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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협상 앞두고 ‘호르무즈·레바논’ 충돌… 흔들리는 미-이란 휴전 - 미국과 이란이 휴전 합의 하루 만에 상대방의 위반을 주장하며 정면충돌했… - 호르무즈 해협 개방 지연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 - 양국은 오는 11일 파키스탄에서 열릴 첫 실무 협상을 앞두고 기싸움을 벌이…
  • 기사등록 2026-04-09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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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의 도시[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과 이란이 휴전 발표 이튿날인 9일(현지시간) 서로를 향해 합의 위반을 경고하며 갈등을 빚고 있어, 어렵게 마련된 휴전 체제가 초반부터 거센 풍랑을 만났다.


휴전 발표 직후 가장 날카롭게 대립하는 지점은 레바논 전선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8일 레바논 전역의 100여 곳을 공습해 182명이 숨지는 등 대규모 인명 피해를 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휴전에 헤즈볼라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며 공세를 지속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은 휴전과 이스라엘을 통한 전쟁 지속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실제 헤즈볼라는 9일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을 발사하며 대응에 나섰고, 이란 역시 주변국에 대한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휴전의 핵심 조건이었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도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이유로 해협 통행이 중단됐다고 발표했으며, 선박 추적 정보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휴전 발표 이후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전무한 상태다. 이란은 기뢰 매설을 핑계로 혁명수비대의 승인을 받은 선박만 지정 항로로 이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이 해협 재개방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오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협상을 앞두고 의제 설정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허용과 중동 지역 미군 철수 등이 포함된 '10개항 종전안'을 미국이 수용했다고 주장하지만, 백악관은 이를 즉각 부정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우라늄 농축은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임을 명확히 하며, 이란이 비공개 논의에서는 공개된 내용과 다른 합리적인 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양측이 대외 선전용 의제와 실질 협상 카드를 분리해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불안한 정세 속에서도 양측이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는 내부적 필요성 때문이다. 이란은 전쟁 지속에 따른 군사·정치적 타격이 임계점에 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에너지 가격과 전쟁 회의론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등 트럼프의 핵심 측근들이 협상단에 포함된 것은 이번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양국의 입장 차가 워낙 극명해 파키스탄 협상이 휴전 유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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