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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봉쇄망 뚫은 러시아 유조선 쿠바 도착…트럼프 “생존 위해 용인” - 에너지난 심화된 쿠바에 러시아 원유 10만 톤급 유조선 전격 입항 - 미 해안경비대 감시 속 저지 명령 미발동…인도적 위기 방지 차원 - 트럼프 대통령, 쿠바 지도부 비판하면서도 에너지 공급은 허용 의
  • 기사등록 2026-03-31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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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마탄사스 석유 터미널에 정박된 유조선(2026년 1월 7일)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강력한 해상 봉쇄 정책으로 심각한 에너지 공급 중단 사태를 겪고 있는 쿠바에 러시아 유조선이 진입하며 연료난 해소의 물꼬가 트였다.


러시아 교통부는 30일(현지시간) 10만 톤의 원유를 적재한 소속 유조선 '아나톨리 콜로드킨호'가 쿠바 마탄사스 항구에 도착해 하역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수송은 미국의 철저한 에너지 수입 차단 망을 뚫고 이루어진 것으로, 러시아 측은 이를 인도적 지원 차원의 행보라고 설명했다. 해당 선박은 러시아 국영 해운업체 소브콤플로트 소유로 지난해 3월 프리모르스크 항에서 원유를 실은 뒤 긴 항해 끝에 목적지에 도달했다.


이번 입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유조선의 이동을 묵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미 해안경비대 경비함 2척이 유조선 인근에 배치됐으나 행정부의 저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내 회견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고 생존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1척 분량의 화물을 가지는 건 상관없다"며 사실상 쿠바 영해 진입을 용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적 차원의 허용임을 강조하며 "그 국민들은 난방과 냉방, 그리고 다른 모든 것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러시아든 다른 누구든 유조선을 들여보내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다만 쿠바 정부를 향해서는 날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쿠바는 끝났다"고 단언하며 "매우 나쁘고 부패한 지도부를 갖고 있고, 석유 한 척을 받든 안 받든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해 정치적 봉쇄 기조는 여전함을 시사했다.


쿠바는 올해 초부터 강화된 미국의 제재로 인해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려 왔다. 지난 1월 멕시코산 석유 수입 이후 에너지 공급이 사실상 끊겼으며, 이 달 16일에는 국가 전력 시스템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 1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와 거래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러시아산 석유를 싣고 오던 홍콩 선적 '시호스호'가 보복을 우려해 운항을 포기하는 등 압박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다.


러시아의 이번 원유 공급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전략적 이득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는 석유 1척 분량을 잃는 것이 전부"라고 답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조치는 쿠바 내 인도적 위기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 날 도착한 원유는 최근 몇 달간 순환 정전으로 고통받던 쿠바 시민들의 에너지 수급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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