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9월 방미 앞두고 최대 딜레마…이란 버릴까, 트럼프와 충돌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전례 없는 ‘경제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의 진짜 승부처는 테헤란이 아니라 베이징인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수출하는 원유의 80% 이상을 중국이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의 봉쇄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이란을 완전히 고립시키기는 어렵다. 결국 트럼프의 새로운 대이란 경제전쟁은 이란의 숨통을 조이는 동시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이란과의 전략적 관계를 지킬 것인가, 미국과의 충돌을 피할 것인가’라는 선택을 강요하는 압박 카드가 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1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면서 “베센트는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와 새로운 경제제재를 ‘원투펀치’라고 표현하면서, 이 조치가 이란에 효과를 발휘할 것이며 정권 붕괴를 압박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는데, 구체적인 제재 내용은 오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이번 조치는 단순히 기존 금융제재 대상 몇 곳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경제적 생명줄을 제공하는 국가와 기업·금융기관에도 막대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짚었다. 이는 이란 자체를 겨냥한 1차 제재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과 기업까지 겨냥하는 ‘세컨더리 제재’를 통해 테헤란의 국제경제 연결망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베센트가 “세계 각국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는 취지로 동참을 압박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미국의 목표가 단순히 이란에 추가적인 경제적 고통을 가하는 것을 넘어, 세계 각국에 이란과 미국 가운데 사실상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면 이번 조치는 과거의 ‘최대 압박’보다 훨씬 광범위한 경제고립 작전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짚었다.
[문제는 이란이 이미 경제적으로 만신창이라는 점]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제재가 경제적으로 건실한 이란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AP통신은 “이란 경제는 이미 전쟁과 기존 제재, 통화가치 하락, 무역과 물류 차질이 겹치면서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UAE의 경제·금융거래 중단까지 더해지면서 이란이 과거 미국의 제재 국면에서 활용했던 주변국 우회통로마저 좁아지고 있기 떄문에, 앞으로 새로운 제재가 이란의 원유 판매와 외화결제망을 얼마나 추가로 차단하느냐가 경제적 내구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에 더욱 뼈아픈 것은 미국의 경제봉쇄가 주변국의 조치와 결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AP는 “UAE는 이란에서 발사된 것으로 판단한 탄도미사일 2발이 탐지된 이후 이란과의 모든 무역·상업·금융거래를 중단했다”면서 “UAE는 이란의 주요 교역 상대국 가운데 하나였으며, 두바이는 국제 제재를 받는 이란 기업들이 세계시장과 연결되는 중요한 상업·금융 거점이었기 때문에, UAE의 거래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이란은 원유 수출뿐 아니라 수입·환전·재수출·결제 통로에서도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래서 트럼프 경제전쟁의 진짜 승부처는 중국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란 경제봉쇄에는 결정적인 변수가 하나 남아 있다. 바로 중국이다. 로이터는 “원유시장 분석업체 Kpler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하루 평균 약 138만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으며, 이란 원유 수출의 80% 이상이 중국으로 향했다”면서 “따라서 중국이 계속 이란산 원유를 구매한다면 미국이 아무리 강력한 제재를 가하더라도 테헤란의 최대 외화수입원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더구나 중국과 이란 사이에는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복잡한 거래망이 이미 형성돼 있다. 로이터는 “중국의 이란산 원유 거래가 미국 금융시장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독립 정유사와 중개업체 등을 이용하는 구조”라면서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제재를 실제 ‘역사상 최강’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단순히 이란 기업을 추가 제재하는 것을 넘어 이란 원유를 구매하고 결제하는 중국 측 네트워크까지 건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베센트가 중국을 직접 거론한 이유]
바로 이 때문에 베센트의 20일 발언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중국이었다. 로이터는 “중국까지 제재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관련 대화는 비공개로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취지로 즉답을 피했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중국이 걸프지역 에너지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대이란 압박에 동참하는 것이 중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상당히 계산된 메시지로 볼 수 있다. 로이터는 “미국이 지금 당장 중국에 공개적인 최후통첩을 내려 미중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기보다는 이란 문제를 미중 협상의 새로운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이란 원유 문제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와 미국의 대이란 전략이 직접 충돌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향후 미중관계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이미 러시아산 원유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최근 움직임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은 미국의 해상봉쇄와 중동 전쟁으로 이란산 원유 확보가 어려워지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면서 “8월 러시아 유럽항구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 물량은 하루 약 125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이 이란산 원유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산이나 다른 산유국 원유로 대체할 수 있다면 베이징 입장에서 이란산 석유는 ‘없으면 경제가 흔들리는 자원’이 아니다. 그렇다면 시진핑의 진짜 고민은 에너지 부족이 아니라 “이란을 계속 지원하기 위해 미국의 금융·통상 제재 위험까지 감수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지정학적 손익계산으로 바뀌게 된다.
[9월 방미 앞둔 시진핑…가장 피하고 싶은 문제가 터졌다]
이 때문에 이번 미국의 대이란 경제전쟁은 시진핑에게 상당히 불편한 시점에 터진 문제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미국과 중국은 정상급 외교와 경제협상을 준비하는 가운데 무역·희토류·농산물·첨단기술 등 이미 수많은 현안을 놓고 협상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이란산 원유 구매 문제까지 추가되면 베이징의 협상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이란산 원유 구매 축소를 요구할 경우 시진핑의 선택지는 간단하지 않다. 미국 요구를 수용하면 중국이 오랫동안 구축해온 중국-이란 전략관계가 흔들리고,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정치적 부담이 생긴다. 반대로 이를 거부하고 이란산 원유를 계속 대규모로 구매한다면 중국 정유사와 금융기관, 해운업체가 미국의 추가 제재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현재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 미국의 새로운 제재 방향과 중국의 대이란 경제관계를 토대로 한 전략적 분석이다.
[결국 관건은 ‘중국이 실제로 이란산 원유를 줄이느냐’다]
따라서 앞으로 가장 중요한 지표는 중국 외교부의 공식 성명보다 실제 원유 구매량과 금융기관의 움직임이다. 로이터는 “중국 독립정유사들이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줄이고 중국 금융기관들이 이란 관련 결제를 제한하기 시작한다면 미국의 경제봉쇄는 전혀 다른 단계로 진입한다”면서 “반대로 중국이 기존 우회 거래망을 유지하면서 이란산 원유를 계속 사들인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기업까지 직접 제재할 것인지라는 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짚었다.
[Why Times Insight]
트럼프의 이번 ‘경제 디데이’를 또 하나의 대이란 제재로만 본다면 핵심을 놓치게 된다. 이번 경제전쟁의 1차 목표는 이란이지만 그 성패를 결정할 국가는 중국이다. 이란산 원유의 80% 이상을 중국이 받아주는 상황에서 베이징이라는 출구를 막지 못한다면 완전한 경제고립은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이 미국의 압박을 의식해 이란산 원유 구매를 크게 줄인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UAE가 이미 무역·금융거래를 중단한 가운데 최대 원유 구매국인 중국까지 빠져나가면 이란은 원유 판매와 외화확보, 국제결제라는 핵심 경제 생명줄을 동시에 압박받게 된다. 미국의 새로운 제재가 실제 어느 정도 강도로 집행되는지는 오는 24일 베센트의 세부 발표에서 보다 명확해질 것이다.
결국 트럼프가 노리는 것은 단순히 ‘이란을 제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과 거래해서 얻는 이익보다 이란과 거래함으로써 치러야 하는 비용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이 모든 거래를 직접 차단하지 않더라도 각국의 은행과 기업이 스스로 이란과의 거래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제3국에 대한 경제적 불이익과 베센트의 국제공조 요구를 종합한 분석이다.
그리고 그 전략의 최대 시험대가 바로 시진핑이다. 중국은 이란을 계속 떠받치면 트럼프의 새로운 경제봉쇄와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고, 이란에서 물러서면 미국에 맞서는 중국의 중동전략과 대이란 영향력이 흔들릴 수 있다. 더구나 중국은 이미 이란산 공급 감소에 대응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확대하고 있어 경제적으로는 선택의 여지가 존재한다.
결국 트럼프의 ‘이란 경제 디데이’는 테헤란의 경제적 숨통을 끊기 위한 작전인 동시에 베이징에 선택을 강요하는 압박전이 되고 있다. 이제 관건은 이란이 얼마나 버티느냐만이 아니다. 중국이 이란을 살리기 위해 미국과의 경제적 충돌까지 감수할 것인가, 바로 이것이 이번 경제전쟁의 진짜 승부처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