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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만 국방장관의 폭탄 발언, “대만에 미군 주둔중” 중국 코앞, 샤먼 건너편 진먼섬에 美특수부대 진주 2024-03-23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국 코앞, 샤먼 건너편 진먼섬에 美특수부대 진주]


대만군과 중국인민해방군 사이에 대만해협에서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의 국방부장(장관)이 중국 본토 바로 코 앞의 진먼섬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격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당장 중국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1일(현지시간) “대만의 추궈정 국방부장(장관)이 중국 본토 해안도시인 푸젠성(省) 샤먼과 불과 4.8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진먼섬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면서 “미군의 주둔은 상호 관찰을 위한 것으로, 우리가 가진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 방법을 찾아내며, 미군의 장점을 인식하고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진먼섬은 대만 본섬과는 161㎞ 정도 떨어져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대만은 2027년까지 중국의 침공이 일어날 수 있다는 미국 관리들의 우려 속에 '프로그맨'으로 알려진 수륙양용 병력을 진먼 제도와 다른 외곽 섬에 주둔시키고 있다.


추궈정 국방부장은 이날 최근 대만의 정예 군인들이 주둔하는 진먼섬에서 미군 특수부대 훈련이 진행 중이라는 한 온라인 출판물의 보고서에 대한 답변을 하던 중 사실상 미군 주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추궈정 부장의 이날 발언이 몰고 올 파장이다. 사실 미국은 그동안 대만의 주요 섬인 포모사에서 대만군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미 국방부는 중국 해안 도시 샤먼 코 앞인 진먼 군도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다. 따라서 추궈정 부장의 이날 발언이 실수로 튀어 나온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발언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중국이 이에 대해 강경하게 반발할 것임은 틀림없기 때문에 이를 둘러싸고 중국군의 위협이 지금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일단 미 국방부의 마티 마이너스 대변인(중령)은 “특정 작전이나 훈련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면서 “대만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확고하며 대만 해협 및 지역 내 안정 유지에 기여한다”라고 말했다.


[화약고로 부상한 진먼도, 충돌 티핑 포인트 될 수도]


문제는 그리안해도 진먼도로 인해 중국과 대만 사이에는 냉랭한 기류가 감싸면서 충돌 일보직전까지 갔었는데 이 긴장은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최근의 일이 중국의 설인 춘절 연휴가 한창이던 지난달 14일 발생한 자국 어민 사망 사건이다. 대만 관할인 이곳 해역에 무단 진입한 중국 어선이 대만 해경의 단속에 불응하고 도주하다 뒤집혀 어민 4명이 물에 빠졌고, 이 중 2명이 숨졌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대만 해경 선박의 과잉 추격과 충돌로 인해 어선이 침몰했을 것이라면서 대만 해경에 책임이 있다고 보지만, 대만 측은 도주하던 중국 어선 잘못으로 불상사가 빚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사건이 벌어지자 중국측은 이를 핑계로 진먼도 인근 해역에 이틀 연속 함정을 투입하며 무력 시위에 나섰다. 이에 맞서 대만은 이번 주 해상 실탄 사격 훈련을 예고하는 등 양안 사이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8시 54분에도 중국 해경 함정 4척이 진먼도 금지·제한 수역에 진입했고, 대만 해경 함정의 퇴거 방송 등 대응 조치 이후인 10시 6분 해당 수역을 벗어났다고 대만중앙통신이 17일 전했다. 중국 해경은 앞서 15일에도 진먼도 남쪽 해역에서 순찰 활동을 벌였다.


이를 계기로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만 위협도 강도를 더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20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사이 중국 군 항공기 32대와 함정 5척이 타이완 주변에서 작전 중인 것이 포착됐다. 특히 이 가운데 항공기 20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남서쪽과 남동쪽, 동쪽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14일에도 하루 사이 군 항공기 26대와 함정 10척을 대만섬 인근에 보내는 등 대만 인근에서 크고 작은 군사활동을 거의 매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으로 인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언제 양측이 충돌한다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미-대만 합동군사훈련 진행, 상시 주둔은 처음]


사실 미군이 대만에서 군사적 지원을 위한 일시적 주둔은 가끔 있어왔다. 지난 2021년 5월 16일에도 대만의 연합보(聯合報)는 “미 육군의 안보지원여단(SFAB) 병력이 대만에 상주하면서 대만군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연합보는 이와 함께 “지난 2021년 4월 미육군 안보지원여단(SFAB) 병력이 대만 북서부 신시주(新竹市) 후커우(湖口鄉)에 있는 대만 육군 북구연합훈련시험센터(北區聯合測考中心)에서 공동으로 대대적인 훈련도 실시했다”고 전했다.


연합보 등 현지 언론들은 “미육군 안보지원여단(SFAB) 병력이 군사고문단 자격으로 대만 육군의 각 병과별 훈련생 교육과 함께 ‘지상작전과 해·공연합작전(地面作戰與海空通聯)’의 시범도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연합보는 “미 육군이 대만군의 혼성대대(聯兵營) 훈련에 실제로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미군 훈련은 사실상 대만군의 전투능력을 향상시키고 주로 대만의 후방 안보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투입되었다는 점에서 중국군도 그렇게 심각하게 반응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진먼도에의 미군 주둔은 상황이 다르다. 물론 아직까지 진먼섬에 주둔하는 미군의 규모나 활동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규모에 관계 없이 중국 바로 코 앞에 미군이 상시 주둔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경천동지할 사안이라 아니할 수 없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것이다.


일단 외신은 “대만 국방부장의 이 같은 발언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중국과 대만 사이에 벌어지는 적대적 행위가 고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진먼도의 미군주둔, 전쟁시 인계철선 역할할 수도]


여기서 주목할 점은 진먼도에 주둔하는 미군의 역할이다. 사실 중국의 코 앞에 미군이 주둔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진먼도 방어만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중국 본토 바로 앞에 위치한만큼 다양한 대 중국 정찰을 포함해 중국군에 대한 세세한 정보 수집 활동도 할 가능성이 많다.


또한 만약 중국군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가장 먼저 진먼도를 공격할 것이기 때문에 그곳의 미군이 희생된다면 이로 인해 미군의 개입을 유발시키는 인계철선(引繼鐵線, trip wire)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미국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군사를 개입시켜 방어할 것이라고 약속해 왔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대만 수호’라는 백마디 말보다 실제적으로 미군이 대만의 최전선에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가 대만에 훨씬 더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진먼도에의 미군 주둔이 의미를 갖는 것이다.


[긴장이 고조될 수 밖에 없는 진먼도]


일단 진먼도에 미군이 상시 주둔한다는 사실이 대만 국방부장의 발언으로 드러난 이상 진먼도는 어쩔 수 없이 중국과 대만간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화약고이자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했다.


사실 진먼도는 태생부터가 중국과 대만간의 티핑포인트이기도 하다. 진먼섬은 중국 남동부 해안과 가까워 대만의 군사적 요충지로 꼽힌다. 1949년 중국 국민당을 이끌었던 장제스가 마오쩌둥의 인민해방군에 밀려 대만으로 쫓겨났을 당시, 최후의 방어선으로 설정한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만은 1949년 중국과의 내전 이후에도 진먼섬을 실효 지배하고 있으나, 진먼섬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대만의 산발적인 교전은 끊이지 않았다.


1959년 제2차 대만해협 위기 당시에도, 중국 인민해방군은 샤먼이 있는 푸젠성에서 약 48만 발의 포탄을 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1979년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공식화하면서 무력 도발을 멈췄다.


그러니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을 정복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단추로 진먼섬을 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진먼섬에는 초긴장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그곳에 미군까지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니 중국에게는 진먼섬이 눈엣가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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