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반대 집회[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이 압승을 거두면서 기성 정치권이 극우 세력과의 연대를 전면 차단해 온 일명 '방화벽' 원칙을 거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fD가 단독으로 주정부 집권을 노릴 수 있을 만큼 폭넓은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나머지 정당만으로는 정상적인 정부 구성과 운영이 어려워진 현실적 한계가 방화벽 폐기론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다.
작센안할트주 잘츠란트의 마르쿠스 바우어 시장은 이 날 테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AfD를 무시하거나 배제해선 안 된다"라며 "방화벽 아닌 레드라인, 즉 공통 가치와 기본권에 대한 인식을 기준으로 우리를 규정해야 한다"라고 밝히며 모든 정당이 AfD와 대화해 연립정부를 모색할 의무가 있음을 강조했다.
사회민주당(SPD) 소속인 바우어 시장은 "정당을 떠나 공통 입장을 찾고 시민에게 최선의 결과를 함께 이루는 게 중요하다"라며 잘츠란트 의회에서는 안건을 낸 정당과 무관하게 내용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인구 약 18만 명인 잘츠란트 의회는 전체 54석 중 16석을 AfD가 차지하고 있으며, 이번 선거에서 AfD는 이 지역 선거구 4곳 모두에서 50% 안팎의 높은 득표율을 올려 지지세를 한층 넓혔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자유민주당(FDP)의 한스울리히 륄케 대표 역시 중도 정당들을 향해 방화벽을 거두고 명확한 레드라인을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륄케 대표는 "예를 들어 AfD가 (이민자를 몰아내는) 재이주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면 그들과 대화할 수 있다"라는 구체적 조건을 덧붙였다.
AfD는 2013년 창당 이후 세력을 꾸준히 확장해 왔으며, 대다수 정당은 AfD와의 연정 구성 및 협력을 일절 거부하는 방화벽을 당론으로 유지해 왔다. 정보기관인 헌법수호청이 AfD 중앙당과 9개 주 지부를 우익 극단주의 단체 또는 극우 의심 단체로 지정한 점도 이러한 방화벽의 핵심 근거였다. 기성 정치권은 AfD 내부의 반민주·반헌법 세력이 정당 제도와 절차를 악용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다고 판단해 수년째 정당해산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각급 의회에서 AfD가 의석수를 빠르게 불리면서 방화벽 작동이 무력화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도 기독민주당(CDU) 총리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월 연방의회에서 난민 강경책을 관철하려 AfD와 손을 잡았다가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AfD의 핵심 기반인 동부 작센주와 튀링겐주에서는 AfD를 연정에서 배제하고자 합계 의석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정당들끼리 불안정한 소수 정부를 운영하는 실정이다.
전체 83석 중 39석을 확보한 이번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 결과로 인해 나머지 정당들이 과반 의석을 모아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AfD 주총리 후보인 울리히 지크문트는 "선거를 다시 하면 우리가 50%나 55%를 얻을 수 있다"라며 연정 협상과 총리 선출 무산에 따른 재선거가 치러질 경우 단독 정부 수립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작센안할트주 AfD 측은 정부 구성을 위한 탐색 협상을 모든 정당에 제안할 예정이지만, 실제 타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방화벽을 세우지 않은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은 AfD와의 연정은 배제한 채 개별 정책 협력을 조건으로 '초당파' 주총리를 내세우자고 맞서고 있으나, AfD는 지크문트 이외의 주총리 카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AfD가 방화벽에 동의하지 않는 CDU 의원 일부를 이탈시켜 BSW의 도움 없이 단독 소수 정부를 출범시키는 시나리오도 거론한다. BSW는 2024년 자라 바겐크네히트가 좌파당 탈당파를 모아 창당한 포퓰리즘 정당으로, 강경한 이민정책과 대러시아 유화책,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등에서 AfD와 공감대를 형성한다. 하지만 경제 및 복지 분야에서는 AfD와 반대로 전통적 좌파 입장을 유지해 이념적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BSW는 AfD 내 네오나치 세력의 존재와 나치 과거사 왜곡 시도를 지속적으로 비난해 왔다. 아미라 모하메드 알리 BSW 공동대표는 AfD와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솔직히 양당에 공통점이 적기 때문에 우리 정책이 많이 반영될 것 같지 않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