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경제부 산하 공정경쟁국(DGCCRF)은 현지시간으로 3일 전자상거래 플랫폼 쉬인(Shein)의 유관 기업들을 대상으로 총 2,240만 유로, 한화로 약 397억 원 상당의 과징금을 고지했다. 이번 행정 처분은 쉬인의 공식 온라인 쇼핑몰 웹사이트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운영사와 쉬인 브랜드 상품의 유통 및 판매를 전담하는 법인 두 곳을 향해 각각 내려졌다. 프랑스 시장 감시 당국은 이들 기업이 자국 내에서 영업을 지속하면서 마땅히 준수해야 할 필수적인 고지 의무를 저버렸다고 전했다.
공정경쟁국의 정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쉬인의 웹사이트 운영 대행사는 온라인 몰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반드시 인지해야 할 필수 지표들을 다수 누락한 채 영업을 이어왔다. 구체적으로는 거래 품목의 최종 가격을 비롯해 소비자가 물품을 수령하게 될 정확한 배송 날짜와 인도 기한이 사이트 내에 명확히 표기되지 않았다. 이에 더해 물건을 파는 공급업자의 정확한 신원 정보와 연락처는 물론이고, 제품 결함 시 소비자를 보호하는 법적 보증 내용과 분쟁 발생 때 활용할 수 있는 중재인 제도의 안내 역시 누락됐다.
이와 동시에 상품 판매를 담당하는 별도 법인 또한 프랑스의 환경 관련 규제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국은 해당 유통 업체가 막대한 폐기물을 양산하는 의류 및 잡화 제품들의 환경적 특성에 대해 구매자들에게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철저히 무시했다고 밝혔다. 급성장하는 패션 플랫폼의 무분별한 상품 출하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경고하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프랑스 정부 측의 입장이다.
이러한 제재 소식이 전해지자 쉬인 그룹 측은 프랑스 정부의 결정에 정면으로 불복하겠다는 뜻을 천명하며 즉각적인 행동에 나섰다. 쉬인의 대변인은 현지 유력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를 통해 "쉬인은 이런 행정 제재에 이의를 제기한다. 회사는 이를 명백히 불균형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로 간주한다"며 당국의 조치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유럽 시장에서 유독 중국계 자본을 겨냥한 규제의 잣대가 가혹하다는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그동안 프랑스 당국이 쉬인을 상대로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한 것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경제부는 쉬인이 실제보다 부풀려진 상시 가격을 책정한 뒤 이를 허위로 할인해 파는 수법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며 이미 4,000만 유로, 당시 환율로 약 640억 원의 과징금을 통보한 바 있다. 글로벌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 남용과 편법 영업 행위에 대해 유럽연합 내부의 규제 기구들이 현미경 검증을 이어가는 추세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프랑스의 디지털 개인정보 보호 감독기구인 국가정보자유위원회(CNIL)가 쉬인의 이용자 추적 행태를 문제 삼아 대격돌했다. 당시 위원회는 쉬인이 웹사이트 방문자의 온라인 활동 정보를 수집하는 인터넷 쿠키에 대해 이용자들로부터 정당한 사전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혐의를 포착했다. 이에 따라 쿠키 기반의 맞춤형 광고 사업 모델을 전개하던 쉬인에 무려 1억 5,000만 유로, 한화 약 2,43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과징금 철퇴를 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