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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로봇군단’ 등장에 AI동맹까지…푸틴의 전쟁, 갈수록 궁지에 몰렸다 - 병사도 전차도 없었다…키이우를 행진한 ‘로봇군단’ - 우크라이나의 진짜 무기는 ‘500만장의 전쟁 데이터’ - 영국 AI와 우크라 실전데이터 결합…‘미래전쟁 동맹’ 탄생
  • 기사등록 2026-08-26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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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도 전차도 없었다…키이우를 행진한 ‘로봇군단’]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러시아 본토의 정유시설과 에너지·물류 기반을 겨냥한 장거리 공격을 확대하는 동시에 독립기념일에는 병사와 전차 대신 로봇과 드론을 전면에 내세운 이례적인 군사 퍼레이드를 선보였다. 여기에 4년 반의 실전에서 축적한 방대한 전장 데이터를 영국과 공유해 AI 무기체계까지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병력과 전차의 숫자로 싸우던 전쟁이 로봇·AI·데이터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그 변화의 최전선에 서기 시작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25일, “우크라이나 독립 35주년을 맞은 24일 키이우에서는 전쟁의 변화를 상징하는 장면이 연출됐다”면서 “과거 군사 퍼레이드의 주인공이었던 대규모 병력과 전차 대신 지상무인차량(UGV), 무인수상정, 각종 공격·정찰·요격 드론이 전면에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를 우크라이나의 공중·지상·해상 무인체계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행사로 내세웠다”면서 “전쟁 4년 반 만에 우크라이나군의 얼굴이 ‘병사와 전차’에서 ‘로봇과 드론’으로 바뀌고 있음을 세계에 과시한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 로봇들이 보여주기 위한 시제품이 아니라 실제 전장에서 사용되는 체계라는 점이다. 우크라이나는 지상로봇을 정찰과 탄약수송, 지뢰 제거·설치, 부상병 후송은 물론 직접 전투에까지 활용하면서 병사가 적의 화력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투체계를 바꾸고 있다. 하늘에서는 공격드론뿐 아니라 러시아의 샤헤드 계열 공격드론을 격추하기 위한 요격드론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람이 해야 했던 위험한 임무를 기계로 넘기는 ‘전장의 무인화’가 실전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우크라이나의 진짜 무기는 ‘500만장의 전쟁 데이터’]


더 주목할 변화는 AI다. 영국과 우크라이나는 24일 키이우에서 새로운 AI 국방 파트너십을 공식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외국으로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의 ‘어벤저스 AI 랩스(Avengers AI Labs)’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영국 정부는 이번 협력을 우크라이나의 독보적인 실전 경험과 영국의 AI·대학·연구기관·기술기업을 결합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어벤저스 AI 랩스가 가진 자산은 엄청나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곳에는 우크라이나의 DELTA 전장관리체계 등에서 수집된 약 500만장의 주석 처리된 전장 이미지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수천 개의 주간카메라와 적외선 센서는 러시아군 전차와 포병, 방공체계, 병력은 물론 샤헤드 공격드론과 정찰 UAV까지 끊임없이 포착한다. 이 데이터로 훈련된 시스템은 매달 10만건 이상의 드론 영상자료를 분석하며 적 표적의 약 70%를 실시간으로 식별하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4년 반의 전쟁 자체를 거대한 AI 학습장으로 바꾸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러시아 전차가 어떻게 움직이고, 방공망이 어떻게 작동하며, 포병이 어디에서 발사되고, 샤헤드 드론이 어떤 비행패턴으로 접근하는지가 모두 AI 학습자료가 된다. 훈련장에서 만들어낼 수 없는 실제 전투 데이터라는 점에서 영국을 비롯한 서방 방산업계에는 대단히 희소한 자산이다. 영국 정부가 Avengers AI Labs를 사실상 전장 데이터의 ‘금광’으로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국 AI와 우크라 실전데이터 결합…‘미래전쟁 동맹’ 탄생]


영국이 받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양국은 우크라이나의 전장 데이터와 영국의 기술력을 결합해 새로운 군사기술을 공동 개발한다”면서 “대표적인 것이 지하에 매설된 광섬유 케이블을 거대한 AI 센서처럼 활용해 군사기지와 중요시설 주변의 침입·정찰 움직임을 감지하는 기술인데, 동시에 드론과 로봇, 자율무기체계에서 사용할 차세대 저전력 AI 반도체 개발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결국 구조는 명확하다.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실전 데이터를 제공하면 영국의 대학·기업·연구기관이 이를 이용해 새로운 AI 모델과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그 결과물을 다시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해 검증하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영국과 우크라이나는 공동선언에서 아예 ‘차세대 AI 기반 군대’를 함께 구축하고, 필요할 경우 이러한 협력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으로 확대한다는 방향까지 명시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서방 전체의 미래전 교리를 바꾸는 거대한 실험장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AI 넘어 미사일까지…러시아가 발끈한 진짜 이유]


영국의 지원은 AI에서 끝나지 않는다. 더타임스는 “영국 정부는 방산업체 MBDA가 장거리 순항미사일 SCALP의 영국산 부품과 관련된 기밀정보를 우크라이나 측에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면서 “목적은 우크라이나 내부에 장거리 미사일 조립·생산라인을 구축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이 완성된 미사일을 공급하는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 스스로 장거리 무기를 생산하도록 돕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러시아가 격앙된 반응을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영국이 우크라이나 편에서 갈수록 깊숙이 전쟁에 개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조치가 평화협상을 방해하고 ‘불에 기름을 붓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한발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생산시설 위치를 파악해 파괴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러 본토 깊숙이 파고드는 우크라…푸틴 결국 비상조치]


전쟁의 또 다른 변화는 우크라이나의 공격 범위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러시아 정유시설과 석유터미널, 물류·산업시설에 대한 장거리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20일에는 러시아 타타르스탄의 TANECO 정유공장과 크라스노다르의 타만네프테가즈 석유터미널을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앞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900㎞ 떨어진 오르스크 정유공장도 드론 공격 이후 가동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칼날이 전선에서 러시아 경제의 심장부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 충격은 푸틴의 대응에서도 확인된다. 로이터는 “푸틴 대통령은 24일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등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핵심 민간 인프라를 국가가 임시로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령을 내렸다”면서 “대상은 연료·에너지·산업·통신·운송·물류시설 등 국가경제와 안보의 핵심 영역으로, 민간기업이 시설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거나 공격 이후 복구를 지연할 경우 러시아 정부가 물리적·금융자산과 소유권까지 임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이 러시아 정부로 하여금 민간 핵심시설의 방어능력을 불신하고 국가가 직접 개입해야 할 정도의 안보문제로 확대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전쟁 후방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크렘린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러시아도 드론전 확대…그러나 우크라는 ‘통합전쟁’으로 간다]


물론 러시아가 기술전쟁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로이터는 “러시아 역시 샤헤드 계열 공격드론과 미사일을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중공격 강도를 크게 높였다”면서 “18일 하르키우 지역 공격으로 10명이 사망했고, 우크라이나의 요격미사일 부족을 겨냥한 러시아의 여름 공중공세도 계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양국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가 드론과 미사일을 대량 생산해 화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우크라이나는 드론·지상로봇·무인정·센서·전장관리체계·AI·실전데이터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이미 AI와 컴퓨터비전을 이용해 실제 표적을 공격하는 무기체계가 70종 이상 운용되고 있으며 AI 드론을 생산하는 우크라이나 업체만 200개가 넘는다. 


[소련의 미사일 공장이었던 우크라가 ‘AI 전쟁국가’로 변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기술적 변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우크라이나는 소련 시절부터 항공·미사일·우주·전차·조선산업의 핵심 군수산업 거점이었다. 드니프로와 하르키우, 키이우 등에 소련의 핵심 설계·생산시설이 집중됐고, 소련 붕괴 이후에도 상당한 공학 인력과 제조기술이 남았다. 바로 이 산업적 토대가 전쟁 이후 민간 IT기업과 스타트업, 군부대의 실전 경험과 결합하면서 지금의 드론·로봇 산업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됐다.


그러나 지금의 우크라이나를 단순히 ‘소련 군수산업의 후계자’라고 보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오히려 핵심은 소련식 거대 국영 군수공장 체제에서 벗어났다는 데 있다. 전선의 병사가 필요한 장비를 요구하면 민간 엔지니어와 스타트업이 이를 개발하고, 실제 전투에 투입한 뒤 문제점을 수정해 다시 전선으로 보내는 초고속 개발체계가 형성됐다. 여기에 500만장의 전장 데이터와 AI가 결합하기 시작했다. 소련에서 물려받은 공학적 DNA에 스타트업·드론·소프트웨어·AI·실전데이터라는 전혀 다른 생태계를 얹은 것이 오늘날 우크라이나 군사혁명의 본질인 것이다. 


[Why Times Insight]


24일 키이우에서 벌어진 두 장면을 하나로 연결해 볼 필요가 있다. 거리에서는 병사 대신 로봇이 행진했고, 정상회담장에서는 4년 반 동안 축적된 전쟁 데이터를 영국과 공유하는 협정이 체결됐다. 하나는 전쟁의 ‘하드웨어 혁명’이고, 다른 하나는 전쟁의 ‘두뇌 혁명’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영향권으로 되돌리기 위해 시작한 전쟁이 역설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소련식 군사체계에서 더욱 빠르게 이탈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는 이제 서방 무기를 받아 사용하는 국가에서 벗어나 서방이 실전 데이터와 미래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파트너로 변하고 있다. 영국이 세계 최초로 Avengers AI Labs에 접근하고 양국이 ‘AI 시대의 군대’를 공동 구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한다. 


반대로 러시아는 이제 자국 영토 깊숙한 곳의 정유공장과 에너지·물류시설까지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급기야 푸틴은 드론 공격에 취약한 중요시설을 국가가 직접 장악할 수 있도록 대통령령까지 발동했다. 전쟁을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 가둬놓으려 했던 러시아가 이제는 1900㎞ 떨어진 자국 정유공장의 안전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이렇게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35년 전 소련에서 독립했던 우크라이나가 이제 소련식 전쟁방식에서도 독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독립기념일 키이우 한복판을 병사가 아닌 로봇이 행진했다는 사실은 그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키기 위해 시작한 전쟁이 역설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화하는 ‘미래전쟁 국가’ 가운데 하나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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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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