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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경고, 스타머 정부 향해 "급진적 중도주의 전환" 촉구 - 스타머 행정부 계획 부재 지적 - 전통적 좌파 정책 완화 요구 - 당내 총리 퇴진 요구엔 선 긋기
  • 기사등록 2026-05-28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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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 사상 가장 성공적인 지도자로 꼽히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위기에 직면한 키어 스타머 현 노동당 정부를 향해 국가적 생존을 위한 명확한 청사진이 없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

영국 BBC 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은 2026년 5월 27일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자신의 싱크탱크인 '글로벌 변화 연구소'에 기고한 에세이를 인용해 현 집권 여당의 정책적 지향점 상실을 매섭게 질타했다고 보도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글을 통해 스타머 정부가 직면한 근본적인 결함이 총리 개인의 성향이나 단순한 홍보 부족 때문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국가를 이끌어갈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마스터플랜이 없으며, 차기 총선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올바른 정치적 노선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현 정권이 사실상 전통적인 노동당의 온건 좌파 시각에만 갇혀 당의 안온한 영역 밖으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스타머 행정부는 장기화된 경제 침체와 물가 고공행진, 잇따른 정책적 실책에 더해 우익 성향인 영국개혁당의 급부상으로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특히 이달 7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참패하자 당 내부에서조차 총리의 자진 사퇴와 지도부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목서리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이러한 당내 혼란 속에서 블레어 전 총리는 노동당이 기존에 내걸었던 공약의 일부를 과감히 폐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추진 중인 노동자 권리 강화 법안이나 탄소 중립 정책들이 도리어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고 전반적인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따라 블레어 전 총리는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 마련과 더불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청정에너지 대신 당장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저렴한 에너지를 도입하라고 조안했다. 나아가 사회 복지 제도와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전면적인 개혁, 도시계획 관련 규제의 전격 철폐, 그리고 날로 심각해지는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이른바 "급진적 중도주의" 노선으로 급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대외 관계에 있어서도 대중적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어렵더라도 미국과의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성격의 의제가 없다면, 영국은 국가들의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되는 길로 계속 미끄러져 내려갈 것"이라는 날 선 경고를 날렸다.


영국의 고질적인 복지 비대화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블레어 전 총리는 현재 시행 중인 복지 제도가 "사람들이 일하지 않도록 부추기고 있다"라고 꼬집으며, 이대로 흘러간다면 "이번 10년이 끝날 무렵이면 우리는 국방비보다 근로 불능 및 장애 수당에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하게 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어느 진지한 국가도 그런 일을 할 수는 없다"라며 같은 날 진행된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영국의 복지 재정 지출이 이미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피력했다. 따라서 스타머 총리가 대중의 눈치를 보지 말고 기존 복지 체계의 문제점에 대해 국민과 "솔직한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다만 블레어 전 총리는 당내 일각에서 분출하는 스타머 총리의 즉각적인 퇴진 주장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에세이를 통해 "정책 토론부터 시작하지 않는다면 지도부 교체는 의미 없다"라고 전제한 뒤 "어떤 정책 방향을 제시할지 알기도 전에 총리를 물러나게 하려는 시도는 우리가 취해야 할 진지한 태도가 아니다"라며 감정적인 인적 쇄신론을 경계했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세 차례의 총선을 내리 승리로 이끌며 노동당 역사상 전무후무한 전성기를 구가했던 블레어 전 총리의 이번 제언은, 현 지도부가 더 이상 좌경화되는 것을 저지하고 과거 자신이 추구했던 중도 실용 노선인 '제3의 길'로의 회귀를 독려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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