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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국이 중국을 “핵무장한 깡패”라 한 이유? 中, 정작 韓향해 중거리미사일, 사드 등 배치 2020-09-29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함상욱(오른쪽)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이 28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마셜 빌링슬리 미 국무부 군비통제 대통령 특사와 면담을 하기 전 팔꿈치로 인사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뉴시스]


[美특사 빌링슬리 “중국은 핵무장한 깡패”]


미 국무부의 마셜 빌링슬리(Marshall Billingslea) 군비통제 대통령 특사가 28일 “한국 정부에 빠르게 증가하는 중국의 군비증강 비밀 정보를 공유했다”면서 “중국의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지, 폭격기ㆍ잠수함 등 핵 운반 수단을 어떻게 추구하고 있는지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사령부의 토머스 부셰 부사령관(공군 중장)과 함께 27일 방한한 빌링슬리 특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센터에서 국내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핵전력 비밀 정보 공유’에 관련된 내용은 미국의 핵전력을 운용하는 전략사령부의 부셰 중장이 맡았다.


이날 이들이 밝힌 주요 내용은 이렇다.


美, 중국의 핵 비밀 정보 공유했고 한국도 이해했다. 한국도 이런 위협의 속성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중국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사거리 500∼5500km의 지상발사형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 금지)의 구애를 받지 않아 지난 30년간 1000~2000기의 순항ㆍ탄도미사일을 더 배치했다.”


“2018년 218회, 지난해 225회, 올 8월까지 70회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이는 중국이 가까운 시일 안에 핵무기를 두 배로 늘려 배치하려는 의도이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한국을 침공했다. 중국이 홍콩, 남중국해, 인도, 그리고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가? 중국이 핵 깡패(Nuclear Armed Bully)가 되는 걸 막아야 한다.”


“중국 미사일 위협에 대해 틈이 없도록 효율적인 미사일 방어 능력이 필요하다. 아태 지역 미군과 미 본토를 보호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는 도덕적이고 윤리적 의무라고 생각한다. 한미가 적합하다고 보일 정도로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


“(중국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동맹국에 특별한 군사 능력(미국이 개발 중인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는 데 있어 언급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미국은 최근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시작했고, 중국을 곧 따라잡을 것이다. 미국은 중거리 미사일을 핵미사일로 만들 계획은 없다.”


"미국은 중국이 참여하는 효과적인 핵 군비 통제가 목표이다.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할 예정이다."


[미 특사, “중국 미사일, 한국에도 위협적” 강조]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으로도 지명돼 상원 인준을 기다리면서 지난 6월 시작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 협상을 이끌고 있는 빌링슬리 특사는 이날 작년에만 200발 이상 시험발사한 중국의 중거리, 준중거리 탄도 미사일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모든 동맹국들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사드배치때 한국에 항의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한 것처럼 한국도 중국에 대해 한국을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배치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더불어 중국도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 가입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참여를 거부하는 중국]


빌링즐리 특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국무부 브리핑에서도 중국이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은 왜 실제 핵무기를 몇 개 갖고 있는지도 밝히지 않나. 핵무기를 몇 개 갖고 있고 얼마나 더 만들 계획인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해 보자"고 했다.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제한하기 위해 협정된 것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 협정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면서 조약 파기를 선언했고, 이 파기 상태가 유지된다면 협정은 내년 2월 종료되면서 핵군비 경쟁 재개가 예상된다.


현재 중국은 미-중-러의 3자 핵군축협상에 들어오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중국의 핵군축 협상 참여를 요구하고 있지만 빌링슬리 특사의 말대로 "중국은 아무 제약 없이 핵탄두와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여러 미사일을 증산(增産)해 왔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은 "이웃 국가들을 괴롭히고 강압하고 협박해온 중국 공산당의 불량한 태도와 단기간에 증강된 중국의 핵전력이 결합한다면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하는 것이다.


[중국의 핵전력, 과연 얼마나 될까?]


미국의 대 중국 압박과 관련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이 지난 5월 8일 “중국은 최소 100기의 둥펑(東風·DF)-41을 포함해 단기간에 핵탄두를 1000기 수준으로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었다.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이 언급한 둥펑-41은 중국이 지난해 10월 건국 70주년 기념식에서 처음 공개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사거리가 1만2000~1만5000km에 달해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으며 핵탄두를 10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이다.


후시진 편집장은 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이들을 통해 미국의) 도전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기 2020년 6월 발간한 보고서에는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320개(2019년 말 290개)이고, 미국은 5800개(실전배치 1750), 러시아는 6375개(실전배치 1570개)로 추정된다. 후 편집장은 현재 중국 핵무기 보유량의 3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현재 중국의 핵탄두 보유수량은 영국 215개, 프랑스 290개보다 더 많다.


▲ 중국의 비밀 핵실험 의혹을 제기한 4월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그런데 후시진 편집장의 발언 한 달 전인 지난 4월 15일(현지시간) 미국무부는 중국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뤄부포호(羅布泊湖·Lop Nur) 핵실험장에서 저강도 핵실험을 했다는 보고서를 냈다. 핵에너지를 거의 방출하지 않는 매우 작은 규모의 핵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뤄부포호 핵실험장은 10㎢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핵실험장으로 꼽힌다.


여기에 7월 30일(현지시간) 영국의 더 타임스는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중국이 핵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증거와 함께 중국의 핵 프로그램 기밀 정보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한국에 온 빌링슬리 특사가 직접 브리핑한 이 자료에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뤄부포호를 감시하는 위성에 중국이 장·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차량·열차 이동형 미사일 등 다양한 미사일 시스템을 쏟아내는 속도가 두드러지게 빨라진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뤄부포호에서 신속하고 집약적인 핵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빌링슬리 특사는 이어 “중국이 핵무기와 관련해 최소한의 억지력만 보유하자는 주의에서 탈피해 질적이든 양적이든 미국과 러시아와 동등한 수준의 핵을 갖기로 작정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 미국이 지난해 12월 12일(현지시간) 시험발사한 중거리 미사일 [사진=Breaking Defense]


[미국의 대응, 중국 코 앞에 중거리미사일 배치 검토]


중국이 이렇게 핵미사일 개발을 고도화하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미국도 이에 대한 직접적 대응에 나섰다. 그 1차적 행동이 바로 중국을 향한 중거리미사일 배치다.


특히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에 대한 중거리 미사일 배치 결심은 중국 로켓군이 지난해 1월 23일 북부 네이멍구에서 발해만(보하이 만)으로 두 발의 둥펑(DF)-26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는 장면을 CCTV를 통해 내보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사거리 최장 5500㎞인 DF –26은 ‘괌 킬러’로 불리는 동시에 지상ㆍ함정 레이더 정보로 비행 자세를 조정해 미국 항공모함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또한 지난해 7월 1일에는 남중국해 영토 분쟁지역인 스프래틀리 제도(난사 군도) 너머 공해로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둥펑(DF)-21D 개량형인 신형 중거리 대함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 이는 한마디로 미국이 주도하는 ‘항해의 자유' 작전을 정면 겨냥한 것으로 보여 미국을 아주 불쾌하게 만들었다.


특히 중국 미사일 보유고의 95%가 INF가 금지한 중ㆍ단거리인데 이는 중국이 한반도ㆍ오키나와ㆍ대만ㆍ남중국해를 잇는 제1 열도선(도련선), 일본 도쿄에서 필리핀ㆍ괌ㆍ사이판을 포함하는 제2 열도선을 기준으로 미 태평양 전력 차단을 위해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것을 미국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니 대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이미 지난해 10월 18일 고위관리를 일본으로 보내 방위성과 외무성 등의 간부들과 신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논의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INF조약에서 탈퇴를 선언한 바로 그 다음 날인 지난해 8월 2일 호주에서 “냉전 시기 군축조약(INF조약)에서 탈퇴한 만큼 태평양 지역에 몇 달 안에 중거리 재래식 미사일을 배치하고 싶다”고 말한 지 두 달여 만이다


당시 에스퍼 장관은 “배치 장소는 동맹국과도 논의해야 하고, 다른 검토할 요소가 많아 앞서 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배치 후보장소로 일본 외에 한국이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군데서 감지된 바 있다.


그러면서 에스퍼 장관은 “중국이 반발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들이 보유한 미사일의 80% 이상이 INF 사거리인데 우리가 가벼운 전력을 갖겠다는 게 중국이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빌링슬리 특사도 이번 방한에서 "개발이 끝나지 않아 지금 시점에서 그 전력을 제공하겠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중국의 행동에 대응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한국이 서로에게 동맹이란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한국의 동맹이 아니다. 미국이 한국의 동맹"이라고 했다. 이는 미국이 개발하기 시작한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이 완성되면 한국과 배치 논의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빌링슬리 특사는 또 '한국의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지지할 것인가'란 질문에 "한국은 많은 혁신적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우리는 한국이 자국 방어상 필요한 것을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빌링슬리 특사는 이어 "중국과 러시아가 모두 핵전력을 증강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동맹들이 방어태세와 능력을 조정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그런 조정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면서 "중국이 핵 증강으로 강압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도록 미사일을 요격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한국에 추가 배치할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발하는 중국, 한국에 최대 협박도 가해]


미국의 아시아 지역에의 중거리미사일 배치 계획에 대해 중국이 강력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지난해 일본과 한국에의 중거리미사일 배치설이 거론될 때, 중국은 당시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통해 "미국이 한국 본토에 중국을 겨냥하는 전략적 무기를 배치한다면 어떤 '후과(後果)'를 가져올지 여러분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사드(THAAD) 사태 이상의 보복을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심지어 한국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면 한국과 단교까지 선언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중국의 협박, 그러니 ’핵무장한 깡패‘라는 말 나와...]


이렇게 중국은 최소 1천기 넘는 미사일을 한국을 포함한 괌·일본·대만·필리핀 등을 향해 겨냥해 놓고 있고, 한국에 배치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다 훨씬 더 강력한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지대공 미사일 S-400 4개 포대를 산둥반도에 배치했다. 이는 한마디로 한국에 배치한 사거리 200km, 최대 고도 150km인 사드보다 위협적이다.


그뿐 아니다. 북한과 인접한 지린(吉林)성에 최신예 전략 무인기 샹룽(翔龍)을 최소 10여 대 배치했다. 전투 반경 2000㎞의 이 무인기는 서해는 물론 동해와 일본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한국 전역을 손바닥 보듯이 샅샅이 쳐다보고 있고 공격용 무기까지 집중 배치해 놓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한국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에 대해 “사드 때와는 상상도 못할 보복을 할 수 있다”면서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행태를 가리켜 미국이 ‘핵무장한 깡패’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보복 위협에 대해 채드 스브라지아 미국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는 28일(현지시간), “한국에 사드를 배치할 당시에 중국이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단행할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부상하는 중국에 맞서는 전선 구축을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현재보다 더 강력한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브라지아 부차관보는 특히 “중국의 한국에 대한 보복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전략을 수정하는 데 있어 매우 강력한 동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하면서 “우리가 이런 일을 함께하면 중국이 반응하고, 전략적으로 더 예민해지는 경향이 있기는 하나, 우리가 더 단결할수록 중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중국에 한 번 당했으면 됐지 더 이상 당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미국이 보인 것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한국에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배치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의 이러한 위협과 협박에도 “이제는 당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세상은 이미 탈중국화하는데 한국만 중국의 바지가랭이 잡고 있다간 그야말로 한순간에 내팽개쳐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세상이 지금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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