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병식 리허설인가, 군사 쿠데타 전조현상인가?]
베이징 시내가 근래에 볼 수 없었던 이상 현상들이 계속 벌어지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베이징 시민들이 촬영한 사진들에는 수많은 전차와 장갑차가 도시 진입을 위해 줄지어 있고, 또한 지나치게 많은 군인과 경찰들이 천안문 일대를 둘러싸고 있으며, 동시에 인터넷 등의 모든 연락망이 차단되는 기이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어서다. 이런 와중에 시진핑 주석의 건강 이상설까지 나돌면서 그야말로 베이징의 지금 분위기는 혼란 그 자체라 할 것이다.

중국의 고위 소식통은 20일, “오늘 아침 중국에서 대규모 사이버 보안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포트 443(HTTPS 암호화 접속)으로의 트래픽이 일시적으로 완전히 차단되어 Apple, Tesla, Bing 등 해외 웹사이트가 전면 차단됐다”고 밝혔다.
고위소식통은 이어 “이와 관련해 웹사이트 보안 엔지니어들은 이번 일이 만리방화벽(GFW) 업그레이드를 위한 테스트 리허설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국 당국이 더욱 엄격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고위 소식통은 “실제로 베이징에서는 오늘 새벽 국내외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위챗 그룹에는 사용자들이 ‘웹페이지를 열 수 없다’, ‘VPN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등의 불만이 계속해서 제기되었다”면서 “베이징, 상하이 등 다른 도시에서도 유사한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네티즌들은 차단된 약 20개의 IP 주소 스크린샷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베이징에서의 인터넷 차단이 이번이 처음 아니며 최근 들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인터넷 중단이나 통신 장애가 어떠한 예고도 없이 불쑥 일어나는데다 그런 시간에 전차나 탱크 등의 이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베이징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베이징 유니콤(Beijing Unicom)에서 갑작스러운 대규모 서비스 중단이 발생하여 위챗(WeChat), 웨이보(Weibo), 틱톡(TikTok) 등 일부 앱이 작동하지 않았다. 13일에는 베이징 모바일(Beijing Mobile)의 네트워크도 마비되어 전화 통화조차 불가능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Alibaba Cloud)는 이른 아침 통신사 문제로 인한 서비스 중단이라고 발표했지만, 이틀 연속 네트워크 중단과 더불어 높은 수준의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의문이 제기되었다. 앞서 8월 9일에도 베이징에서 군용 차량과 구급차가 대거 출동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서비스 중단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천안문 광장 인근 왕푸징 쇼핑가는 밤 늦은 시간이 되면 아예 사람들이 얼씬거리지도 못하게 하고 당연히 모든 상점들은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경찰은 교차로의 교통까지 통제했고, 대부분의 쇼핑몰 내부에는 경찰이 배치되었다. 조기 폐쇄 외에도 창안가와 푸싱먼 사거리가 완전히 봉쇄되었고,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대규모 경찰이 배치되어 시민들을 해산시켰다.
네티즌들이 게시한 영상을 보면, 베이징 시내에는 수많은 탱크가 공공연히 운행되고 있다. 탱크에는 ‘도로 검사 차량’과 같은 문구가 인쇄된 철판이 덮여 있었는데, 이는 베이징 시민들이 전차를 보고 8964(89년 6월 4일) 학살을 떠올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해석한다.
분명한 것은 베이징 시내의 군병력 투입이 반드시 9월 3일의 열병식 때문만은 아닌 듯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고위 소식통은 “외부 병력은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없이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철도 수송 병력이 베이징에 진입하면 화물 운송장에서 장비를 제공하지 않는 한 전차는 열차에서 하역할 수 없으며, 베이징 주둔 사령부는 베이징으로 향하는 주요 진입로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간단히 말해, 반란군이 아니라 장유샤가 대규모 작전을 개시하기 위해 병력을 증강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중국의 고위 소식통은 “최근 탱크의 진입을 여러 대의 대형버스가 가로막는 일까지 벌어졌는데, 이들 탱크부대가 열병식 훈련을 위해 베이징에 진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면서 베이징내 긴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만큼 지금 베이징 시내의 분위기는 일촉즉발의 위기 가운데 긴장감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참고로 10년 전 천안문 열병식 때는 열병식 러허설이 한 밤중에 실시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했고 이로 인한 베이징 시민들의 불만이나 항의는 없었다. 그런데 이번 열병식 준비는 유별나다. 심지어 베이징은 물론 산둥성이나 허베이성 기업들의 영업마저 중단시키고 있을 정도다.
[시진핑-장유샤 양측간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금 베이징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심도 흉흉하고 관련된 소문들도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중국 공산당 지도부 내부에서 두 파벌간 치열한 권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베이징을 완전히 접수하고 있는 장유샤측에서 시진핑을 압박하고 있다는 설이 그것인데, 이에 대해 시진핑파도 강력하게 저항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평론가 리다위는 “장유샤는 군사적 압박을 통해 시진핑의 완전한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베이징에 진입한 장유샤의 군사들은 9월 3일의 열병식이 끝나도 계속 진주해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진핑의 중병설, 사실일까?]
이런 가운데 또 하나의 소문은 “시진핑이 301병원으로 급하게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다. 시진핑의 중병설은 지난 14일 “상하이의 최고 의료 전문가 3명이 베이징 301병원으로부터 소환되어 극히 민감한 신분을 가진 인물, 곧 시진핑의 치료를 위해 상담했다”는 내용이 퍼지면서부터다.
여기서 상하이의 의료 전문가들이 301병원으로 갔다는 것도 의혹을 부풀리는 요인이 됐다. 이는 베이징의 301병원 의료진을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가 없어 시진핑이 믿을 수 있는 상하이의 의료진을 별도로 부른 것이라 해석할 수 있어서다. 상하이는 리창 전 총리가 직전까지 당서기를 지냈던 곳이다.
직후 화교권의 반중국 SNS들에서 이같은 소문이 급격히 퍼져나갔고, 이러한 소식은 지난 7월 30일 중앙정치국회의 이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시진핑의 두문불출과 맞물리면서 더욱 퍼져 나갔다. 물론 8월 1일부터 베이다이허 회의가 있었기 때문에 15일까지의 휴가 기간에는 시진핑도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 중국 외교부도 공식적으로 브리핑을 시작하는 18일부터는 다시 공개석상에 얼굴을 내보이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였다. 2~3년 전만 해도 시진핑은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나면 지방 순시 등을 통해 얼굴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런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 20일 현재까지도 시진핑의 거취는 철저하게 베일에 감싸여 있다. 그러다보니 시진핑의 건강 이상설도 더욱 활개를 치며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한 구체적 타임라인을 살펴보면 시진핑은 지난 12일 브라질의 룰라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는 것을 볼 때 그때까지는 분명히 건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4일 상하이에서 의료진이 긴급하게 301병원으로 투입됐다는 소문이 들렸다. 우리 Why Times 채널도 시진핑의 301병원 이송설을 15일 오전에 입수했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팩트체크를 위해 보도를 미뤄왔다.
그러나 우리 신문이 확인한 바로는 시진핑의 건강이상설이 설사 맞는다 하더라도 그렇게 심각한 상황은 아닐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물론 시진핑이 최근들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건강상 이상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무를 볼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생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던 것이다.
지난해 7월에도 시진핑은 3중전회가 열리는 동안 갑자기 301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해 다시 정상적 활동을 한 바 있고, 올해에도 이미 두 번 301병원에 잠시 입원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진핑, 집권뒤 두번째 티베트 방문]
아니나 다를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 60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티베트 성도 라싸(拉薩)를 찾았다. 인도와 국경을 맞댄 티베트에 시 주석이 방문한 것은 집권 이래 두 번째로, 이번 방문은 국경지대에서 무력 충돌을 빚었던 중국과 인도가 5년 만에 관계 개선에 나선 가운데 이뤄졌다.
2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이날 낮 전용기를 타고 라싸에 도착했으며 중국 공산당 역사상 최초로 국가주석 자격으로 시짱자치구 설립 기념행사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진핑의 티베트 방문으로 공식석상에 얼굴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진핑의 주석직이 굳건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지금 베이징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금 베이징은 흉흉하다. 물론 시진핑의 입지에 대해 여러 주장들이 있다. 아직도 막강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중국을 자세히 관찰하는 이들의 눈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특히 시진핑을 둘러싸고 쏟아지는 루머들이나 실제로 나타는 현상들을 보면 시진핑의 말로가 그리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든다.
분명한 것은 시진핑은 과거의 그 시진핑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막강했던 권력은 이미 힘을 잃었다. 군부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시진핑은 한마디로 ‘흔들리는 권력’이라 정의해도 좋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베이징의 하루하루는 온갖 소문들로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