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반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집회[EPA=연합뉴스]
유럽연합 규정에도 불구하고 난민 신청자 수용을 거부하던 이탈리아가 재정 지원 협정과 사법재판소 판결 이후 인접국들의 이송 요청을 다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유럽 전역의 이민자 관리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독일과 스위스를 비롯해 핀란드, 스웨덴, 네덜란드 등 다수의 유럽 국가가 이탈리아를 향해 망명 신청자들을 보냈거나 관련 이송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유럽연합의 기존 이민 및 망명 지침인 '더블린 규정'에 근거한 조치다. 해당 규칙은 난민이 최초로 발을 디딘 국가가 망명 심사 절차 전반을 책임지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이탈리아 정부는 시설 부족을 이유로 들며 타국에서의 송환 요청을 거세게 거부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입장에 최근 변화가 감지됐다. 이탈리아 당국이 수용 거부 방침을 철회하고 타국의 요청에 응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지난 6월 난민 최초 입국 국가에 대해 다른 회원국들이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도록 하는 새로운 유럽 협정이 본격 시행됐다. 여기에 더해 이탈리아가 송환을 거부하더라도 망명 심사 의무 자체가 소멸하지는 않는다는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이 결정적인 압박으로 작용했다. 다만 일부 국가의 경우 새 협약이 발효된 시점 이후 망명을 신청한 대상자로 한정해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떠안아야 할 부담의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다. 최근 3년간 이탈리아 정부로 접수된 난민 이송 요청은 총 10만 9,427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에만 2만 4,000건이 넘는 이송 신청이 몰려 유럽 내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프랑스와 스페인 등 일부 주요국은 난민을 최초 입국 국가로 강제 송환하는 방식에 대해 여전히 신중하거나 유보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정책 변화를 둘러싸고 이탈리아 정치권 내 갈등도 극으로 치닫고 있다. 현지 야당들은 정부가 유럽과의 정책 연대를 통한 부담 분산 노력을 소홀히 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질타했다. 엘리 슐라인 민주당 대표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를 겨냥해 "정치적 선전전이 가져온 치명적인 부메랑"이라고 규정하며, "편협한 이념에 사로잡혀 유럽 차원의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단 한 번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