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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베네수엘라 차베스 따라하기 문재인 정권 핵심부를 장악한 차베스주의자들 2020-08-13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문재인 정부의 베네수엘라 차베스 따라하기, 그 평행이론의 끝은 어디일까? 사진 좌측은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측은 문재인 대통령 [사진편집=Why Times]


[차베스를 추종하고 찬양하던 사람들]


2007년 3월 23일자 ‘한겨레21’에는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길을 묻자”라는 거창한 기사가 실렸다.


이 매체는 “선명한 반미 노선을 앞세우며 석유를 매개로 남미를 뛰어넘어 대안세계를 모색해가는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행보는 거침이 없어 보인다. 세계는 왜 차베스의 정치 실험에 주목하는가?”라는 내용으로 말문을 열었다.


한겨레신문도 당시 “차베스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열풍’ 수준”이라며, “노무현에게 실망한 사람들이 차베스로부터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정연주의 KBS는 특별취재팀을 동원해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차베스의 도전’이라는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KBS는 이 프로그램에서 차베스의 반미주의와 국가사회주의를 소개하며 그의 노선을 찬양에 가까울 정도로 미화했다.


현재 서울시교육감을 맡고 있는 조희연 당시 성공회대 교수는 차베스의 진보적 사회경제정책을 높이 평가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좌파지식인들이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비난하게 된 배경에는 노무현 정부가 처음에는 反美를 앞세우다가 나중에는 결국 현실적으로 반미가 쉽지 않고 더불어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정책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판단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에 이르자 좌파진영이 강력히 반발했다.


그때 ‘한·미FTA 졸속체결 반대 시국선언’을 하면서 좌파진영이 똘똘 뭉치게 되는데 그 중심에 지금의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이 포진되어 있었다.


지금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김상조 당시 한성대교수를 포함해 민주당 혁신위원장과 문재인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낸 김상곤, 청와대 경제수석을 거쳐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장표, 통계청장을 맡고 있는 강신욱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특히 감상곤 같은 이는 열렬한 차베스주의자였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의 실패 이유가 바로 ‘현실과 적당히 타협해 반미노선을 버렸고 또한 신자유주의정책을 수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의 충고를 전적으로 수용하면서 “이제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것이다. 바로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에서 한 말이 그렇다.


결국 노무현 정부의 실패 원인을 잘못 분석한 이들의 판단이 지금의 차베스주의를 그대로 한국에 접목하면서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차베스 따라하기]


지난 3일 발간된 주간조선 2619호에는 “문재인은 실패한 차베스 노선을 가고 있나”라는 제목의 김충남 전 외교안보연구원 교수의 글이 실렸다. 최근들어 정말 명쾌하고도 현실을 꿰뚫어 보는 좋은 글이었다.


김 교수는 이 글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차베스 사상과의 연관성을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노선이 차베스 노선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많다”면서 “과연 발전의 기적을 이룩했던 나라가 최악의 실패한 국가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글을 시작했다.


김 교수는 “7년 전 한·베네수엘라 경제협력센터가 발행한 차베스의 실패한 부동산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차베스의 부동산정책 실패 원인이 과도한 부동산시장 통제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베네수엘라 부동산 시장 정책이 실패한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2003년부터 일부 노후 주택의 임대료를 9년 동안 동결하고 ▶주택분양시 물가지수를 가격에 반영할 수 없도록 했으며 ▶임의적 퇴거금지법 시행으로 임차인이 새로운 주택을 얻을 때까지 퇴거를 강요할 수 없게 됐고 ▶임대감독국이 임대료를 측정해 임대료를 산정하도록 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런데 정작 문재인 정부는 차베스의 실패한 부동산정책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어느 정도 비슷한 것도 아니고 딱 그대로다.


임대료 동결? ‘임대차 3법’(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차베스 방식대로 따라 했고, 시·도지사가 임대료를 정하게 하는 법을 제정하겠다고 하는데 바로 그게 베네수엘라가 시행했던 부동산 대책이었다. ‘임차인 강제퇴거 금지’도 ‘2+2제도’를 통해 최소 4년은 무조건 임대차를 보장해 준다는 문재인 정부의 방안과 똑같다.


또한 주택분양 시 물가지수 반영을 금지한 베네수엘라의 정책도 한국의 분양가상한제와 유사하다.

이러한 베네수엘라의 주택정책은 결국 전체 주택 중 임대주택 비율이 30%에서 3% 수준까지 줄어들게 만들었다. 결국 공급이 사라지면서 웃돈을 얹어 계약하는 '암시장'이 형성되어 집없는 서민만 엄청난 피해를 봤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그 차베스의 방식, 그것도 대실패로 끝난 정책을 그대로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차베스 방식을 따라 하는 이유?]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는 왜 이렇게 차베스의 방식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문 대통령이 “부동산은 반드시 잡겠다”는 말에 모든 답이 들어 있다. 부동산 가격 인상을 부당한 방법에 의한 불로소득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는 ‘사라져야 할 적폐’라고 본다. 그래서 이를 각종 규제와 세금 인상 등 징벌적 대책을 통해 잡으려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런 법, 저런 법들을 마구 국회에서 찍어내고 있고, 정부는 정부대로 무려 24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이라는 경제 현상을 법으로, 그리고 강력한 규제책으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전체주의적 발상이고, 오만한 정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 안정은 ‘시장(市場)’ 원리로 잡아야만 가능한데 문재인 정부는 법으로, 완력으로 잡으려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면 할수록 시장은 왜곡되어 가고 급기야 괴물이 되어 국민 앞에 나타나게 된다. 이제까지 정부가 시장을 이긴 예가 없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기어코 시장을 이기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완장 만능주의’와 상통하고 법으로 국민의 세세한 부분까지 간섭하고 통제하겠다는 좌파 사회주의와 맥을 같이 한다.


여기에는 “정부가 시키면 시킨대로 국민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독재적 전체주의 사상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정부가 생각하는 이상주의 사회로 가는데 왜 민중들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만약 정부의 방침을 거스르는 자가 나타나면 두더지 잡듯 망치로 머리를 갈겨 버리겠다는 생각이 그들 머릿속에 가득차 있는 것이다.


이젠 부동산 시장 감독청도 만들겠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꺼낸 말이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 폭등이 부동산 시장을 감독하는 기관이 없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해서 전문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감시하는 기구를 만들겠다는 발상이다. 그것이 바로 베네수엘라식 통제방식이다.


국민을 투기꾼을 넘어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겠다는 그 발상에 우리는 그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부동산 감독 기구는 이미 그 모습을 드러냈다. 국토부가 지난 2월에 제1차관 직속 조직으로 14명으로 구성된 ‘부동산시장 불법행위대응반’을 만든 것이 그것이다. 국토부·검찰·경찰·국세청·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직원 등 소위 끝발있는 기관들로 구성된 이 조직은 한국감정원이 지원하고 있어 ‘미니 부동산 감독기구’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조직이 베네수엘라의 공정가격감독원과 유사하다. 베네수엘라의 이 기구는 부동산을 포함해 모든 생필품 가격을 관리하는 곳으로 사회주의 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런데 정작 베네수엘라에서도 이 기구는 반시장적 규제의 반작용으로 ‘임대 암시장’을 형성시켜 오히려 집값 폭등을 불렀다. 최대 피해자는 집을 살 수 없는 빈곤층이었다. 그런데도 대통령까지 나서 이러한 기구를 만들겠다고 한다.


[사법·입법·언론 장악까지도 차베스 따라하기]


지난해 9월 당시 자유한국당은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문재인 정부의 차베스 따라하기에 대해 비판을 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당 정책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사법부 장악 △입법부 장악 및 선거제도 악용 △과도한 복지로 인한 경제파탄 △반시장 정책으로 시장 신뢰 상실과 국가경제 파탄 △지방권력 장악 및 조직화 △언론장악 △선동을 통한 국민의식 장악 등의 사례를 제시하며 차베스 정권과 문재인 정부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차베스는 대통령에 당선된 후 사법부 장악을 시도했다. 최고사법재판소 판사 수를 증원해 대부분 차베스주의자로 채운 것이 그것이다. 문재인 정부도 집권후 김명수 대법원장 등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을 사법부 요직에 앉혔다. 급기야 이번에는 조국 전 장관의 친구이자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대법관에 임명하려 하고 있다.


차베스는 선거관리위원회도 완벽하게 장악했다. 선관위원 5명 중 4명을 친여당 성향으로 임명한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도 지난 2017년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에서 '공명선거특보'로 활동했던 조해주 후보자를 선관위 상임위원에 임명해 선관위를 장악했다. 그러면서 정작 야당이 추천하는 선관위원은 아직도 거부하면서 받지 않고 있다.


언론장악은 말할 것도 없다. 아마도 이 분야에 관한한 차베스를 능가했으면 했지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채널A사건은 KBS나 MBC같은 공영방송이 얼마나 정권에 장악되어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차베스를 알면 문재인 정권의 말로도 예측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김충남 교수는 차베스의 사상이 반미(反美)-반자본주의-반세계화-포퓰리즘(populism)의 혼합이라고 봤다.


차베스는 “자본주의는 우리를 지옥으로 직행하게 한다. 사회주의야말로 베네수엘라와 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빈곤과 불평등과 고난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라고 주장했다. 차베스는 자신의 노선을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이라 했다.


‘참여민주주의’를 표방했던 차베스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고, 적과 동지로 양분하여 반대세력을 적대시했고, 친노동·반기업 정책과 대대적인 복지정책을 폈으며, 반미자주노선을 추구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어떠한가? 문재인 대통령도 한국의 경제난은 신자유주의정책 때문이라며 처음부터 반(反)시장정책을 본격화했다. 이와 함께 기업을 경제성장의 주역이 아닌, 노동자를 착취하는 ‘악의 집단’으로 인식하고 최저임금 인상, 52시간 근무제, 직장 내 괴롭힘방지법, 채용절차법 등 반기업·친노동정책을 쏟아냈다.


여기에 소위 권력구조개편이라는 명분으로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통해 권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나아가 차베스가 ‘시민부’라는 ‘특별검찰기구’를 만들어 휘둘렀듯이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직속 특별사찰기구인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신설하여 대통령 중심의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차베스는 국민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현금성 수당을 비롯한 나랏돈 퍼주기를 하는 강력한 포퓰리즘 정책을 썼다. ‘국민이 원하는 건 다 준다’는 슬로건까지 내걸었었다. 문재인 정부가 ‘국가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선언한 것과 똑같다.


그나마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원유매장량을 기반으로 한 포퓰리즘을 썼지만 우리나라는 우리 기업들의 피땀어린 성과를 통해 무역현장에서 벌어들인 돈을 기반으로 포퓰리즘을 쓰고 있다. 어느 쪽이 더 빨리 탕진되는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여기에 집권여당 민주당은 176석의 초거대 공룡을 앞세워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 하고 있다. 모든 것이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와 똑같이 그대로 닮았다.


그렇다면 그 차베스의 말로는 어떠했는가? 차베스가 만들겠다는 ‘인민중심의 참여 민주주의 베네수엘라’는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얼마 전 일본의 NHK 현장르포는 베네수엘라의 한 가정에서 냉장고를 열자 귀하게 얻은 물 한 바가지가 전부라며 흐느끼는 여성을 중계했다. 생지옥이 따로 없다. 그런데도 차베스의 뒤를 이어 집권한 마두로는 “경제 악화는 미국과 자본가, 기득권 세력의 책임”이라며 이분법 논리로 좌파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마저도 문재인 정권이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 남탓하는 버릇 말이다.


차베스-마두로로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와 문재인 정권의 평행이론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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