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출처: YONHAP NEWS AGENCY
일본 언론 매체들은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가 동맹 체제를 경시하는 백악관의 대외 정책 기조로 인해 동아시아 지역 내에서 미국의 군사적·외교적 영향력이 줄어드는 상황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이익만을 앞세우며 19세기 미국의 고립주의 노선인 먼로주의를 재현하는 일명 '돈로주의'를 표방함에 따라, 한일 양국이 아시아 안보 공백에 대응하고자 밀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양국 정상은 작년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이 만난 자리를 기점으로 올해 1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 회동에 이어 안동 하회마을 방문까지 짧은 기간 동안 세 차례나 상대국을 교차 방문했다. 지난 2023년 5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12년 만에 복원한 셔틀외교가 약 3년간 6회 이루어진 것과 비교하면,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만남 주기는 훨씬 더 촘촘해진 셈이다. 이러한 빈번한 접촉은 백악관의 정권 교체 이후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하는 등 다자 외교 축이 흔들리는 와중에 나온 조치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3년 7월 한미일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에 모여 약속했던 정례 협의체 가동이 무색해진 현 국제 정세가 반영됐다.
특히 미국의 군사 자산이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 대응에 집중되면서 아시아에서의 안보 공백은 현실로 다가왔다. 미군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일본 요코스카 등에 배치했던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과 해병 원정 부대를 중동 전선으로 이동시켰으며, 한국에 전개되어 있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포대의 핵심 장비 일부까지 반출했다. 이 날 안동에서 회담을 마친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한 한일 및 한미일 공조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했다"라며 연대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요미우리신문 역시 양국 지도자가 미중 대립 격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전략적 협력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분쟁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외교적 관여를 지속해서 줄여나갈 것이라는 공포가 양국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킨 원동력이다.
이와 함께 두 정상 개인의 정치적 셈법도 외교 무대 전면에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중동 정세 악화와 대중국 관계 경색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과의 공조를 통해 동북아 안정을 꾀하려는 다카이치 총리의 목적과,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겨냥해 대외 외교 성과를 유권자에게 각인시키려는 이 대통령의 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풀이했다. 나아가 한국 정부가 다카이치 총리의 조속한 방한을 추진한 배경에는 매끄럽지 못한 대미 관계를 상쇄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핵 시설과 관련해 발언한 이후 미국 정부가 한국 측과의 대북 군사 정보 공유 범위를 축소한 것으로 알려진 전례를 언급하며, 한국 행정부가 국민에게 일본과의 굳건한 우호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외교적 고립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고 논평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