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유럽의회 뇌물 스캔들 수사와 연루된 화웨이에 대해 집행위 건물 출입과 당국자 접촉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올로프 길 EU 투명성 담당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화웨이 관계자들은 더는 집행위 당국자들에게 접근할 수 없으며 집행위 건물도 출입 금지"라고 밝혔다. 집행위 당국자가 참여하는 회의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제동을 가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이번 금지령이 화웨이 직원뿐 아니라 화웨이를 대리하는 로비 단체와 관련 협회 관계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화웨이가 연루된 유럽의회 뇌물 스캔들 수사의 직접적인 여파다. 벨기에 검찰은 화웨이 측이 5G 기술 관련 영향력 행사를 위해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했는지 수사 중이며, 부패 행위가 적어도 2021년부터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벨기에·포르투갈·프랑스 등지에서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최소 8명이 부패·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피의자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유럽의회 의원실 보좌관과 화웨이 유럽 법인 고위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회는 이전에도 외부 세력의 금품 로비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2022년에는 전현직 의원 일부가 카타르와 모로코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며 기관 전체의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당시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 주도로 의원 윤리·행동강령 강화가 추진됐으나, 이번에 화웨이 로비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EU 기관의 외부 영향력 차단 문제가 재차 도마에 오르게 됐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