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남부에 피어오르는 공습 연기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휴전 선언 직후 또다시 무력 행사에 나서면서 어렵게 마련된 중동 평화 기류가 다시금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양측의 휴전이 발효된 지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은 이 날 새벽, 전투기와 무인기를 동원하여 레바논 남부 나바티에 일대 10여 곳을 집중적으로 폭격했다. 이번 기습 타격으로 아랍 살림에서 3명, 데이르 자흐라니에서 1명이 숨졌으며, 드웨이르 지역에서는 무인기가 오토바이를 조준 공격해 1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레바논군 당국은 이번 공습으로 크파르 루만과 나바타에를 잇는 도로에서 자국 군인 1명이 전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레바논군은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안정을 재건하려는 모든 해법을 가로막기 위해 야만적 공습을 계속한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간밤에 테러조직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의 이스라엘군을 향해 50여발의 발사체를 쐈다"라며 "이 공격에 대응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표적을 공습했다"라고 로이터통신에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 위반을 멈춘다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안정이 이뤄질 수 있다"라며 사태의 책임을 상대측에 전가했다.
헤즈볼라 내부에서도 즉각적인 반발 세력이 목소리를 높였다. 헤즈볼라 소속 레바논 의회 의원 하산 파드랄라는 "우리의 관심은 적이 완전히, 그리고 포괄적으로 휴전을 준수하고 우리나라를 공격하려 하지 않는 것"이라며 "적이 공격한다면 저항세력은 침략에 대적할 온전한 권리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앞서 미국과 이란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한다는 내용의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한 이후에도 레바논에 대한 무력 공습을 멈추지 않았다.
이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미국의 압박과 카타르 등의 중재 속에서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했고, 이는 현지시간 기준 오후 4시를 기해 발효된 상태였다. 그러나 하루 만에 이스라엘의 재공습이 감행되면서, 향후 이어질 종전 후속 협상 과정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군사 행동 탓에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 이란의 본협상은 이미 연기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소통의 끈은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가 실무 협상을 준비하기 위해 스위스로 이동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향후 며칠 내에 협상을 개최하기 위한 계획이 현재 수립되고 있다"라며 대화 재개 의사를 내비쳤다. 이란 현지 언론들은 중재국인 파키스탄의 모신 라자 나크비 내무장관이 테헤란을 방문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등과 만나 본협상 조율에 나선다고 전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