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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7-03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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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하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왼쪽)와 모디 인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과 인도가 뉴델리 정상회담을 통해 핵심 광물과 해양 군사 분야를 망라한 전방위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중국의 패권주의 행보에 대한 공동 대응 전선을 구축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뉴델리에서 제16차 연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경제 안보와 국방 부문의 결속을 다지는 협정에 서명했다. 양국 정상이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특정 국가를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경제적 위압에 대한 심각한 우려'라는 표현이 명문화되었다. 현지 언론들은 이 문구가 다카이치 총리가 작년에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희토류를 비롯한 전략 자원의 대일본 수출을 전면 통제하고 있는 중국 정부를 겨냥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이번 외교 일정에서 일본은 인도를 무대로 대규모 경제 지원 보따리를 풀었다. 일본 정부는 향후 인도 시장에 2조 엔 규모에 달하는 민간 자본 투자를 집행하기로 확약했으며, 인도 서부 지역을 관통하는 고속철도망 건설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현지 매체들은 과거 양국 관계가 신칸센 건설 등 단순한 사회간접자본 구축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이제는 반도체와 핵심 광물,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기술·안보 동맹으로 중심축이 완전히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인도 역시 국경 분쟁 지역에서 중국군과 유혈 충돌을 겪은 이후 제조업 공급망에서 중국산 부품과 원자재 의존도를 전방위적으로 낮추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일본은 인도, 미국, 호주가 동참하는 4개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를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대중국 억제력의 핵심 축으로 보고 체제 정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인도 방문은 양자 관계 증진을 넘어 최근 동력을 잃고 정체 국면에 접어든 쿼드 연대체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일본의 이러한 구상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기조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행정부가 아메리카 대륙 중심의 고립주의 노선인 '돈로주의'를 표방하며 중국을 동등한 대국으로 인정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쿼드 체제는 급격히 힘이 빠지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5월 뉴델리 외무장관 회의 이후 정상회의 일정이 기약 없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실질적인 참여와 지지 없이 일본과 인도 양국의 공조만으로는 거대한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기에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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