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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스파이 안테나' 설치한 러시아 외교관 전격 추방 - 외교관 면책특권 악용해 국제기구 정보 수집 - 러시아 대사관 직원 3명 기피인물 지정 및 출국 - 방첩 규정 강화하며 러시아 첩보 활동 정조준
  • 기사등록 2026-05-05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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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주재 러시아 대사관 [대사관 페이스북]

오스트리아 정부가 빈 주재 러시아 공관에 불법 도청 및 스파이 장비를 운용해온 러시아 외교관들을 자국 밖으로 내쫓았다.


베아테 마이늘라이징거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은 현지시간 4일, 러시아 대사관 소속 직원 3명을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선포하고 이들에 대한 추방 조치를 완료했다. 마이늘라이징거 장관은 공영방송 등을 통해 "외교관에게 부여된 면책특권을 스파이 행위의 방패로 삼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명확히 짚었다. 외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해당 외교관들은 이미 오스트리아 영토를 떠난 상태다.


오스트리아 수사 당국은 러시아 측이 빈 시내에 위치한 대사관 건물과 외교관들이 거주하는 주택 옥상 등에 고성능 위성 안테나를 설치한 정황을 포착했다. 당국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이 장비들을 활용해 빈에 본부를 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국제기구의 통신망에 침투하거나 기밀 정보를 탈취해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유럽 내에서도 국제기구가 밀집한 핵심 안보 거점으로 꼽히는 만큼, 러시아의 첩보 활동에 대한 경계 수위가 높아진 상태다.


이번 추방 조치는 오스트리아 정부의 사전 경고를 러시아가 묵살하면서 단행됐다. 외무부는 지난달 중순 러시아 대사를 직접 초치해 첩보 활동 혐의를 받는 외교관 3명의 면책특권을 스스로 해제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이 이 같은 요청을 공식 거부하자, 오스트리아 정부는 외교적 관례에 따라 강제 추방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문제가 된 공관의 불법 안테나 시설물들은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모두 철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2020년 이후 간첩 혐의 등으로 오스트리아에서 퇴출된 러시아 외교관은 총 14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오스트리아 내 공관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외교관 규모가 약 220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추방 인원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지만, 군사 중립국을 표방해온 오스트리아의 대응 기조가 눈에 띄게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주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외교관을 대대적으로 추방할 때도 오스트리아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으나, 최근 들어 러시아의 공세적인 첩보 활동에 전방위적으로 노출되며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오스트리아 안보 당국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러시아의 집요한 내정 간섭과 정보 유출 사건으로 곤욕을 치러왔다. 2024년에는 방첩기관의 전직 직원이 경찰청장의 휴대전화에 담긴 데이터를 통째로 복사해 러시아 측에 넘기려다 적발되는 대형 보안 사고가 터지기도 했다. 마이늘라이징거 장관은 지난해 출범한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간첩 활동 차단을 위한 법적 규정을 대폭 강화하고 러시아의 부당한 정보 수집 행위에 단호히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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