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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겁없는 北 장마당세대 노동자들, 아프리카서도 폭동 일으켰다! 북한판 MZ 장마당세대, 김정은도 두려워 않는다! 2024-03-27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북한판 MZ 장마당세대, 김정은도 두려워 않는다!]


북한 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한 노동자들이 중국에 이어 아프리카에서도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폭동을 일으킨 주동자들이 소위 '장마당 세대'라고 하는 30세 전후이고 이들은 김정은마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일본의 산케이신문은 26일, 북한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프리카 콩고공화국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 수십 명이 지난달로 예정됐던 귀국이 연기되자 이에 반발하며 폭동을 일으켰다”면서 “최근 중국 지린성에서의 대규모 폭동과 함께 이번 아프리카에 파견된 노동자들의 폭동과 파업을 주도한 것은 20~30대 전후의 젊은 세대였던 것으로 대북 소식통의 취재 결과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이어 “김정은 정권은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 약하고 자본주의 사회를 동경하는 이 세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 왔지만, 청년층의 반발은 억누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 당국에 충격적인 것은 '장마당 세대'라고 할 수 있는 20~30대가 폭동을 주도했다는 점인데, 그들은 이전 세대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산케이에 따르면 ‘장마당’이란 북한에서 수백만 명이 굶어죽었다고 알려진 1990년대 후반의 대기근 이후 암거래로 발달한 시장을 말한다. 배급제가 무너지고 조선노동당에 대한 충성심보다 돈이 중요시되던 시대에 태어나고 자란 세대를 '장마당 세대'라고 부른다. 특히 이들은 은밀하게 유입된 한국 드라마를 일상적으로 접한 세대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산케이에 따르면 폭동의 동기도 임금 미지급과 관리자의 잦은 폭행에 더해 작은 단칸방에 침대 열댓 개를 나란히 놓고 열댓 명을 몰아넣는 열악한 주거환경과 외출과 스마트폰 사용이 금지되는 등 사생활의 자유를 박탈당한 것에 대한 불만이 컸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은 콩고에서 북한 근로자의 집단행동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명확히 확인하지는 않으면서도 “해외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생활 여건에 기인한 각종 사건·사고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보여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혀 최초 알려진 중국 지린성 외에도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추가 반발 동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김정은 정권은 그동안 한국의 영상이나 음악 유포에 사형까지 적용하는 법을 제정하고 공개처형을 하는 등 청년층에 자유로운 자본주의 문화가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산케이에 따르면 이번에도 폭동을 주도한 혐의로 본국으로 송환된 사람들은 엄벌에 처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대북 소식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의 불씨는 여전히 타오르고 있어 앞으로도 비슷한 소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 제재는 북한 노동자 수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에 10만 명 이상의 노동자를 파견해 연간 최대 10억 달러(한화로 약 1조 원)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권리의식에 눈을 뜬 젊은 세대가 일으킨 이번 폭동은 북한 체제의 외화 수입원을 흔드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서 벌어졌던 폭동, 앞으로 더 확산될 듯]


그런데 산케이는 또다른 보도에서 “북한이 중국 지린성 공장에 파견한 노동자 수천 명이 일으킨 폭동과 파업과 연계해 중국의 다른 도시와 아프리카에 파견된 노동자들에게도 폭동과 파업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의해 밝혀졌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최초 폭동을 주도한 혐의로 사람을 구속해 본국으로 송환한 사실도 확인됐다. 당국은 엄벌로 진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폭동의 연쇄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산케이의 진단이다.


앞서 산케이는 북한 국방성 산하 업체인 '전승무역'이 노동자를 파견한 중국 지린성 허룽시 의류 제조 공장과 수산물 가공 공장에서 지난 1월 임금 체불 문제로 처음 폭동이 일어났고,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의류 공장에서도 지난 2월 노동자 약 10명이 귀국을 요구하며 출근을 거부하는 등 집단행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노동자들에게 1년치 임금인 약 100만 달러(한화 약 10억 원)를 지급하지 않고 '전쟁준비자금' 명목으로 본국에 상납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폭동은 노동자들이 공장 내 북한인 간부를 인질로 잡고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할 정도로 과격화됐다. 산케이는 북한 당국이 1월 지린성 폭동 이후 밀린 임금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비밀경찰을 대거 파견해 공장 간부와 폭동 가담자를 조사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고문을 포함한 가혹한 조사로 공장에 근무하는 북한 대표가 다쳤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도 있었다”며 “북한 당국이 폭동을 주도한 약 200명을 구속해 본국에 이송한 것으로 판명됐는데, 이들은 처형되거나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는 등 엄벌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의류 가공 공장에서도 노동자들이 귀국을 요구하며 출근을 거부하는 파업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 귀국에 대해 '60세 이상은 전원 귀국'이라는 당국의 방침을 회사 측이 이행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산케이는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고영환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이 북한 소식통 등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를 받았다”면서 지린성 폭동을 보도했고,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단둥에서 북한 노동자 수십 명이 출근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산케이는 이와 관련해 “북한이 정보를 통제하고 있지만, 첫 폭동과 관련된 소문이 중국과 러시아 등에 있는 10만여 명의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편,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은 임금 대부분을 '충성자금' 명목으로 북한 당국에 상납하고 일부만 본인이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구조 자체가 사용자와 노동자 간 갈등·긴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데다 코로나19 봉쇄에 따라 파견 기간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불만이 한계 수위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BBC “중국 체류 북한 노동자, 노예처럼 착취당해”]


영국의 BBC도 지난 2월 7일,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노예처럼 착취당하고 있다”면서 “숙소에 감금당한 채 주 6일·하루 12∼14시간씩 일하면서 원래 임금의 15∼20%만 받다가 그마저 지급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한 바 있다.


BBC는 현재 중국 동북지방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한다는 한 북한 노동자가 고영환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확인했다. 고 특보와 1년 이상 이메일을 주고받은 이 노동자는 “북한은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을 노예처럼 착취해 주 6일·하루 12∼14시간씩 일하게 만든다”면서 “자신이 미국·유럽의 고객들을 위해 밤새워 일하기도 하며 이 때문에 만성적인 불면증 등 여러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그가 처음 중국에 도착했을 때는 급여의 15∼20%를 직접 지급받았으나, 2020년 들어 급여 지급이 중단됐다. 그리고 밤에 노동자들이 탈출하지 못하도록 숙소에 가두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그는 또 관리자들이 성과가 좋지 않은 직원을 상대로 모두가 보는 앞에서 따귀를 때리거나 피가 날 때까지 구타하는 등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고 있다고 참상을 전했다.


이들은 또 “북한 당국이 북한 식당 여종업원들을 동원해 노동자들에게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고 특보에게 이메일을 보낸 북한 개발자는 “관리자들이 성과가 좋은 노동자들을 북한 식당으로 데리고 가서 여종업원을 골라 밤을 보내게 했다”고 전했다. 이런 방식으로 노동자들의 경쟁을 부추겨 그들이 돈을 더 많이 벌어오게 했다는 것이다.


[노동자 폭동 등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도 나타나]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중국 동북부에 있는 북한 식당 등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경을 엄격히 관리했던 북한이 작년 여름 (중국과) 왕래를 허용했지만, 귀국한 북한 노동자보다 새롭게 중국에 입국한 노동자가 적은 듯하다“며 ”중국이 북한 노동자 입국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정치 연구자인 이소자키 아쓰히토 게이오대 교수는 ”시진핑 정권에는 '북한 문제에서 필요 이상으로 미국과 대립을 심화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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