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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붕괴 홍수 속 수력발전소 터널 매몰 노동자 9일 만에 생환 - 칠흑 같은 매몰 터널서 흙탕물 버티며 9일 만에 극적 구조 - 동료 대피시키다 고립… "혼자 도망치는 건 옳지 않았다" - 네팔·중국 국경 지대 빙하 붕괴로 7천여 명 사망·실종
  • 기사등록 2026-09-12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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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터널서 9일 만에 구조된 산제이 사(맨 왼쪽)씨와 가족들[로이터=연합뉴스]

네팔 수력발전소 터널 내부에 갇혔던 30대 노동자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흙탕물을 마시며 견딘 끝에 매몰 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의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에서 기계 반장으로 근무하던 산제이 사(30)씨가 매몰 9일 만인 지난 4일 네팔 구조대에 의해 터널 밖으로 무사히 구조됐다. 그는 구조 당시 온몸이 진흙투성이인 상태였으며 현장에서 구조대원의 부축을 받아 일어선 뒤 헬기를 통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사씨가 근무하던 수력발전소 터널은 지난달 26일 네팔과 중국 국경 지대를 덮친 대규모 홍수로 인해 진흙과 잔해에 완전히 파묻혔다. 3년 넘게 발전소에서 일해 터널 내부 지형에 밝았던 그였지만, 갑작스러운 수해로 내부 벽이 무너지면서 기존 구조가 형체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바뀌어 자력 탈출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다.


터널 내부에 고립된 사씨는 시야 확보가 되지 않는 극한의 환경에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이동을 최소화한 채 한 자리에 머물렀다. 식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바위 사이로 스며 나오는 물과 흙탕물에 의존해 버텼으며, 어둠 속에서 시간 감각을 잃어 구조될 당시 이틀이나 사흘 정도가 지난 것으로 체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동료들을 먼저 대피시키는 과정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터널 내 통제실에 갇힌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 직후 인터뷰에서 사씨는 "다른 사람들을 대피시키려다가 빠져나오지 못했다"며 "그렇게 큰 사고가 났을 때 나 혼자 도망치는 것은 옳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씨는 외부의 구조 소식이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가족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회상했다. 그는 "스스로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계속 되뇌면서 밖에서 가족이 더 큰 고통을 겪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아내와 어린 딸을 향한 그리움이 생존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네팔 카트만두 육군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사씨는 자신은 목숨을 건졌으나 함께 일하던 동료 일부가 홍수에 휩쓸려 희생된 사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대부분 시간 동안 눈을 감고 있었어요. 실수로 미끄러지거나 무언가에 부딪혀 눈을 다칠까 봐 두려웠습니다"라며 참혹했던 고립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이번 참사는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랑탕리룽산 해발 5,200m 지점에서 폭 600m 규모의 빙하가 암석과 함께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거대한 빙하 붕괴로 형성된 토석류가 산비탈을 따라 하류를 덮치면서 네팔과 중국 티베트자치구 일대에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다. 현재까지 파악된 인명 피해 규모는 사망자 1,400여 명, 실종자 5,600여 명에 달하며 현지에서는 대규모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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