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날리는 EU 깃발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4개 신규 가입 후보국과의 가입 협상 단계를 동시에 진전시키며 공동체의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낸다.
유럽연합(EU)은 이 날 우크라이나 및 몰도바와 외교정책, 국가안보, 방위역량 등을 아우르는 두 번째 협상 클러스터(단계)의 공식 논의에 돌입했다. 지난달 15일 사법 개혁과 법치주의 구축 등 행정 기준을 다루는 첫 번째 클러스터 논의를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에 다음 단계로 발을 내딛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가입 절차가 탄력을 받은 배경에는 정치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친러시아 성향을 보이며 두 나라의 유럽행을 가로막던 오르반 빅토르 전 헝가리 총리가 지난 4월 총선 패배로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협상의 돌파구가 열렸다. 다만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해 신속한 통합을 원했던 우크라이나는 여름 휴가기 시작 전에 전체 6개 클러스터 협상을 모두 개시하려던 당초 계획을 다 달성하지는 못했다.
같은 날 EU는 가입 문턱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서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 및 알바니아와도 일부 세부 협상 분과(챕터)를 최종 타결했다. 특히 몬테네그로는 내년까지 모든 가입 협상 절차를 끝마치고 오는 2028년 정식 회원국 지위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U에 합류하려는 후보국은 안보, 환경, 농업 등 6개 분야의 클러스터 아래 구성된 총 35개 협상 챕터에서 EU의 엄격한 법적·제도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하루 만에 4개 후보국의 가입 절차가 동시에 진전된 사례는 유럽 정계에서도 이례적인 대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르타 코스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은 현지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EU 확대 정책에 있어 '슈퍼 화요일'"이라며 "가입 협상에서 가장 앞서 있는 네 나라 모두가 하루 만에 큰 진전을 이뤘다. 이는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코스 집행위원은 "EU 확대의 추진력은 점점 강해지고 있고, 이제 우크라이나, 몰도바, 몬테네그로, 알바니아가 머지않아 EU 회원국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탈퇴 이후 현재 27개국 체제를 유지 중인 EU는 이들 4개국 외에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조지아, 튀르키예 등 총 9개 국가를 정식 후보국으로 올려두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안보 위기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 등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면서, 과거 EU와 거리감을 두었던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 등 북유럽 비회원국 내부에서도 독자 노선 대신 대륙 공동체의 보호막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