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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7-13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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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 로고[촬영 이세원]

차세대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놓친 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중국 현지 공급망에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과거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했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본 현지 언론은 완성차 기업들의 핵심 부품 다변화 움직임에 대해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3일 보도를 통해 혼다자동차가 차량의 뼈대이자 성능과 가격을 좌우하는 기본 구조물인 섀시를 중국 현지 협력업체로부터 조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시장 선두 주자인 도요타자동차 역시 이 같은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요타가 지난 3월 중국 시장에 선보인 전기차 'bZ7' 모델은 중국 광저우자동차의 'A800' 모델과 외형 면에서 매우 유사하며,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를 비롯한 주요 제원이 밀리미터 단위까지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도요타는 차량 내부 소프트웨어 시스템 등에 중국 화웨이 기술을 전격 도입한 상태다. 현재 도요타는 상하이 지역에 지분을 전액 출자한 독자 법인을 설립하고 내년부터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전기차 모델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본 브랜드 차량들이 점차 중국산 부품과 기술로 채워지면서 외형만 일본차일 뿐 내실은 중국차나 다름없는 상태로 변모하고 있다. 닛산자동차와 마쓰다의 경우에는 이미 중국산 핵심 부품을 탑재한 완성차를 중국 이외의 글로벌 시장으로 역수출하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일본 제조사들이 이처럼 자존심을 굽히고 중국산 부품을 채택하는 배경에는 가격과 기술력을 모두 잡은 중국 토종 업체들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고육책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계 간부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동일한 성능과 스펙을 갖춘 중국 경쟁사 모델과 비교했을 때 혼다의 차량 가격이 240만엔 이상 비싸게 책정되어 있다"고 토로했다.


과거 일본 자동차 업계 경영진들이 공언했던 기술적 우위는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완전히 무색해졌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 간부들은 중국이 자국 기술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 장담했으나, 차량을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전자기기로 접근한 중국은 정밀 마감에 집착하던 일본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조 혁신을 이뤄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로봇 공학과 인공지능 기술을 생산 라인에 전면 도입해 24시간 3교대 무인화 공정을 안착시켰다. 신차 개발 속도 역시 일본보다 두 배가량 빠르며,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 등 자원 공급망까지 완전히 내재화하며 독보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과거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 TV 제조업체들이 원가 절감과 기술 추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중국 생산 라인에 종속되어 유령 브랜드로 전락한 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실제로 중국 자동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5%를 기록하며 지난 10년간 두 배 가까이 폭등한 반면, 일본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4%포인트 하락한 26%에 그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러한 경쟁력 약화는 증시에도 반영되어 최근 5년간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가 2.5배 급등하는 동안 도요타와 혼다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40%와 30% 수준에 머물렀다. 자동차 산업은 일본 전체 고용 인구의 10%에 달하는 559만 명이 종사하고 국내총생산 출하액의 10%를 책임지는 핵심 근간이다. 현지 언론은 일본 자동차 산업이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서 쫓아가는 처지로 전락했으며, 이 기반이 무너질 경우 일본 경제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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