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드골함 [AF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확보하고 우방국을 지원하기 위해 중동 해역에 전격 배치했던 핵 추진 항공모함을 본국으로 철수시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을 통해 미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양해각서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재확인해 주었으며, 이것이 지역의 안정적인 평화 정착을 이끄는 중대한 이정표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처럼 중동 내부의 정세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한 안보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현지에 파견되었던 프랑스 해군의 핵심 전략 자산인 항공모함 '샤를드골호'를 툴롱에 위치한 원래의 모항으로 복귀시키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랑스 군당국은 항공모함의 철수와 별개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일부 전투 및 지원 전력을 현지에 잔류시켜 치안 공백을 방지한다는 구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해저 기뢰 제거 부대와 호위 함정은 현지에 계속 배치돼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개입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구체적인 작전 기조를 피력했다. 현재 중동 작전 구역에 남아 임무를 지속 수행하는 프랑스 측 전력은 기뢰 제거함 2척과 프리깃함 2척, 그리고 공중 감시를 맡는 해상 순찰기 1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복귀하는 샤를드골호가 중동 해역으로 출동하게 된 배경은 지난 2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해 전격적인 기습 타격을 감행하면서 중동 전역이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자, 프랑스 정부는 역내 동맹국들을 긴밀히 지원하고 서방의 안보 이익을 수호하려는 목적으로 이 핵심 핵항모를 지중해 동부 해역으로 급파한 바 있다.
이후 지난 5월에 접어들면서 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이란 사이에 본격적인 종전 협상이 궤도에 올랐고, 양측의 외교적 접촉 결과로 봉쇄되었던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수면 위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에 프랑스 군 수뇌부는 유조선을 비롯한 민간 선박들의 안전한 통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전략적 취지에 따라, 샤를드골호를 홍해와 아덴만 인근 접경 해역으로 이동시켜 전술 대기 상태를 유지해왔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과 안정적인 항행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그동안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조직된 다국적 연합체는 역내 우방국들과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가동해왔다. 이들 연합 세력은 해상 물류의 최대 위협 요인인 해협 내부의 기뢰 제거 작업을 공동으로 전개하겠다는 확고한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오랜 갈등을 빚어온 이란 당국은 서방 군사 세력의 영해 인근 진입에 대해 여전히 민감한 경계심을 드러내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정부는 해협 내부에 매설된 기뢰는 자국 군대의 주도하에 직접 책임지고 안전하게 수거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을 향해 자신들의 앞바다에 불필요하게 개입하거나 군사적 행동을 삼가라며 날 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