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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비 대폭 증액 압박에… 日, AI·원조 묶어 '착시 증액' 만지작 - 미국의 GDP 3.5% 요구 직면 - AI·원조까지 방위비에 산입 검토 - 재정난 속 편법 산출 논란 불가피
  • 기사등록 2026-10-24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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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성[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총생산의 3.5% 수준까지 안보 예산을 확대하라는 미국의 강경한 요구에 직면한 일본 정부가 공공 인프라와 첨단 인공지능, 공적개발원조 등을 방위 예산으로 합산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지 유력 언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4일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국방 관련 항목으로 분류할 정부 지출 외연을 크게 넓히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연내 국방 지침의 뼈대를 이루는 '3대 안보 문서'를 전면 손질할 예정이며, 자위대 전력 구상과 소요 경비를 담는 '방위력 정비계획'을 통해 2027회계연도부터 적용할 향후 5개년 국방비 총규모를 최종 확정 짓는다.


지난 2022년 수립된 직전 계획 당시 5년간 배정된 총액은 43조엔(약 363조원) 안팎이었다. 차기 계획에서는 이보다 크게 늘어난 60조~80조엔(약 506조~675조원)이 편성될 것으로 점쳐지지만, 이는 매해 20조엔에 달하는 미국의 요구치인 GDP 3.5%선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결국 미국과의 동맹 균열을 피하면서도 천문학적인 순수 군비 지출을 메우기 위해 경제 안보 성격의 인프라와 전략적 ODA, 차세대 AI 연구개발 예산 등을 국방 지출로 포장하는 묘수를 짠 것으로 풀이된다.


재정 건전성 악화에 직면한 일본 정부는 백지수표식 증액 대신 표면적 기준치를 문서에 공식 못 박지 않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닛케이는 도쿄 당국이 핵심 우방인 미국의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실제 필요한 지출을 합산해 산출한다"는 기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적인 목표치 설정에 얽매이기보다 산정 기준을 조정해 수치상의 착시 효과를 노리는 전략인 셈이다.


천문학적 국방 예산의 실질적 효용성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고개를 든다. 도쿄신문은 향후 5년간 편성될 예산 가운데 과거 체결한 해외 무기 도입 대금의 상환과 자위대원 인건비 같은 필수 고정비 명목으로만 이미 30조엔(약 253조원)이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전력 증강보다는 이전 계약 분담금을 메우는 데 막대한 나랏돈이 투입돼 국민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식품 소비세 일시 인하 등 민생 감세책까지 맞물리며 국가 재정의 피로도는 한계치에 다다랐다. 재원 마련이 막막해진 집권 여당은 중동 정세 불안 이후 정유업계에 투입해 온 유가 억제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줄여 휘발유 소매가를 리터당 180엔(약 1천519원) 안팎까지 용인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안보비 지출 압박과 재정 악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일본 정부의 고심이 한층 깊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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