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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드론에 해군의 날 열병식 취소, 동맹마저 종전 압박에 처절하게 굴욕당한 푸틴 - 우크라 드론이 두려워 사라진 푸틴의 해군 퍼레이드 - 푸틴 면전에서 나온 “이제 전쟁을 끝내라” - 돈바스에서 막힌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
  • 기사등록 2026-07-28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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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드론이 두려워 사라진 푸틴의 해군 퍼레이드]


러시아가 ‘강한 해군’을 과시해 온 상트페테르부르크 해군절 메인 해상 열병식을 2년 연속 취소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과 장거리 미사일이 러시아 제2도시와 발트함대 기지까지 위협하면서, 푸틴이 자랑해 온 본토 방어 능력과 군사적 위신에 거대한 균열이 드러난 것이다. 여기에 카자흐스탄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푸틴이 지켜보는 공개 석상에서 전쟁을 동결하고 협상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돈바스에서는 러시아군의 대규모 기계화 공세가 저지됐다는 발표까지 나오면서 푸틴은 안보·외교·전선에서 동시에 체면을 구기는 상황에 몰렸다.

모스크바타임스는 27일, “러시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네바강에서 열려온 전통의 해군절 '메인 해상 열병식'을 또다시 취소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타격 능력이 커지면서 방어가 두터운 러시아 주요 도시조차 위험에 노출된 데 따른 조치였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이어 “이날 행사는 화환 헌화식과 궁전광장 시민 행사로 대폭 축소됐다”면서 “2017년 이후 매년 발트·흑해·북방·태평양 4개 함대 소속 함정들이 총출동했던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러시아 전역에서는 축소된 형태의 해군절 행사가 열렸지만, 행사의 정점이었던 네바강 해상 열병식은 사라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화환 헌화식과 궁전광장 시민 행사 정도만 진행됐다. 발트함대와 흑해함대, 북방함대, 태평양함대의 함정들이 참가해 러시아 해군력을 과시하던 과거의 모습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라해진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함정들이 도열한 열병식장이 아니라 해군사령부에서 지휘관들과 화상으로 만나는 방식을 택했다. 그는 “러시아 해군은 부여된 모든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능력이 있다”며 함대의 발전을 강조했지만, 정작 그 능력을 국민 앞에서 보여주는 최대 규모의 행사는 열지 못했다.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취소 이유에 대해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한 것이며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말은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공격 가능성 때문에 푸틴의 대표적인 군사 선전 행사를 포기했다는 자인이나 다름없다.


해군절 열병식은 단순한 축제가 아니다. 푸틴이 2017년 대대적으로 부활시킨 이 행사는 러시아가 소련 붕괴 이후의 혼란을 극복하고 다시 해양강국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선전하는 무대였다. 푸틴은 전함과 잠수함, 해군 항공기를 한자리에 불러 모아 자신이 복원한 ‘강한 러시아’를 과시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비무장화하겠다며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가 이제는 우크라이나의 드론을 두려워해 자국 제2도시에서 해군 열병식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침공 당시 며칠 안에 키이우를 점령할 수 있다고 자신했던 푸틴이 4년여 뒤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안전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추락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무인체계군과 보안국(SBU)은 지난 6월 발트함대 기지가 있는 크론시타트 해군기지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러시아의 안방과도 같은 발트해 군사거점까지 공격권에 들어오면서, 크렘린으로서는 수많은 함정을 좁은 수로에 집결시키는 열병식을 강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푸틴 면전에서 나온 “이제 전쟁을 끝내라”]


푸틴에게 더 뼈아픈 장면은 행사 하루 전인 25일 러시아 옴스크에서 열렸던 제22차 러시아·카자흐스탄 지역협력포럼에서 나왔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푸틴과 나란히 자리한 공개 석상에서 “소견을 말해도 된다면, 이제 이 갈등을 동결하고 ‘이스탄불 포뮬러 2.0’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이들이 죽어가는 것은 비극적”이라며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을 ‘형제 민족’이라고 불렀다.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해 영토를 더 빼앗으려 하기보다 현재의 전선을 동결하고 협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카자흐스탄이 러시아와 모든 사안에서 같은 입장을 보여온 나라는 아니다. 토카예프 정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이른바 ‘인민공화국’을 승인하지 않았고,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유지해 왔다. 따라서 이번 발언을 갑작스러운 ‘동맹의 반란’이나 ‘항명’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그럼에도 이 장면이 푸틴에게 굴욕적인 것은 분명하다. 과거 러시아의 국력이 압도적이던 시절이라면 비공개 외교 채널을 통해 조심스럽게 전달됐을 종전 요구가 이제는 푸틴의 면전, 그것도 공개된 공식 석상에서 거리낌 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이자 유라시아경제연합의 핵심 국가다.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떠받쳐 온 대표적인 우방국의 정상이 푸틴에게 공개적으로 전쟁 중단을 권고했다는 사실 자체가 달라진 힘의 관계를 보여준다.


페스코프는 즉시 “토카예프 대통령이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동의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크렘린이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낸 것 역시 토카예프의 발언이 푸틴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됐음을 보여준다. 이제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우방들조차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의 비용을 감당하며 침묵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돈바스에서 막힌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


전선에서도 푸틴의 체면을 구기는 소식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국영 통신 우크린폼은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피브넨코의 발표를 인용해, “아조우 제1군단 등 방위군 부대가 도네츠크주에서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를 격퇴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린폼은 이어 “러시아 제8군과 제41군, 제90전차사단 예하 부대들은 샤호베 인근 정착지를 향해 약 4시간 동안 진입을 시도했지만 방어선을 돌파하지 못했다”면서 “아조우 측은 전차 7대와 장갑차 6대, 그라드 및 토르나도-S 다연장로켓 체계 등이 파괴됐으며 러시아군 123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우크라이나 측 발표이므로 독립적으로 검증된 확정 전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또한 한 차례의 국지전 패배가 돈바스 전선 전체의 판도를 바꿨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러나 여러 상급부대의 예하 병력을 투입한 기계화 공세가 우크라이나의 드론과 정밀타격, 기동방어에 막혔다는 점은 러시아군이 여전히 병력과 장비를 소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 군사평론가 막심 칼라시니코프가 지휘부의 무리한 작전 강행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쟁 초기에는 금기시됐던 군 지휘부 비판이 친러시아 군사 블로거와 평론가들 사이에서 반복된다는 것은, 장기전에 대한 불만이 러시아 내부에서도 더는 완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Why Times Insight]


해군절 열병식 취소, 토카예프의 공개적인 종전 제안, 돈바스에서의 공세 실패를 곧바로 푸틴 정권 붕괴의 증거로 확대하는 것은 무리다. 열병식 취소는 상징적 굴욕이지만 정권의 존립 문제와는 구분해야 하며, 카자흐스탄은 이전부터 독자적인 대외정책을 유지해 왔다. 돈바스 교전 역시 전쟁 전체로 보면 수많은 국지전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세 사건이 거의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러시아 심장부의 안보 불안, 최우방국의 공개적인 종전 압박, 전선에서 반복되는 소모적 실패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푸틴은 러시아를 다시 강대국으로 만들었다’는 통치 신화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푸틴을 위협하는 것은 단 한 번의 결정적 패배가 아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실패를 감추기 어려워지고, 동맹국은 더 대담하게 다른 목소리를 내며, 러시아 국민이 체감하는 불안은 수도권과 제2도시까지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푸틴의 침묵만으로도 주변국 지도자들이 입을 닫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의 면전에서 “전쟁을 끝내라”는 요구가 나온다. 전함을 앞세워 국력을 과시했던 지도자는 정작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두려워 그 전함들을 국민 앞에 세우지도 못했다.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키겠다던 전쟁이 거꾸로 푸틴의 위엄과 러시아의 강대국 신화를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깊은 수렁에 빠진 푸틴의 권위가 얼마나 처참하게 추락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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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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