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좌초'된 필리핀 선박 '시에라 마드레'함[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해경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구역에서 병력 교체와 생필품 전달을 시도하던 필리핀 해안경비대 선박을 차단하며 또다시 물리적 마찰을 일으켰다.
장뤠 중국 해경국 대변인은 25일 자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필리핀 측이 기존의 사전 약속을 깨뜨린 채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로 보급선을 기습 침투시켰다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자국 해경 부대가 현장에서 밀착 추적과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한편 경고 방송을 실시하는 등 현장 대응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이번 움직임을 명절 대목을 노린 의도적 자극이자 지역 내 평화적 질서를 위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해당 해역에서 주권 수호를 위한 단속 행위를 지속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반면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전날 발생한 대치 상황과 관련해 중국 해경 및 해군 함정들이 위험천만한 방해 공작을 벌였다고 반박 성명을 냈다. 필리핀 당국은 주둔 병력의 신상 교대와 인도적 물자 공급을 위한 합법적 이동 과정에서 중국함들이 무리하게 접근해 자국 대원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이러한 간섭 행위가 1972년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REGs)을 비롯해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정면으로 어긴 것이며, 지난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내린 법적 판결 근거에도 전적으로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양국의 갈등 무대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는 1999년 필리핀이 노후 상륙함인 '시에라 마드레'호를 의도적으로 좌초시킨 뒤 해병대원을 상주시키며 실효적 지배를 유지해 온 거점이다. 중국은 이를 무단 점유로 간주하며 군함 철거를 지속 요구해 왔으며,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권리를 주장하는 필리핀과 수차례 물대포 발사 및 선박 충돌을 겪어왔다. 양측은 2024년 인도적 물자 수송에 관한 임시적인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해상 현장에서는 여전히 일시적 물리적 돌발 상황과 비난전이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관습적 '남해구단선'을 내세워 영유권을 넓히고 있으나 헤이그 PCA는 이에 법적 효력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필리핀이 미국, 일본 등 우방국과의 안보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공조 순찰을 확장하자, 중국 역시 관영 관제 방송(CCTV)을 동원해 스카버러 암초 보호구역 내 완산함 등 중형 함정의 무력 시위 광경을 공개하며 응수에 나섰다. 역외 강대국들의 개입과 군사적 밀착이 가속화함에 따라, 수역 내 해공군 전력 배치가 증강되면서 남중국해 일대의 안보적 불안정성은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