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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프랑스군,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 5가지 시나리오 마크롱, 한달새 5차례 ‘우크라 파병론’, 5가지 시나리오 2024-03-25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마크롱, 한달새 5차례 ‘우크라 파병론’, 5가지 시나리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불붙인 ‘우크라이나 파병론’이 유럽 곳곳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정보국장은 프랑스가 2000명 규모의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파병설을 더 구체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군 배치와 관련된 5가지 시나리오가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Le Figaro)’는 23일(현지시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기한 서방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과 관련해 프랑스군 배치 시나리오 5가지를 가정해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나리오 1: 우크라이나에 군수품 생산 공장 설립


피가로 지가 제시한 첫 번째 시나리오는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군수품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안을 꼽았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영국 방산업체 BAE 시스템스나 독일의 라인메탈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기갑차량을 수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같이 프랑스도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직접 무기 생산이나 유지 보수 작업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피가로는 이에 대해 “공장 설립은 군대가 직접 나서기보다 민간이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정부가 사실상 주도한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전쟁 직접 참여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국방부 장관도 지난 8일 라디오 RMC에 출연해 “프랑스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우크라이나 땅에서 부품이나 심지어 탄약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나리오 2: 지뢰제거와 군대 훈련위해 주둔하는 방안


피가로가 제시한 두 번째 시나리오는 지뢰 제거나 군대 훈련을 위해 프랑스군이 우크라이나 현지에 주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르코르뉘 장군은 앞서 같은 방송에서 “지뢰 제거나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자국 영토에서 훈련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방안이 상당히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은 프랑스군이 이미 프랑스와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을 훈련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런 훈련방식이 러시아군의 약화를 가속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시말해 지금 방식으로도 우크라이나군을 충분히 도울 수 있는데 구태여 우크라 현지로 들어가서 훈련시킬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시나리오 3: 곡물수출항구인 오데사 보호위한 군대파견


피가로가 제시한 세 번째 시나리오는 프랑스군이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 도시이자 곡물 수출 통로인 오데사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군대를 배치할 가능성이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인 르몽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2월 21일 국가 행사 뒤 엘리제궁에 모인 일부 손님들에게 ‘어쨌든 나는 내년에 오데사에 사람들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도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오데사 항구 정복 시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몰도바로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다시말해 글로벌 곡물가격 안정이라는 명분 때문에 흑해에서의 러시아 해군의 공격을 막기 위해 프랑스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와 관련해 파리정치대학의 니콜라 텐제르 교수는 “프랑스군이 오데사에 배치될 경우 러시아가 오데사를 손에 넣을 방법은 없겠지만, 미사일 공격을 늘릴 수는 있다”며 “러시아군과 직접 대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흑해 상황으로볼 때 우크라이나군이 지속적으로 러시아 흑해함대를 공격하면서 사실상 흑해함대가 작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만약 프랑스군까지 투입된다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송로는 확고하게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프랑스군 개입과 관련해 국제적 명분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나리오 4: 우크라 일부 지역에 보호구역을 설정하는 방안


피가로가 제시한 네 번째 시나리오는 프랑스군이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서 보호 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면, 벨라루스와의 국경이나 헤르손, 하르키우 같은 수복 지역에 프랑스군을 배치해 러시아군이 진격하지 못하도록 방어선을 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군이 자주 공격하는 민간 지역을 보호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중심부에서 보호 구역 작전은 현재로선 꿈같은 이야기”라거나 “우리(프랑스) 군이 공격받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 말 그대로 4번째 방안은 그야말로 어정쩡한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할 것이다.


*시나리오 5: 프랑스군의 전면 투입, 전쟁 참여


마지막 다섯번째 시나리오는 프랑스군이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러시아에 맞서 싸운다는 방안으로 사실상 가장 가능성이 떨어지는 안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군사 전략 연구원인 줄리아 그리뇽은 피가로에 “이 경우 프랑스는 전쟁의 당사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국방부와 가까운 한 군사 전문가 역시 “이는 러시아에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한 피가로는 “전투 병력을 투입할 경우 무기 생산을 급격히 늘려야 하고, 현장에선 서로 다른 방식을 가진 두 나라 군대가 언어 장벽을 넘어 협력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면서 “아울러 동맹국의 지원 없이 프랑스 혼자 전투 병력을 파병할 수는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고 밝혔다.


피가로는 이어 “이런 모든 시나리오에 공통으로 수반되는 건 마크롱 정부가 짊어지게 될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라면서 “프랑스군을 파병하려면 여론을 설득해야 하고, 만일의 경우 프랑스군 측에서 사상자라도 나올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프랑스인들은 프랑스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26일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 서방 군대 파병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 유럽1과 쎄뉴스(CNews) 등의 의뢰로 여론조사 기관 CSA가 프랑스 국민 1천14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76%가 프랑스군 파병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프랑스군의 전투 참여 방안에 강력 반발하는 러시아]


한편, 마크롱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와 관련해 러시아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표트르 톨스토이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 부의장은 21일(현지시간) 보도된 프랑스 BFM TV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인들이 3차 세계 대전을 도발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최악의 경우 핵미사일 공격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톨스토이 부의장은 이어 “모스크바에서 파리까지 핵폭탄이 날아가는 시간이 2분조금 넘게 걸린다”면서 “러시아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 국가의 안보를 보장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마크롱의 의견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오는 모든 프랑스 군인을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엔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이 “프랑스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려고 준비하고 있고 초기에 약 2천명 병력을 보낼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국방부는 “허위 정보 작전”이라고 일축했다.


[이탈리아 부총리도 프랑스군 파병론에 우려 표명]


이런 가운데 프랑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탈리아의 친(親)푸틴 부총리도 마크롱의 우크라 파병론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AFP통신은 이탈리아의 극우 정당 동맹(Lega)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서방 병력의 우크라이나 파병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유럽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매우 위험하고 과도하며 균형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물론 총리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아니기 때문에 살비니 부총리의 발언이 이탈리아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만약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대파견을 공식화한다면 유럽내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말해준다.


이런 가운데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교장관까지 지난 20일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큰 나라들의 군대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있다“며 ”폴란드어에 모두가 아는 비밀을 뜻하는 ‘타옘니차 폴리시넬라’란 말이 있다“고 말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마크롱 대통령이 ‘외교적 파괴자(diplomatic disruptor)’라는 비판 속에도 한 달 새 다섯 차례 파병 발언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약한 미국’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BBC는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가 공격성을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본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더 이상 동맹국으로 신뢰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판단해 일부러 강경한 어조로 유럽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19일 마크롱 대통령 전속 사진작가 소아지그 드 라 무아소니에르의 인스타그램에는 마크롱 대통령이 강렬한 표정으로 팔뚝을 드러내며 복싱하는 사진이 두 컷 올라왔다. 이에 대해 BBC는 “이 사진은 자신의 건강함을 보여 주려 웃통을 벗고 계속 사진을 찍는 크렘린궁의 적수(푸틴)에게 인상을 남길 것”이라고 평했다.


또한 마크롱의 우크라 파병론은 국제사회에서 프랑스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취지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도미니크 드빌팽 전 프랑스 총리는 프랑스 BFM TV에 “우리는 외교 싸움, 영향력과 신뢰를 위한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면서 “마크롱의 우크라 파병론은 이를 만회하려는 행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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