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양국이 전격적으로 종전 양해각서(MOU) 타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지난 2월 말 발발한 중동 분쟁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양측 정부가 문서의 일부 내용을 대중에 공개하고 설명에 나섰으나,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권 정상화 조치를 비롯해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 처리 방향,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 시점 등 가장 예민한 현안들에서 여전히 깊은 간극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설령 이번 임시 문서에 최종 서명하더라도, 본 협상 격으로 뒤따르게 될 60일간의 '기술적 협상' 과정에서 사사건건 부딪치며 심각한 마찰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은 세계 원유 수송량의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 방안이다. 미국 정부는 양해각서 조인과 동시에 해당 해협이 조건 없이 즉각 전면 개방되어야 하며,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미군이 펼쳐온 대이란 해상 봉쇄망을 완화하겠다는 계산이다. 미국은 먼저 해협 통행을 전면 허용해야만 경제적 압박을 풀어줄 수 있다는 '선(先) 개방, 후(後) 완화' 구도를 확고히 밀어붙이고 있다. 반면에 이란 당국은 통로의 즉각적인 개방보다는 자국 영해에 대한 주권적 통제권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은 앞으로의 해협 관리가 자신들과 오만 정부의 공동 의사결정 체제에 따라 움직이는 새로운 지역 안보 질서 속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란 측은 당장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의식해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통과하는 민간 상선들로부터 일종의 수수료나 통행료를 징수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꺾지 않고 있어 후속 법적 지위 협상에서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자산 동결 해제와 경제 제재 완화 시점을 둘러싼 양국의 해석도 정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이란 관영 언론들은 협정서 조인 직후 해외에 묶여 있던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즉각 동결 해제될 것이며, 나머지 묶인 자산들도 후속 대화 결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풀려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란 지도부는 계약 이행의 대가로 동결 자금 중 일부가 먼저 지급되는 '선불 임금'식 구조를 서명의 절대 조건으로 고집해온 바 있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는 이번 합의를 철저하게 철저히 '성과 기반 합의'로 규정하며 선을 그었다. 이란이 공언한 비핵화 의무를 현장에서 실제로 실천하고 국제사회의 엄격한 검증 과정을 통과해야만 원유 수출 제재 완화 등의 보상이 주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도 이와 관련해 "그저 합의에 서명하거나 회의에 참석한다고 해서 자금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못 박으며 이란 측의 장밋빛 전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가장 타협하기 어려운 영역은 단연 이란의 핵 프로그램 동결 현안이다. 이번 문서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무기한으로 획득하거나 제조하지 않겠다는 선언적인 문구가 명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 뒤에 숨은 실질적인 조치사항을 두고는 양측의 목소리가 180도 다르다. 미국은 이란이 기존 핵 프로그램의 전면적인 해체와 시설 파괴, 그리고 이미 추출된 핵 물질의 전량 폐기 및 국외 반출에 동의한 상태이며, 앞으로 남은 60일은 이를 실행에 옮길 구체적인 이행 일정을 조율하는 기술적 절차일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이란 정부는 본격적인 핵 협상은 어디까지나 종전 합의안의 주요 내용들이 온전히 실행된 이후에나 논의해 볼 수 있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반발한다. 이란 측은 자신들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을 처리할 유일한 대안은 자국 영토 내에서 희석하는 방법뿐이라며 워싱턴이 요구하는 외부 반출이나 영구 파괴 조치에는 절대 응할 수 없다고 명확히 경계를 그었다.
이처럼 양국이 하나의 문서를 두고 서로 다른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는 배경에는 자국 내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계산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강력한 군사적 압박을 가한 끝에 이란의 핵 야욕을 저지했다는 외교적 치적을 과시하고 싶어 하며,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측은 전란 속에서도 체제의 안위와 국가 주권을 완벽히 수호하는 동시에 경제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승전고를 울리려는 목적이다. 이 때문에 서명식 장소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미국은 서방의 중심지인 스위스 제네바를 선호하는 반면, 이란은 대면 접촉을 피해 온라인을 통한 원격 서명을 요구하는 등 상징성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양측 모두 이번 외교적 결과물을 자신들의 일방적인 승리로 포장하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 또한 합의가 임박한 지금 이 순간이 오히려 가장 험난한 국면의 시작점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CNN 방송 역시 문서 체결이 성사되더라도 향후 두 달간 안보 현안과 경제 제재의 이견을 좁히기는 극히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