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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머저르 신정부, 러시아 외교관 10명 집단 추방 - 친러 정책 끊고 유럽 주류 복귀 - 안보·주권 수호 명분 외교관 추방 - 에너지·원전 등 내부 혼란은 과제
  • 기사등록 2026-09-09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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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아니타 헝가리 외무장관[EPA=연합뉴스]

머저르 페테르 신임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 새 정부가 대규모 러시아 외교 인력에 대한 추방령을 전격 발동하며 지난 16년간 이어져 온 전임 정권의 친러시아 외교 기조와 완전히 갈라섰다.


오르반 아니타 헝가리 외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자국 영토 내에서 수용할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러시아 외교관 10명을 외교상 불리적절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쫓아낸다고 공표했다. 외교 당국은 자국의 안전 보장과 국가 주권을 지키기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인원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불법 공작에 관여했는지, 혹은 구체적인 출국 시한이 언제까지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다.


외무부는 이번 강경 조치가 모스크바와의 모든 외교 채널을 차단하는 극단적인 관계 단절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르반 장관은 "이는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헝가리는 상호 존중과 규칙을 바탕으로 필요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강경한 안보 대응과 별개로 최소한의 실리적 소통 창구는 계속 열어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부다페스트의 이번 결정은 최근 유럽 전역을 위협하는 모스크바의 비대칭 하이브리드 전쟁에 맞서 연대하려는 서방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 2년간 러시아는 대리 세력을 동원해 유럽 각국에서 사이버 테러를 감행하고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등 은밀한 공작을 벌여왔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4월 정권을 잡은 머저르 총리는 그간 훼손되었던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협력 관계를 정상화하고 국정 운영을 서방의 주류 노선으로 재조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수년 동안 축적된 대러 의존도를 단기간에 청산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국정 혼란이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 재임 당시 헝가리는 수도 부다페스트와 동부 데브레첸 영사관을 포함해 약 50명에 달하는 대규모 러시아 외교 인력을 상주시키는 등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탈피를 추진할 때도 대량 수입을 강행했으며, 현재 지연되고 있는 팍스 원자력발전소 확장 사업 역시 러시아 국영기업 로사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한편 크렘린궁은 헝가리 신정부의 외교적 결별 움직임에 대해 강도 높은 보복을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부다페스트의 반러시아 로비에 대한 대응은 가혹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향후 양국 관계에 상당한 파장이 일어날 것임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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