가? - 빚더미에 갇힌 베이징, 부실을 인정하는 순간 더 큰 위기가 온다
  • 기사등록 2026-10-09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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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병 든 중국경제, 그런데 처방은 왜 ‘찔끔’인가?]


중국경제가 깊은 병에 빠졌다. 부동산 시장은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내수와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베이징이 내놓는 처방은 주택대출 보조금과 은행 증자 같은 제한적인 조치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중국경제의 진짜 위기는 경기침체 자체보다 잘못된 경제정책을 과감하게 수정하기 어려운 정치구조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시진핑의 경제노선이 최고지도자의 권위와 결합하면서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바꾸는 일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중국경제의 위기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지만 베이징의 대응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면서 “중국이 인공지능과 우주개발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내고 있지만, 경제 전반에서는 부동산 침체와 고용 불안, 기업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특히 “중국 정부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개혁 대신 부분적인 경기부양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이 내놓은 정책은 주택담보대출 보조금, 국유은행 자본확충,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다. 그러나 주택대출 보조금은 지원 대상이 제한적이고, 은행 증자 역시 부실채권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HSBC의 프레데릭 노이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조치들이 경제를 되살릴 강력한 수단이 아니며 효과도 점진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중국경제에 필요한 것이 단순한 추가 자금 공급이 아니라 성장모델 자체의 전환이라는 점이다. 부동산과 지방정부 투자에 의존하던 경제구조를 바꾸고, 가계 소비와 민간기업의 활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베이징은 여전히 기존 정책의 틀을 유지한 채 주변부만 조정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등장한다. 중국 지도부는 경제의 문제를 몰라서 고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알고도 고치기 어려운 것일까?


[시진핑의 경제정책에 누가 감히 손댈 수 있는가?]


이 질문의 답을 찾으려면 중국공산당의 권력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시진핑은 집권 이후 당의 영도를 강화하고 경제정책에 대한 당 중앙의 통제를 확대해 왔다. 기술자립, 국가안보, 첨단 제조업 육성은 단순한 정책 선택을 넘어 시진핑의 국가발전 전략을 구성하는 핵심 노선이 됐다.


특히 2018년 국가주석 연임 제한이 폐지되고, 2022년 시진핑의 3연임이 확정되면서 중국의 권력구조는 최고지도자 중심으로 더욱 집중됐다. 시진핑 사상이 당의 지도이념으로 확립된 상황에서 그의 핵심 경제노선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자는 주장은 단순한 정책 논쟁을 넘어 정치적 부담을 수반할 수 있다.


물론 중국공산당이 공식적으로 '시진핑은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고지도자의 판단이 국가의 공식 노선과 강하게 결합할수록 정책 실패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실상의 ‘시진핑 무오류 신화’가 경제정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다.


정책 담당 관료들의 입장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은 최고지도자의 기존 노선을 정면으로 수정하기보다 그 틀 안에서 제한적인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일 수 있다. 주택대출 금리를 조금 낮추고, 은행에 자본을 투입하고, 인프라 대출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당장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경제구조의 근본적인 문제까지 해결하지는 못한다. 결국 중국경제의 구조개혁을 가로막는 것은 경제적 제약뿐 아니라 정책의 오류를 인정하는 순간 최고지도자의 권위까지 흔들릴 수 있는 정치적 딜레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빚더미에 갇힌 베이징, 부실을 인정하는 순간 더 큰 위기가 온다]


시진핑 체제의 정책 경직성에 더해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은 막대한 부채다.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침체하면서 개발업체와 지방정부의 재정이 악화됐고, 금융기관들도 대출 부실과 수익성 하락이라는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은행 자본을 보강하고 정책금융을 확대하는 것도 금융 시스템의 급격한 충격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은행에 자본을 투입한다고 해서 부실채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개발사업을 계속 지원해도 팔리지 않는 주택이 쌓여 있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가 손실을 한꺼번에 인정하면 금융불안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부실을 계속 연장하면 생산성이 낮은 부문에 자금이 묶이게 된다. 중국이 직면한 것은 바로 이 딜레마다.


WSJ이 전한 전문가들의 평가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드러난다. “중국 지도부는 막대한 지방정부 부채와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에 따른 사회불안을 우려해 대규모 경기부양과 구조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제관료들 역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대규모 정책보다 비용과 정치적 책임을 제한할 수 있는 소규모 대책을 선호할 유인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경제의 이상 신호, 세계와 거꾸로 가는 국채금리]


중국경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는 국채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WSJ은 “세계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약 1.7%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약 5.3%에 이르는 상황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중국의 낮은 국채금리는 단순히 금융시장 안정의 증거만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기업투자와 소비가 부진해지면서 가계와 금융기관의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 쌓이는데 이를 생산적인 투자와 소비로 연결할 통로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금리를 낮춰도 가계와 기업의 지출이 충분히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다.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과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한 금융완화만으로 소비를 되살리기는 어렵다. 결국 중국경제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유동성 공급이 아니라 경제주체들의 신뢰 회복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IMF의 경고, “중국은 성장모델 자체를 바꿔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월 30일 발표한 연구서 “중국의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을 향하여(Toward a New Economic Growth Model for China)”에서 중국이 경제발전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기존 성장모델은 부채에 의존한 투자와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 노동인구 감소, 내수 부진, 금융 위험이라는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IMF 연구진이 제시한 해법은 명확하다. 투자 중심의 성장모델을 가계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 중심으로 전환하고, 사회안전망 강화와 민간기업의 활력 회복, 산업정책 축소, 금융·재정제도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가 특정 산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대목은 시진핑의 경제노선과 중요한 긴장관계를 형성한다. IMF가 권고하는 개혁은 국가 주도 투자의 비중을 줄이고 시장과 민간기업, 가계 소비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반면 시진핑은 첨단 제조업과 기술자립을 국가안보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있다.


물론 기술자립과 소비 확대가 반드시 양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정된 재정과 금융자원을 어디에 먼저 투입할 것인지는 분명한 정책 선택의 문제다. 중국이 기술패권 전략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내수와 민간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안에서는 못 고치는데 밖에서는 수출길까지 조인다]


중국경제가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사이 외부의 압박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7일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독일, 프랑스, 영국 등 15개 경제주체가 주요 제조업의 구조적 과잉생산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특정 국가를 직접 지목하지 않았지만, 시장을 왜곡하고 과잉생산을 지속시키는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의 중단을 요구했다. 참여 경제주체들은 앞으로 업종별 협력체계를 통해 구조적 과잉생산 문제를 검토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의 국가 주도 제조업 확대 전략을 겨냥한 국제적 압박이 한층 조직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중국의 고민은 여기서 더욱 깊어진다. 내수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중국 기업들은 생산한 제품을 해외로 수출해 매출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 지원에 힘입어 생산능력이 계속 확대되면 해외시장에서는 과잉생산과 불공정 경쟁 논란이 커진다. 중국이 수출을 늘릴수록 주요 교역상대국의 무역방어 조치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은 내부에서 소비를 살리지 못하면 수출에 의존해야 하고, 수출 의존이 커질수록 외부의 무역압박에 더 취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경제의 성장모델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Why Times Insight | 시진핑의 ‘무오류 신화’, 중국경제를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는가?]


중국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부동산 침체나 소비 부진만이 아니다. 잘못된 경제정책을 인정하고 수정할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은 기술자립과 국가 주도 산업육성을 자신의 핵심 경제노선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그 노선에 최고지도자의 정치적 권위가 강하게 결합할수록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진다. 경제관료들 역시 근본적인 방향 전환보다 기존 정책을 유지하면서 부분적인 보완책을 내놓는 편이 정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중국의 모든 경제문제를 시진핑 개인에게 돌릴 수는 없다. 부채와 인구구조 변화, 부동산 불균형은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다. 그러나 권력이 최고지도자에게 집중될수록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토론과 자기교정이 위축될 위험은 커진다.


이제 중국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기존 노선을 고수하면서 장기침체와 국제적 무역압박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성장모델을 근본적으로 수정할 것인가. 경제를 살리려면 정책을 바꿔야 한다. 그런데 정책을 바꾸려면 시진핑의 판단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 한다. 시진핑의 권위를 지키는 일이 경제를 살리는 일보다 앞서는 순간, 중국경제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시진핑의 ‘무오류 신화’가 중국경제에 드리우고 있는 가장 위험한 그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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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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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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