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이란 테헤란의 한 주유소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정부의 급격한 연료 가격 인상 조치가 현지 운송 종사자들의 집단 파업과 도로 점거 시위를 부르고 있다.
미국과의 갈등 및 경제 제재가 불러온 심각한 경제적 난국에 대응하고자 이란 당국은 지난 7일 기준 할당량을 넘어서는 차량용 휘발유 공급 가격을 기존 대비 두 배 수준인 리터당 약 0.04달러로 전격 조정했다. 지난 수년간 연료 보조 혜택을 지속적으로 줄여온 상황에서 단행된 이번 가격 조치는 월평균 소득이 100달러 안팎에 불과한 대다수 서민 운전사들의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이란 전역에서는 운송 노동자들의 강력한 저항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현지 노조 단체에 따르면 이 날 이란 동부 케르만주 일대에서는 택시 운전사 120명이 연료 할당량 감축 조치에 반발하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등록 기사만 300만 명에 달하는 이란 최대의 차량 공유 및 배달 플랫폼 '스냅' 소속 운전사들 역시 전국 각지에서 일거리에 손을 놓고 동량의 시위를 벌였다. 서부 산업 거점인 아라크에서는 스냅 기사 수십 명이 지방정부 청사 앞에 모여 생계 불능 상태를 호소했고, 셈난 지역 주요 도로에서도 대규모 차량 행렬 시위가 펼쳐졌다.
국가 물류의 핵심 거점 역시 마비 위기에 봉착했다. 이란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상당수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 반다르 항구의 트럭 운전사들은 운전자 노조 성명을 통해 당국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연료비 인상 부담이 오롯이 기사와 그 가족의 개인 지출로 전가되고 있다며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전면적인 업무 중단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가격 인상 직전 주유소마다 기습적으로 차량이 몰려들며 전국 곳곳에서 연료 고갈 사태가 빚어졌다. 기사들은 과거 미국과의 치열한 교전 상황에서도 겪지 못했던 극심한 연료 난을 호소하고 있다. 잘랄 무사비 이란 국립 트럭운전자협회 부회장은 관영 매체 인터뷰를 통해 기사들이 전쟁 중 미사일이 빗발치는 위험 속에서도 물류 수송을 멈추지 않았으나, 정작 현재는 주유를 위해 수 시간씩 줄을 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