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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지도부, 위기 돌파 위해 하메네이 '시아파 성소' 안장 - '순교자' 이미지 투영해 신정체제 정당성 확보 시도 - '혁명의 지도자' 호메이니 공원묘지 매장과 차별화
  • 기사등록 2026-07-12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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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 레자 영묘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묘소 [이란최고지도자실/EPA=연합뉴스 ]

이란 지도부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암살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를 시아파 최고 성지인 이맘 레자 영묘에 매장하며 종교적 권위를 통한 체제 결속에 나섰다.


이란의 2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가 이달 9일 안장된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영묘는 전 세계 시아파 이슬람 권역에서 손꼽히는 신성한 장소다. 시아파 무슬림이 받드는 12명의 이맘 가운데 유일하게 이란 영토 내에 건립된 영묘라는 점에서 이란 신앙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곳이다. 이는 1989년 타계한 이란의 건국자 아야톨라 세예드 루홀라 호메이니 1대 최고지도자가 수도 테헤란 남쪽의 공원묘지에 묻힌 결정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매장지 선택은 이란 수뇌부가 현재 맞닥뜨린 안팎의 위기를 타개하려는 고도의 종교적·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되었다. 하메네이를 단순한 통치자를 넘어 신정일치 체제의 영적 정점에 선 인물로 격상시키려는 의도다. 특히 마슈하드가 그의 고향이라는 점 외에도 이맘 레자가 지닌 순교의 서사가 이번 결정에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시아파 전통에 따르면 이맘 레자는 서기 818년 수니파 왕조에 의해 독살당했으며, 이 같은 죽음은 불의한 세력에 맞선 신성한 순교로 숭상받는다. 이란 당국은 외세의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하메네이의 사인을 역사 속 이맘들의 비극적 순교와 동일시함으로써, 현재의 군사적 대립을 이슬람 공동체를 수호하기 위한 성전으로 포장하려 한다. 장례 과정에서 수니파 세력과 싸우다 숨진 3대 이맘 후세인을 지속해서 부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행보는 전쟁과 극심한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출범 반세기를 맞은 신정체제가 내부적인 비판에 직면하자 종교적 정당성을 보완하려는 조치다. 시아파 교리상 통치권은 이맘의 대리인인 이슬람 법학자에게 주어지므로, 성소 매장을 통해 그의 생전 통치 행위에 영적 정통성을 부여할 수 있다.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성지에 묘소가 위치함에 따라, 하메네이는 자연스럽게 반미 및 반이스라엘 투쟁을 상징하는 인물로 각인될 전망이다.


반면 과거 호메이니가 안치됐던 테헤란 남부의 베헤슈테 자흐라 특별 묘소는 이라크와의 8년 전쟁에서 전사한 이들이 잠든 현대적 공원묘지다. 당시 이란 지도부는 혁명 정부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국가를 지킨 전사들과 혁명의 아버지를 함께 배치하는 정치적 연출에 중점을 두었다. 자연사했던 호메이니의 당시 상황과 달리, 현 지도부는 하메네이의 피습 사망을 계기로 결속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성지 안장이라는 종교적 카드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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