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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대형외교참사 한미정상회담, “이럴줄 알았다!” '톱다운 방식' 주장한 문대통령, 엄청난 외교적 결례 2019-04-12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와 환담하고 있다.【워싱턴(미국)=뉴시스】


[형식부터 내용까지 ‘초라한 국격’과 ‘외교능력’ 드러낸 한미정상회담]


이럴 줄 알았다. 4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드러낸 ‘외교적 참사’였다.


미국은 자기들 마음대로 정상회담 일정과 방식을 요리했고 한국은 미국이 하는대로 끌려다녔다. 발언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고 심지어 일정마저 철저하게 미국 요구대로 다 진행되었다.


내용은 또 어떠한가?

대통령의 입에서 나와서는 안될 발언들이 줄줄 흘러나왔고 미국의 대북접촉에 대한 정보도 없이 함부로 이야기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시를 당하기도 했다.


결국 정상회담을 했으면서도 공동성명조차 내 놓지 않았다. 하기야 공동성명을 낼만한 대화가 오고가지도 않았고 알맹이조차 없었다.


[1. 대화의 형식]


우선 이번 회담이 정상회담인 듯 보이면서도 감히 정상회담이라고 말하기 힘든 어설픈 성격을 띤 만남이었다.


이번 정상회담의 메인은 대통령간의 만남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존 볼턴 보좌관·펜스부통령과의 만남이었다. 정상간 만남은 곁다리였다. 그것도 참석자도 미국이 마음대로 추가시켰다.


정상간 만남도 11일 오후 12시 18분부터 모두발언과 기자들과의 문답을 포함한 단독회담은 29분, 참모들이 배석한 소규모 회담과 확대회담은 각각 28분, 59분간 진행됐다. 원래 계획된 단독회담은 15분이었지만 그나마 늘어난 셈이다.


단독회담의 내용도 양 정상의 모두발언과 기자단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문답이 27분이었고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은 겨우 2분이었다. 그 2분도 통역 빼면 1분.


이를 정상회담이라 할 수 있을까?


[2. ‘북한 입장’에서 북한 주장 대변한 문대통령의 외교적 실책]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사실상 외교적으로 초대형 결례를 범했다. 아무리 미북간 대화를 견인하기 위해 했다 하더라도 해서는 안될 주장을 했다.


그 첫째가 “톱다운 방식으로 미북간 대화를 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것도 바로 정작 미북간 대화를 주도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보좌관 앞에서 한 발언이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미북간 대화에 당신들(폼페이오·볼턴)이 나서지 말고 대통령이 직접 해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런 외교적 결례가 없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북한을 상대로 외교를 하는데 실무진더러 빠지라고 하는 주장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대통령이 외교적 목표를 가지고 대화를 해야 할 터인데 정작 발언의 주 요지는 “너희들은 빠져라”라고 주문했으니 초대형 외교적 실수를 범한 것이다. 청와대는 그러한 발언이 외교적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도 점검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청와대가 발표한 정상회담 결과에도 이 내용이 가장 핵심 대화 내용으로 부각되어 있다. 그만큼 외교의 무지를 드러낸 셈이다.


그뿐 아니다. 이번에도 문대통령은 북한 입장에서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했다. 앞서 언급한 ‘톱다운 방식 대화’도 김정은의 주장이고 이번에 또 소위 ‘굿 이너프 딜’이나 금강산관광 등의 제재 해제 등, 사실상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내용들을 ‘미북간 대화 동력’이라 포장하여 미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제안들이 미국측에 의해 단호히 거부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뿐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다급하다. 빨리 미북간 3차회담이 열려 남북문제도 급물살을 타기 원하지만 결코 문대통령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의 ‘조속한 3차 미북회담 개최 요구’에 대해 “서두르면 올바른 합의가 안된다”고 단칼에 희망의 싹을 잘라버렸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이 절차를 강조한 것은 실무진간의 지속적 협상을 의미한다. 여기서도 문 대통령의 탑다운 방식 대화를 한마디로 뭉갠것이나 다름없다.


[3. 미국에 대한 정보 부족 그대로 드러낸 회담]


문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 펜스 부통령과의 면담에서 "하노이 정상회담은 비핵화를 위한 과정의 일부"라며 "하노이 동력을 유지해 조기에 미·북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지만 정작 미국은 정상회담 직전에 북한과 대화를 유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북한에 3차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으로부터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발표까지 했었다.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대로라면 미국의 그러한 움직임에 대해 정보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낸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만약 미국측이 진행하는 미북간 대화의 수준을 파악하고 있었더라면 문대통령의 발언 내용도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발언 내용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4. 미국의 생각을 아전인수 해석한 문 대통령]


폼페이오 장관이 10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대북제재에 여지를 두고 싶다”고 했다. 이를 한국의 언론들은 “미국이 대북제재에 유연해졌다”면서 “굿 이너프 딜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문재인 청와대도 이러한 언론들의 보도를 곧이곧대로 믿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의 취지는 그 내용이 아니었다. 그동안 미국이 주장해 오던 것은 지난 하노이회담에서 북한에게 던진 빅딜카드의 끝부분에 대해 여지를 두겠다는 의미였다. 곧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를 포함한 생화학무기의 폐기 및 해외반출과 북한 내 핵시설들의 폐기 및 사찰 수용의 1단계와 함께 핵무기 폐기 및 해외 반출의 2단계 일정표까지 다 제출하고 그 일정들이 마무리되었을 때 대북제재를 해제하겠다고 했지만 1단계 때에 2단계에 대한 플랜 제출만으로도 상당한 대북제재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굿 이너프 딜’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한국언론들이 “일괄타결에서 미국이 물러섰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대해 단호하게 문대통령에게 “현재수준의 대북제재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분히 괜찮은 합의(good enough deal)가 아닌 ‘올바른 합의(the right deal)’의 중요성을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문재인 청와대가 또 미국의 생각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1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영접후 기자들에게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있다. [뉴시스]


[아직도 미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문재인 청와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또는 남북접촉을 통해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라고 요청했다면서 정의용 실장이 밝힌 것이다.


정말 묻고 싶다. 북한에 아무런 당근도 없는데 북한 측의 생각을 듣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보는가? 그러한 남북회담에 김정은이 나올 것으로 생각하는가? 대단한 착각이다.


분명히 말해 두지만 지금은 한미가 철저하게 공조하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지금 상황에서 무슨 수로 북한을 도울 수 있겠는가? 꿈 깨라! 아직도 문 대통령이 미북간 중재자 또는 촉진자로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수준의 자아도취일 뿐이다.


이미 우리 신문이 지적했지만 문재인 청와대는 남북간, 미북간 정책에서도 길을 잃었다. 정도(正道)로 가지 않는한 결코 길을 찾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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