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승절 72시간 휴전 선언을 여론을 호도하려는 공작으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전면 휴전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일일 연설에서 "지금 (상황을) 조작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가 있다"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모두 5월 8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AFP 통신이 전한 이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5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의 일방적 휴전을 선언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푸틴이 지정한 휴전 기간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전승절(5월 9일)과 맞물린다. 특히 올해는 승전 80주년으로, 러시아는 5월 8일 목요일부터 연휴에 들어가는 만큼 이 기간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될 것을 의식한 선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측의 반발은 거셌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왜 5월 8일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며 "러시아가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즉각 휴전해야 한다"고 적었다. 러시아가 전면 휴전은 거부한 채 단기 휴전만 일방적으로 반복 선언하는 행태에 의문을 던진 것이다.
러시아에 비판적인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선언을 여론전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 성실히 임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우크라이나를 휴전 거부 세력으로 낙인찍으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30시간 부활절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바 있어, 이번 전승절 휴전 선언이 같은 맥락의 반복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선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공격을 공개 비판하고 항구적 휴전을 강하게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27일 "나는 그가 공격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협정에 서명하길 바란다"며 푸틴을 향해 직접 압박 메시지를 전달했다. 러시아의 휴전 선언이 미국의 압박을 무마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우크라이나 해외공작 조직의 활동 성과도 공개 격려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해외정보국 수장이 러시아군 최고 지휘부에 있는 인사들의 제거를 보고했다"며 "정의는 불가피하게 집행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 발언이 지난 25일 모스크바 외곽에서 발생한 차량폭탄 사건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당시 러시아군 총참모부 주작전국 부국장인 야로슬라프 모스칼리크 중장이 폭사했으며, 러시아는 이를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