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희토류로 세계 흔들겠다던 시진핑의 꿈 무너진다”…美, ‘중국 없는 공급망’ 대반격 - 美 국방부가 4억달러 걸었는데…이제 ‘중국 없는 자석’이 나온다 - 호주도 움직였다…브라질 중희토류까지 확보 - 그제야 보이는 ‘두 달짜리 휴전’의 의미
  • 기사등록 2026-10-06 17:00:01
기사수정


[美 국방부가 4억달러 걸었는데…이제 ‘중국 없는 자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굴복시키겠다며 꺼내 든 ‘희토류 무기’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세계 공급망을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희토류를 더 달라고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가 직접 기업에 투자하고 광산·정제·자석 생산망을 구축하면서 아예 ‘중국이 없어도 버틸 수 있는 공급망’을 만들기 시작했다. 호주·브라질·일본 등으로 대체 공급망까지 빠르게 확산되면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가 역설적으로 세계의 탈중국을 앞당기는 형국이다. 아직 중국의 압도적 지배력이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시진핑이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믿었던 희토류의 장기적 독점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의 공식 글로벌 미디어 뉴스룸 사이트인 GM News는 “미 국방부가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깨겠다며 4억달러를 투자한 미국 MP Materials가 텍사스 포트워스 공장에서 생산한 희토류 영구자석을 GM에 공급하는 단계에 들어갔다”면서 “10월 2일 MP Materials와의 협력이 광산에서 자석, 모터까지 이어지는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는 작업이라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GM News는 이어 “이미 MP는 포트워스 공장에서 생산한 첫 자석을 GM에 전달했고, GM은 이를 미시간에서 전기차용으로 시험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자석 하나를 미국에서 만들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미국이 중국을 거치지 않고 ‘광산→분리·정제→금속→자석→자동차’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실제로 작동시키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중국이 희토류를 잠그자 미국은 C919의 목을 잡았다]


그리고 나흘 앞선 10월 1일, 워싱턴에서는 훨씬 노골적인 움직임이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미국산 항공기 핵심부품의 수출허가 처리를 늦추기 시작했다. 중국 국영 항공기 제조업체 COMAC이 필요로 하는 착륙장치와 항공기용 유압유 등 중국이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들이 대상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이 이 카드를 꺼내 든 배경이다. 로이터는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에 맞서 항공산업에서 미국이 가진 우위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고 전했다. 중국이 희토류라는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잡았다면 미국은 항공기·첨단기술이라는 중국의 약점을 잡겠다는 것이다. 결국 미·중 공급망 전쟁은 이제 ‘중국의 희토류’ 대 ‘미국의 첨단 항공기술’이라는 병목지점 대결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호주도 움직였다…브라질 중희토류까지 확보]


미국만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9월 30일 중국 밖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호주 라이너스 레어어스(Lynas Rare Earths)는 브라질에서 대형 희토류 프로젝트를 보유한 미티어릭 리소시스(Meteoric Resources)를 6억7200만달러 규모에 인수하기로 했다. 라이너스가 노리는 것은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주의 칼데이라(Caldeira) 프로젝트다. 특히 서방이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기 가장 어려운 분야 가운데 하나인 중희토류 공급원을 중국 밖에서 확보한다는 의미가 크다.


라이너스는 이미 호주에서 희토류를 채굴하고 말레이시아에서 가공하는 중국 밖 최대 규모의 희토류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브라질까지 연결하면 호주→말레이시아→브라질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비중국 희토류 축이 만들어질 수 있다.


[美 국방부는 이제 ‘자석 속 철’까지 중국에서 떼어낸다]


같은 시기 미국에서는 더 흥미로운 움직임이 나왔다. 미 국방부가 텍사스의 스타트업 헤르타 메탈스(Hertha Metals)에 6500만달러를 직접 지분투자한 것이다. 헤르타가 만드는 것은 희토류 자체가 아니다.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에 필요한 고순도 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이런 자석용 철의 94%가 중국에서 공급된다. 헤르타는 텍사스 콘로에 약 1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1만t 규모의 고순도 철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생산된 소재는 F-35 전투기와 미사일 유도체계,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희토류 영구자석에 사용될 수 있다. 이것은 미국의 전략이 어디까지 내려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광산만 확보하는 것이 아니다. 광산→분리·정제→금속→자석→자석에 들어가는 철까지 공급망의 병목을 하나씩 중국에서 떼어내고 있는 것이다.


[불과 일주일 새 벌어진 일…모두 중국을 가리킨다]


이 사건들을 한꺼번에 놓고 보면 흐름이 선명해진다. 미국산 희토류 자석이 GM 공급망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미국 정부는 중국 COMAC에 필요한 항공부품 수출을 협상카드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호주 Lynas는 브라질의 중희토류 자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 국방부는 자석의 원료를 만드는 스타트업에 직접 주주로 들어갔다.


서로 다른 사건처럼 보이지만 목적지는 하나다. ‘중국이 없어도 돌아가는 핵심광물 공급망’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이 움직임을 촉발한 가장 강력한 계기가 중국 자신이었다. 중국이 희토류를 단순한 수출상품이 아니라 미국을 압박하는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하면서 워싱턴도 희토류를 시장의 문제가 아닌 국가안보 문제로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제야 보이는 ‘두 달짜리 휴전’의 의미]


이렇게 놓고 보면 지난 9월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무역휴전이 내년 1월까지 불과 두 달 연장된 의미도 달라 보인다. 미·중이 정상회담까지 열었지만 희토류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미국은 당장 중국의 공급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에 계속 목줄을 잡혀 있을 생각도 없다.


그래서 워싱턴에서는 지금 두 개의 시계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다. 하나는 중국과 협상하며 당장의 희토류 공급을 유지하는 ‘외교의 시계’다. 또 하나는 중국 없이 희토류를 조달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공급망의 시계’다.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두 번째 시계를 최대한 빠르게 돌리는 것이다.


[첫 번째 반격, 120억달러짜리 ‘희토류판 전략비축유’]


이를 위한 미국의 첫 번째 전략은 핵심광물을 아예 국가 차원에서 비축하는 것이다. 이른바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다. 구상은 전략비축유과 비슷하다. 희토류와 갈륨·코발트 등 핵심광물을 미리 확보해 중국의 수출통제나 전쟁, 물류대란이 발생하더라도 미국 제조업체들이 일정 기간 버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희토류 카드가 강력했던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지속적인 공급을 전제로 생산체제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제 바로 그 약점을 없애려 한다. 중국이 수출허가를 틀어쥐더라도 미국 산업이 곧바로 멈추지 않는다면 베이징의 협상력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반격, 美 정부가 희토류 기업의 ‘주인’이 됐다]


더 놀라운 것은 미국 정부가 희토류 기업에 직접 돈을 넣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MP Materials다. 미 국방부는 2025년 7월 4억달러 규모의 우선주 투자를 통해 MP Materials의 약 15%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1억5000만달러 대출과 함께 새로운 자석공장 건설도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생산물에 대해 향후 10년간 kg당 110달러 수준의 가격보장 장치까지 마련했다. 중국이 희토류 가격을 떨어뜨리더라도 미국 업체가 버틸 수 있도록 정부가 방파제가 된 것이다. 과거에는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시장가격으로 싸워야 했다. 이제는 미국 정부가 투자자이자 금융지원자, 장기 구매자가 되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를 국가전략무기로 사용하자 미국 역시 희토류를 일반 상품이 아닌 국가안보 산업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세 번째 반격, 버려진 전자제품에서도 희토류를 캐낸다]


또 하나의 축은 재활용이다. 광산을 새로 개발하고 정제시설을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미국은 폐전자제품과 폐자석, 산업 스크랩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이른바 ‘도시광산’까지 공급망에 넣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Apple과 MP Materials의 협력이다. Apple은 MP Materials와 5억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맺고 미국에서 생산되는 희토류 자석을 공급받는 한편, 폐전자제품과 산업 스크랩에서 희토류를 회수해 다시 자석으로 만드는 재활용 공급망 구축에도 나섰다. 중국에서 광석을 들여오는 것과 전혀 다른 새로운 공급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네 번째 반격, 미국 혼자가 아니라 동맹국까지 묶는다]


그리고 중국 입장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변화가 있다. 미국이 일본·한국·호주·유럽 등 자원과 기술을 가진 국가들을 하나의 핵심광물 공급망으로 묶으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호주는 광산을 갖고 있다. 일본은 소재와 고성능 자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역시 세계적인 제조업과 소재·정제 역량을 갖고 있다. 


미국은 막대한 자본과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산업·방산 수요를 가지고 있다. 이들이 각각 중국과 경쟁하면 어렵다. 하지만 하나의 공급망으로 연결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국이 만들려는 것은 단순한 ‘미국산 희토류’가 아니라 사실상 ‘중국을 제외한 희토류 경제권인 셈이다.


[Why Times Insight | 시진핑은 희토류를 너무 일찍 무기로 꺼냈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이 당장 무너진 것은 아니다. 중국은 여전히 희토류 분리·정제와 영구자석 공급망에서 압도적인 위치에 있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이를 완전히 대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희토류 전쟁에서 더 중요한 것은 시장점유율보다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과거 미국과 일본, 유럽은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을 알고 있으면서도 중국산이 훨씬 싸다는 이유로 대체 공급망 구축을 미뤄왔다. 그런데 중국이 희토류를 실제 무기로 사용하면서 계산법이 달라졌다. 미국 정부는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고 가격을 보장하기 시작했다. 자석공장을 만들고, 원료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에도 직접 투자한다. 미국산 자석은 이제 GM의 공급망에 실제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시진핑은 그동안 희토류 자산을 무기로 사용했다. 그리고 미국은 그 순간부터 중국에서 희토류를 더 많이 받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이 없어도 되는 공급망’을 만드는 데 돈을 쓰기 시작했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한 바로 그 순간, 세계는 중국의 희토류 독점에서 탈출해야 할 이유를 얻었다. 어쩌면 그것이 시진핑이 희토류 전쟁에서 저지른 가장 치명적인 전략적 오판일 수 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2839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북한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