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웨일 솔로몬제도 총리(왼쪽)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태평양의 대표적 친중 국가였던 솔로몬제도가 미국과 해양 안보 협력을 전격 추진하며 기존 친중 외교 노선에서 벗어나는 대대적인 전략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고 있는 매튜 웨일 솔로몬제도 총리는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함정에 솔로몬제도 경찰관이 직접 함께 타 자국 해역을 공동으로 순찰하는 안보 협정에 조만간 서명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솔로몬제도 정부는 수도 호니아라에서 불법·미신고·미규제 어업 행위와 인신매매, 마약 밀매 같은 늘어나는 범죄 위협을 제압하기 위해 공동 감시 체계를 구축하는 이른바 '선박 동승자 협정'을 조만간 정식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미 해안경비대가 최근 몇 년간 남태평양 해역에서 순찰 활동을 대폭 늘리고 현지 자치 경찰의 불법 선박 단속 작전을 지원해 온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이번 연쇄 접촉 과정에서 웨일 총리는 토머스 앨런 미 해안경비대 부사령관을 만나 구체적인 순찰 방안을 협의한 데 이어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과도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자국 내 비나항 일대에 참치 가공 공장 등 산업 인프라를 건설하는 대규모 투자 유치안을 놓고 미측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항만은 과거 중국 측이 개발에 공을 들여온 거점지역으로, 군사적 목적으로 병행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서방 국가들로부터 사 왔다.
올해 5월 새롭게 정권을 잡은 웨일 총리는 과거 마나세 소가바레 행정부가 중국과 암암리에 맺었던 안보 협약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피력해 왔다. 실제로 솔로몬제도는 2022년 중국과 밀착하며 미 해안경비대 함정의 자국 항구 입항을 거부하는 등 서방 국가들과 짙은 갈등을 빚었으나, 정권 교체 이후 최근 중국이 태평양 공해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을 때 공식적으로 강한 항의 뜻을 표명하는 등 기류 변화를 보였다.
중국 정부는 태평양 내 영향력 약화를 경계하며 미·솔로몬제도 간의 밀착 행보에 즉각적인 견제구를 던졌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솔로몬제도는 신시대 상호존중·공동발전의 전면적 전략 동반자"라며 "우리는 솔로몬제도 새 정부와 영역별 협력을 확장해 양국 인민에게 더 혜택을 줄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린 대변인은 이어 "각국은 태평양 섬나라들과 관계를 발전시키면서 섬나라들의 자주와 발전을 우선에 둬야 하고, 그 협력은 제3국을 겨냥한 것이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