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스 아라그치(좌) 이란 외무장관과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4월25일) [EPA/이란외무부=연합뉴스]
이란의 현지 매체 타스님뉴스 등에 따르면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이 이 날 이란 테헤란에 도착해 중재 행보를 이어간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지난달 8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렸던 미·이란 종전협상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인물로, 파키스탄 정계의 실세로 꼽힌다. 현지 언론은 무니르 총사령관의 이번 방문 목적이 미국 워싱턴과 이란 테헤란 사이의 대화와 협의를 지속하기 위한 중재에 있다고 분석했다.
파키스탄 고위 인사의 이란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에 앞서 모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도 지난 16일과 전날 두 차례에 걸쳐 테헤란을 찾았다. 나크비 장관은 이란의 외무장관 및 내무장관과 연쇄 회동을 갖고 종전협상 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 결과적으로 파키스탄의 안보와 군권을 책임지는 최고위급 인사들이 불과 한 주 사이에 세 차례나 이란 수도를 방문하는 셈이다.
겉으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양측은 구체적인 종전 조건을 수시로 교환하며 물밑 협상을 지속해왔다.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은 미국의 입장과 이란의 요구안을 상호 전달하는 핵심 메신저 역할을 도맡았다. 실제로 파키스탄 고위급 인사들이 이란을 다녀간 직후에는 이란 정부가 미국의 새로운 제안을 수령했다는 공식 발표를 내놓는 흐름이 반복됐다.
특히 무니르 총사령관의 이번 테헤란 방문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맞물려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 문제와 관련해 현 상황이 최종 단계에 와 있으며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자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이는 미·이란 간의 막판 조율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보도를 냈다. 악시오스는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중재국들이 미국과 이란 양국이 모두 서명할 수 있는 의향서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해당 의향서에는 양국이 종전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뒤, 30일 동안 이란의 핵 프로그램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이란 협상을 둘러싼 양국의 기 싸움은 여전히 치열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임박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도 동시에 군사적 타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강력한 압박 카드를 동시에 흔들고 있다. 이에 맞서 이란 측은 만약 협상이 결렬되어 전쟁이 다시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국의 주권과 국익에 직결되는 사안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로 맞서고 있어 최종 타결까지는 치열한 수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