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수장, SMR 관련 협력각서 체결[AFP=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차세대 원자력 발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자로 도입을 지원하는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기회로 삼아 이 날 3자 회동을 갖고 소형모듈원자로(SMR)도입을 골자로 하는 협력각서(MOC)에 서명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협약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SMR 전환을 서두르고 3국 간의 공조 체계를 다지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3국 외교수장 간의 만남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이후 약 9개월 만에 성사됐다.
이번에 마련된 협력 체계는 원전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춘 3개국 산업계가 서로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방점을 둔다. 구체적으로는 청정 에너지 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업적 위험성을 낮추고, 대량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아울러 민간 자본 유치를 촉진하는 동시에 국가별 인허가 단계를 간소화하고 원전 부품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배치 모델을 정착시킬 방침이다. 이를 통해 3국 기업들은 인태 지역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게 되며, 신형 원자로 운영 과정에서 국제적인 원자력 안전과 비확산 기준을 철저히 준수할 계획이다.
미국 행정부는 인태 국가들의 원전 개발 역량을 키우고 전문 인력을 양성할 교육 기지를 세우기 위해 국무부 주도의 'SMR 기술의 책임있는 활용을 위한 기초 인프라'(FIRST) 프로그램에 1천만 달러가 넘는 규모의 자금을 새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날 서명식에서 마코 루비오 장관은 에너지 안보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당사국 간의 결속을 독려했다.
루비오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과 다른 지역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을 통해 다시금 상기되듯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는 바로 에너지 안보"라며 3국 협력을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미래 에너지 생산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각국 경제도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루비오 장관은 서명식 현장에서 한일 간의 외교적 결속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루비오 장관은 "일본과 한국이 상호 방문을 이어가며 계속 교류하는 것을 보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것은 두 나라 사이의 양자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동맹 관계(very important alliance)이며,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언급했다.
뒤이어 "최근과 과거에 양국 관계가 시험대에 오른 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난 3∼4년간 더욱 공고해졌다고 생각한다"며 "두 나라는 우리의 매우 가깝고 중요한 동맹국이기 때문에 우리는 확실히 이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미국과 개별적인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으나 양국이 직접 조약에 기반한 동맹 관계를 맺은 것은 아니어서, 미국 외교수장의 이번 발언은 법적 정의라기보다 정치적 연대를 강조한 취지로 해석된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