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메뉴 닫기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
[정세분석] 中시진핑의 도발, “달러패권 무너뜨리겠다!” 중동 17개국과 몰아치기 정상회담한 中시진핑 2022-12-12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중동 17개국과 몰아치기 정상회담한 中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3박 4일간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을 마치고 10일 귀국했다. 시 주석은 순방 기간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는가 하면 최소 17개국 정상과 연쇄 정상회담을 하며 아랍권과의 관계를 다지며 외교 고립 탈피에 주력했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시 주석은 지난 8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왕궁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에너지·정보통신·인프라를 망라하는 30개 이상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시진핑 “위안화로 원유 결제 추진”]


이런 가운데 시진핑 주석은 지난 9일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에서 “향후 3~5년 동안 (중국은)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로부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늘릴 것”이라며 “상하이 석유·천연가스 거래소(SHPGX)를 충분히 이용해 원유와 천연가스의 위안화 결제를 추진[開展]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사우디에 원유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지만, 이를 시진핑 주석이 직접 공개적으로 그런 뜻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미국을 향한 중대한 도발로 여겨진다.


국제사회에서 1974년 석유 파동 이후 원유 결제는 미국 달러화로 하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이러한 ‘페트로 달러’ 체제는 달러가 글로벌 통화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준 핵심 축이었다. 그런데 중국이 원유 거래에 위안화 결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달러 패권이라는 견고한 체제를 허물어 버리겠다는 뜻이어서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미국의 ‘신비로운 길’과 공포의 균형]


시진핑의 도발이 왜 문제가 되는지는 미국이 가지고 있는 ‘미국 중심의 세계화 전략’이라는 것을 알면 쉽게 이해가 된다. 이 전략은 어쩔 수 없이 ‘미국우선주의’를 추구하도록 만든다. 이 내용을 이해하게 되면 ‘미국을 능가하겠다’고 나서는 중국에 대해 미국이 왜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다.


1989년 구소련과의 냉전 체제가 무너지면서 전 세계의 국경이 열리고 세계화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 때 미국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를 주도하는 나라로서 아주 의미있는 시스템을 만들게 된다.


미국만이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는 개념의 이 시스템을 2004년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은 ‘신비로운 길’이라 했고, 이를 통해 ‘공포의 균형’이 이루어진다고 표현했다.



이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제조업 기반이 약한 미국은 공산품과 원자재를 수입할 때 그 대가로 달러를 중국 등 신흥국에 지급하면서 기초적인 자본순환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수출대금으로 달러를 받은 신흥국은 그 달러로 미국의 국채, 그리고 주식 등을 매수하면서 미국에 투자를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과정에서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가 자동으로 해결됨과 동시에 달러가 다시 유입됨으로 인해 자금까지 풍부해지는 역설적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이 ‘기축통화국’만이 갖는 최대의 혜택이다.


이렇게 미국내에 자금이 풍부해지면 소비도 늘어나게 되고, 이를 통해 미국은 고성장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미국은 다시 일부 자금들을 미국 이외 국가의 주식·채권이나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에 재투자를 함으로서 또다시 달러 자본의 2차 자본순환이 일어난다.


미국은 바로 이러한 자금을 통해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주식들을 매수한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니 지금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은 60%에 이른다. 미국은 이렇게 전 세계의 우량기업들에 재투자를 하게 되고, 그 회사들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은 다시금 미국으로 유입되는 효과까지 얻게 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 때문에 1990년대 후반 대한민국을 포함해 미국과의 교역을 통해 흑자를 기록한 나라의 흑자액 70% 정도가 다시 미국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미국 시대의 종말’이라는 책을 쓴 찰스 A. 쿱찬의 분석이 그렇다.


이러한 미국 중심의 선순환 구조를 ‘신비로운 길’이라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미국은 자신들의 경제력보다 훨씬 더 많이 소비하지만 그렇다고 자금이 부족하지도 않다. 왜냐하면 그 부족할 수밖에 없는 자금을 공산품을 수출한 바로 그 나라가 대신 갚아 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미국을 제외한 어느 나라에서도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신비로운 길’이 만약에 무너진다면 전 세계 경제는 재앙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비로운 길’의 또다른 이름이 바로 ‘공포의 균형’인 것이다.


미국은 바로 이러한 ‘신비로운 길’을 강력하게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의 무역항로를 개척했고, 또 그를 장악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곳곳에 미군을 보내 지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개척하고 지키고 있는 이 무역항로를 통해 전 세계가 손쉽게 무역을 할 수 있다. 그것이 전 세계 경제에 결국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역로를 미국이 지켜주는 대신 결제를 달러로 하는 것이다. 그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러한 달러 결제 시스템을 전 세계가 필수적으로 수입해야만 하는 원유 무역에서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미국의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는 사우디 왕가와 비밀계약을 맺어 사우디 왕가를 지켜주는 대신 사우디 원유는 반드시 달러로만 결제하도록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맺은 페트로 달러(petro Dollar system) 시스템이다. 바로 이 시스템 때문에 신흥국들은 반드시 달러를 통해서만 원유를 구매할 수가 있다. 그러면서 달러가 기축통화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달러를 중심으로 한 무역체계를 확실하게 세우기 위해 3가지의 중요한 기축시스템을 만들어 미국의 패권을 지키고 있다.


①강력한 국방력을 통한 무역로 확보


미국의 국방력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 세계 국방비 총액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지출을 하고 있다. 이러한 국방비로 전 세계 800여 곳에 미군기지를 확보하고 전 세계의 무역체계를 지키고 있다.


②확고한 금융패권을 통한 무역 시스템 유지


미국의 또다른 힘은 금융패권으로 지켜진다. 세계 최고의 ICT 기술과 결합해 전 세계의 금융망을 쥐고 흔든다. 그래서 미국의 금융망을 통과하지 않고 무역하기가 쉽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이는 달러를 기축통화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③전 세계 국제기구와 미디어의 장악


또 하나, 전 세계의 무역패권을 미국이 장악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바로 미국의 통제하에 있는 국제기구들과 미디어가 만들어 내는 미국적 가치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와 개인적 자유주의를 지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의 도발, 달러 패권체제 무너뜨리겠다는 것]


그런데 시진핑 주석이 사우디에 원유 수입 대가로 달러가 아닌 위안화로 결제하겠다는 것은 바로 미국이 이렇게 만들어 놓은 무역패권에 정면으로 도전하면서 미국 중심의 무역시스템을 파괴하겠다는 의미다.


사실 미국 중심의 ‘신비로운 길’이라는 무역 패권을 깨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론적으로는 전 세계의 무역을 자국 통화로 하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제일 먼저 원유 거래를 페트로 달러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자국 통화로 하게 되면 미국의 ‘신비로운 길’은 자연스럽게 무너진다. 또 미국이 개척하고 지키고 있는 무역항로가 아니라 자신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무역항로를 통해 거래를 하면 미국 중심의 모든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이 바로 그러한 시도를 실제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상하이 원유 선물거래소를 통해 페트로달러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자국 통화로 상품 결제를 하고 있다. 디지털화폐라는 새로운 결제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중국이다.


사실 2014년부터 시진핑 주석이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은 사실 미국 중심이 아닌 중국 중심의 무역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를 이번 사우디 방문에서도 적극 강조했다.


지금 중국이 계획하고 있는 일대일로는 전 세계 62개국, 전 인구의 63%인 44억 인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GDP는 전 세계의 29%인 21조 달러에 이른다.


그리고 중국은 이러한 일대일로를 지키기 위해 미국과 마찬가지로 지부티,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의 군대를 파견하고 항구를 조성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패권 도전에 침묵한다는 것은 곧 미국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고, 중국 중심의 세계화를 용인하겠다는 발상이나 다름없다.


미국이 이를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리 없다. 미국도 미래 운명을 건 생존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시진핑 주석이 사우디에 제안한 원유 수입에 대한 위안화 결제방안을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고, 또다시 미국 패권에 도전하려는 중국에 대해 미국은 사활을 걸고 더욱 더 강력하게 대 중국 압박을 펼쳐 나갈 것이다. 그래서 시진핑이 또 실수를 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TAG

사회

국방/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