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메뉴 닫기

주소를 선택 후 복사하여 사용하세요.

뒤로가기 새로고침 홈으로가기 링크복사 앞으로가기
[정세분석] 중국의 자충수, 거세진 탈중국 바람 마오쩌둥 시대로 돌아가는 한 중국에 희망은 없다! 2022-01-26
추부길 whytimespen1@gmail.com



[글로벌 공급망 재편속 탈중국 가속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중국 바람이 새해 들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2일 세계 1위 카메라 제조업체인 캐논이 3대 해외 생산기지 중 하나인 광둥성 주하이 공장의 철수를 전격 발표했다.


캐논 주하이 공장은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 렌즈, 이미지센서 등을 생산하는 곳으로 공장 면적만 20만㎡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이고 직원도 한 때 1만명을 넘기면서 연간 1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캐논에게 있어서는 핵심 공장이었는데 이를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캐논은 이미 탈중국을 결심하고 직원수를 서서히 줄여왔다. 그래서 지금은 겨우 1천여 명만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캐논이 탈중국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캐논에서 생산한 카메라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 지역의 소수민족 감시와 탄압에 이용되고 있어서 미국과 일본 정부의 압박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바로 캐논의 주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소형 디지털 카메라가 바로 중국내 인권탄압에 쓰여졌다는 것이다.


연이어 14일에는 독일의 자동차업체인 폴크스바겐이 중국 이치(一汽) 자동차 등과 합작으로 세운 텐진의 연산 30만대 규모의 자동차 생산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19일에는 일본의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가 “세계 최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체이자 아이폰 부품 공급사인 일본 무라타제작소는 2023년 10월 태국에 새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회사가 태국에 대규모의 공장을 세우는 이유는 바로 매출 절반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탈중국을 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국에 짓는 공장 크기도 지금의 상하이 인근의 우시공장과 같은 규모로 짓게 되고 앞으로 성장거점을 인도-태평양지역으로 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나카지마 노리오 사장은 “미국이 중국에 기술 제재를 가한 것처럼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결정 이유로 들었다. 이어 “애플과 같은 주요 고객사도 중국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나카지마 사장은 그러면서 지정학적 이유와 함께 인구통계학적 문제도 꼽았다. 그는 “오늘날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는 중국이지만, 2030년엔 인도가 될 것이고 나아가선 아프리카가 될 것”이라며 “이들 경제가 미국이나 중국과 함께 할지 알 수 없는 만큼 우린 두 시나리오 모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작년 연말에는 세계 1위 타이어 회사인 일본 브리지스톤이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을 폐쇄한 바 있다.


또한 일본 제조의 상징이었던 도시바도 중국 사업을 지난해 말까지 모두 정리했다. 중국 내 첫 생산공장인 다롄(大连) 공장을 지난해 9월 폐쇄한 데 이어 24개 도시에 진출한 33개 공장도 모두 철수했다. 도시바가 중국에 진출한 지 30년 만의 대철수다. 연구개발 기구와 정밀 공장은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자동차용 전장과 가전은 베트남으로 옮겼다.


이렇게 일본기업의 중국 시장 철수에 기름을 부은 게 지난 2020년 6월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코로나19 이후 중국 생산설비를 옮기는 기업에 대해 22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곧바로 87개 일본기업이 중국을 떠났고 지난해 7월의 2차 신청때는 무려 1670개 기업들이 역시 탈중국을 신청했다.


대만 기업들 역시 중국 내 공장을 철수하고 미국과 인도, 베트남 등지로 생산 기반을 옮기면서 탈중국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협력업체로 유명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도 탈중국을 하고 있다. 폭스콘은 이미 미국, 인도, 베트남, 멕시코 등지에 생산기지를 건설했거나 건설할 예정이다.


그런데 폭스콘의 탈중국 바람은 중국에겐 치명타다. 폭스콘이 고용했던 종업원수만 100만명이 넘는데다가 2020년 기준 중국 수출액의 4.1%를 차지했던 기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1월 IBM도 중국 연구소를 폐쇄했고, 독일 대형 전기회사인 한닝(Hanning)도 선전(深圳)공장을 인도로 옮겼다.


한국 기업들의 탈중국 바람은 이미 진행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부터 후이저우 스마트폰 공장, 쑤저우 LCD 공장과 컴퓨터 제조 공장 등을 폐쇄했고, 지난해에는 삼성중공업이 중국 닝보 공장 문을 닫았다.


[변화 읽지 못한 애플의 딜레마, 탈중국의 반면교사]


이렇게 탈중국 바람이 거세지는 가운데 그동안 너무 중국에 올인해 ‘애플이 차이나 수렁에 빠졌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탈중국도 못하고, 베이징에 발목이 잡힌 애플이 반면교사가 되면서 오히려 탈중국을 재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나 트위터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과 개인정보 등에 대한 요구 등이 강해지자 결국 탈중국을 선언하면서 중국 시장을 미련없이 버렸다. 그러나 애플은 정작 미국내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빌미로 대테러용으로 아이폰 암호해독 기술을 요구한 연방수사국(FBI)의 요청까지 거부했으면서도 중국의 요구에는 순한 양같이 모든 정보들을 다 제공하기로 했다.


애플이 이렇게 스스로의 원칙을 모두 허물게 된 배경에는 탈중국을 하지 못하고 중국에 올인한 탓이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애플의 경영권을 잡은 팀 쿡이 스티브 잡스의 후광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시장에 무리하게 승부수를 던졌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 애플 내에서도 “새로 권력을 잡은 시진핑이 과거의 장쩌민이나 후진타오 같지 않고 反시장적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차이나 리스크’를 경고했지만 팀쿡은 이러한 경고를 듣지 않아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애플의 딜레마는 지금 수많은 글로벌 기업에 반면교사로 작용하면서 탈중국을 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탈중국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서강대 안세영 명예교수는 최근 한 신문에 보낸 기고 글에서 탈 중국을 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 첫째는 지난 20년 넘게 누려왔던 세계 자유무역 체제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속에서 미국과 중국 경제라는 쌍두마차가 이끄는 선순환 속에 자유무역을 누려왔다. 그러나 중국의 미국에 대한 패권도전이 노골화되면서 미국이 WTO체제에 등을 돌리면서 미중간 디커플링이 가속화되고 있다.


둘째는 “기업은 ‘가장 값싸게 제품을 생산하는 나라에 투자하면 된다’는 세계화의 환상이 깨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미중간 협력관계가 이어질 때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값싼 제품들을 공급해 왔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경제가 곧 안보’인 시대에는 당연히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필연적이다.


심지어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중소기업은 인스턴트 커피를 만드는 데 주로 쓰는 ‘스프레이 드라이어’를 아무 생각 없이 중국 기업에 팔았다가 회사 간부가 구속되는 수난을 당했다. 이유는 이 장비가 바이오 무기로 전용될 수 있어서다. 이것이 지금의 국제 정세다.


셋째로는 “빅데이터 정보 전쟁이 갈수록 기업의 글로벌 경영을 얽어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빅데이터를 지배하면 인공지능을 지배하고, 인공지능을 지배하면 미래를 지배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이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 왔다. 세계 최대의 바이오 관련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는 베이징게놈연구소(BGI)도 그래서 만들어졌다.


문제는 중국정부가 2017년 만들어진 국가정보법과 사이버보안법을 내세우면서 알리바바 같은 자국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의 고객정보까지 통제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정책에 순응한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애플이다.


그런데 지금 테슬라도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중국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8개의 카메라와 12개 초음속 센서를 단 테슬라 전기차의 방대한 정보를 통제하려 하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정부 스스로가 자초한 이러한 글로벌 경제 체제의 변형은 어쩔 수 없이 탈중국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변화해 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중국의 강점이었던 저임금 체제마저 무너졌다. 당연히 원가 부담이 커지게 되었다. 여기에 현지 진출 외국 기업의 기술을 베낀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 상승으로 경영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바람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탈중국의 모델, 한미 배터리동맹]


이렇게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이 배터리동맹을 결성해 주목을 끌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빅3′(GM·포드·스텔란티스)와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가진 한국 배터리 3사가 약 30조원을 합작투자해 연 330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전기차 400만대 이상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고속 성장할 미 전기차 산업이 한국 배터리에 의존하게 되는 것으로 빅3뿐 아니라, 현대차·혼다 같은 업체들도 미국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한국 배터리사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한미 합작의 배터리 공장 건설이 의미를 갖는 것은 핵심 소재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배터리 업계가 미국과 함께 자원·소재 개발에 나서면 ‘중국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한국 배터리 업계가 핵심 소재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양대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중간재인 전구체(니켈·코발트·망간을 섞은 가루), 음극재를 만드는 흑연을 대부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미국과의 배터리 동맹 결성으로 인해 이러한 문제점들을 상당히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국과 손을 잡고 미 완성차 업체들과 미국이나 호주·동남아 등 중국 이외 지역에서 코발트·리튬·니켈·흑연 등 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한미배터리동맹은 미국과 경제 안보 동맹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 마치 대만이 반도체로 인해 든든한 미국의 보호막이 형성되는 것처럼 한국도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 동맹이 강화된다면 한미간 경제안보의 핵심축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마오쩌둥 시대로 돌아가는 한 중국에 희망은 없다!]


사실 중국내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러시에 깊은 우려를 하는 이들이 있다. 리커창 총리와 류허 부총리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각종 지원책 같은 당근을 제시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시진핑 주석이 내세우는 ‘마오쩌둥 시대로의 회귀’ 정책들이 ‘기업할 수 없는 중국’으로 만들고 있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중국제조 2025’를 통해 반도체, 전기차 등 주력 산업에서 자국 기업 점유율을 70~80%까지 높이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외자기업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러니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미련 없이 보따리를 싸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내 외자기업들이 직접 고용한 인원들만 4500만명이 넘었다고 하는데 이 틀이 무너진 후 다가올 후유증을 시진핑 주석은 생각이나 해 봤을까?





TAG

사회

국방/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