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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이제까지 이런 정상회담 일정은 없었다! 국격 추락 현실 보여준 문대통령 미국방문 일정 2019-04-11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 탑승을 위해 트랩을 오르고 있다. 【뉴시스】


[동맹간의 정상회담이라 할 수 없는 문대통령 미국 방문 일정]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온 4월 11일의 임시정부 100주년 행사까지 포기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에 맞춰 미국으로 건너간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이 공개되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미국의 시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오후 5시 20분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한 공군 1호기는 14시간 여를 비행해 10일 오후 5시 40분(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다.


그리고 특별한 일정없이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인 11일(현지시간)에는 조찬 일정이 잡혀 있지 않으며 오전 시간에 숙소인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면담한 후 이어 펜스 부통령을 접견하게 된다.


정작 정상회담 대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정오에 단독이 아닌 부부동반으로 티타임을 겸해 만난 다음 곧바로 핵심 각료와 참모들이 배석하는 확대회담을 겸한 업무 오찬을 하게 된다. 확대회담에는 한국측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 정의용 안보실장, 조윤제 대사가, 미국측에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해리 해리스 대사 등이 참석한다. 이 모두를 합쳐 2시간.


이 일정을 마친 후 11일 오후 3~4시경 도착할 때와는 달리 일반 공항인 댈러스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일정이다.


1박 3일 일정의 실무방문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양 정상이 얼굴을 보는 시간은 겨우 2시간이고 그것도 부부동반에 확대회담이 이어지면서도 오찬을 겸한 시간이라 실질적인 깊은 대화를 나눌 여건은 전혀 못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동맹국이라면 일본의 아베 수상 실무방문 때와 같이 도착한 날 저녁에 만찬을 겸한 사전 회담을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번 문 대통령의 경우는 ‘혼밥’이다. 그 다음날 조찬도 역시 ‘혼밥’이다.


공식적인 식사는 11일의 오찬밖에 없다.


이것이 지금 문재인 정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의 거리’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문대통령 방미, 정상간 만남이 아닌 폼페이오·볼턴·펜스 만남이 메인]


더더욱 이번 문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을 경악하게 만든 것은 멀리 한국에서 날아온 동맹국 대통령을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그리고 이어서 펜스 부통령을 면담한다는 데 있다.


이 면담이 이번 문 대통령 미국방문의 메인 프로그램인 셈이다.


미국은 왜 이렇게 일정을 짰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거친 소리를 말하기 싫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폼페이오 장관은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될까? 폼페이오 장관이 발언할 내용은 이미 미국 상원의 세출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했던 발언을 문 대통령에게 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을 ‘폭군’이요 ‘독재자’로 규정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아마도 상원에서 말했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즉 FFVD가 달성될 때까지 대북제재를 계속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문 대통령을 압박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존 볼턴 보좌관은 한술 더 떠 문재인 정부가 생각하는 ‘굿 이너프 딜’이나 ‘조기수확론’에 대해 정면 공격하면서 오히려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경고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이어 또 누구보다도 대북정책 및 대중(對中)정책에 대해 일관성있게 강경한 펜스 부통령이 한미동맹의 기본 정신에 대해 일갈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은 폼페이오·볼턴·펜스의 연이은 어퍼컷에 숨도 못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분위기는 하노이회담 결렬 후 서훈 국정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러 미국으로 건너갔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아예 만나주지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 것에서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는 ‘비핵화 톱다운 돌파구 마련’이나 ‘굿 이너프 딜’ 따위는 그야말로 문재인 정부의 희망사항일 뿐 입밖에 꺼내기도 힘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추락한 국격, 문 대통령의 방미일정은 ‘푸대접’ 그 자체]


결론적으로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일정은 대한민국 외교사에 그야말로 추락한 국격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만큼 문재인 정부의 외교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외교부가 외교를 수행하기 보다 ‘문재인 코드’에 맞춘 청와대가 장악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국익’이 아닌 ‘이념’이 대한민국 외교의 모든 것이 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한 것은 미국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러한 푸대접을 받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외교의 수준이다.


부끄럽다.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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