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EPA=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격적인 언사로 촉발된 위기감을 딛고 상호 연대를 다지며 무사히 막을 내렸다.
공개 무대에서 전운을 고조시키던 분위기와 달리 언론의 눈을 피해 진행된 비공개 회담은 예상외로 부드러운 기류 속에 진행됐다. 미국 주요 언론인 월스트리트저널과 시엔엔 방송 등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마주한 각국 정상들이 비공개 석상에서 꽤 친밀한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이는 회의장에 들어서기 전 무역 단절이나 영토 점유 같은 안보 민감 현안을 무차별적으로 꺼내 들며 파행을 예고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을 겨냥해 경제적 단절을 압박하고 유럽 안보의 뇌관인 그린란드 매입 문제를 재차 수면 위로 올리며 동맹국들을 긴장시켰다.
막상 본 회의가 시작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돌발 행동을 자제하고 방위비 분담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국가들을 향해 격려의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연합 회원국들은 안보 보장 체제의 전면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미국의 나토 탈퇴 선언이 나오지 않은 것만으로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히 중동 정세의 악화로 소외될 뻔했던 우크라이나 안보 문제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에서 현지 방공망 강화를 위한 패트리엇 미사일의 현지 독자 제조법 승인이라는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에 대해 미국의 지속적인 안보 지지 의사를 증명한 이번 회담 최고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측의 거센 군비 증액 압박에 나토 동맹국들도 실질적인 재정 확충 계획으로 화답했다. 각국 정상들은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고 우리 돈으로 약 75조 4천억 원에 달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국방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아울러 회의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성향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다분히 의도적인 찬사를 보내며 극진히 예우하는 태도를 유지했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취재진에게 회담장에 깊은 유대감과 애정이 넘쳐났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역시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전형적인 가족 내 불화에 비유하며, 언제든 갈등이 폭발할 수는 있지만 본질적인 동맹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고 옹호했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일시적인 평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행보 속에서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거대한 파국을 면한 것에 안도해야 하는 나토의 현주소를 두고 자조적인 비판도 제기된다.
과거 정상회의에 직접 참여했던 토마스 발라섹 전 슬로바키아 나토 대사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정상회의의 기준이 상당히 낮아졌다"며 "현재의 목표는 그저 큰 갈등을 피하고 대외적인 홍보 참사를 막는 것뿐"이라고 꼬집었다. 동맹의 결속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미국의 정책 방향에 따라 중동과 유럽의 안보 지형은 언제든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