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러시아, 아르메니아 '친서방' 여당 총선 승리에 축전 보류하며 전방위 견제 - 부정선거 의혹 제기하며 결과 주시 - 서방 개입 비판 및 외교 노선 압박 - 군사 경제 공동체 이탈에 경고령
  • 기사등록 2026-06-10 05:00:01
기사수정
러시아 정부는 아르메니아 총선에서 친유럽연합 성향의 집권 여당이 승리하자 전례 없는 부정행위와 외부 개입 의혹을 부각하며 공식적인 축하 인사를 거부했다.

지난 8일 총선 승리 선언하는 아르메니아 집권 시민계약당 소속 니콜 파시냔 총리 [AFP 연합뉴스]

과거 옛소련권 연방이었던 동유럽 및 코카서스 지역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아르메니아 간의 외교적 갈등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아르메니아 의회 선거에서 승리를 공식 선언한 집권 시민계약당의 니콜 파시냔 총리를 향한 외교적 축전 발송을 전면 보류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크렘린궁 수뇌부는 이번 선거 결과의 정당성에 깊은 의구심을 표명하며 공식적인 축하 계획을 전면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크렘린궁의 이러한 냉랭한 기류는 대변인의 공식 발언을 통해 명확히 확인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 전달 여부에 대해 "알다시피 불분명한 점이 많다"며 부정적인 기류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선거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다는 보고도 많이 접했다"며 개표 및 선거 전반의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따라서 공식적인 결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치러진 아르메니아 총선 결과에 따르면 파시냔 총리가 이끄는 여당 시민계약당은 49.8%의 득표율을 기록해 원내 제1당 자리를 지켜냈다. 반면 크렘린궁이 지지해 온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 세력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러시아 출신의 유력 사업가 삼벨 카라페탼이 창당한 강한아르메니아당은 23.3%에 그쳤고, 로베르트 코차랸 전 대통령이 이끄는 아르메니아당 역시 9.9%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여당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지 친러 야당들과 일부 선거 참관인들은 투표함 조작을 비롯한 조직적 부정선거가 횡행했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러시아 외교부 역시 거친 언사로 아르메니아 행정부를 전방위 압박하고 나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아르메니아 총선이 야당에 대한 전례없는 압박과 서방, 특히 유럽연합(EU)의 개입 속에 치러졌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러시아는 아르메니아 지도부의 실제 조치를 고려해 향후 관계에 대한 입장을 세우겠다"고 경고하며 향후 외교 관계가 전면적으로 재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두 나라의 동맹 관계가 이토록 악화된 배경에는 해묵은 영토 분쟁과 아르메니아의 급격한 친서방 노선 전향이 자리 잡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이웃 국가 아제르바이잔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영유권을 두고 격렬한 무력 충돌을 벌였으나, 오랜 후원자였던 러시아가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며 자국을 외면하자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 이에 파시냔 정권은 2024년 러시아 주도의 군사안보동맹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활동을 전격 중단했다. 더 나아가 유럽연합 가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러시아 중심의 경제 블록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도 거리두기를 시도하며 독자적인 탈러시아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2655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