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F-16 전투기 << 공군제공 >>한미 군사시설과 주요 공항 주변에서 수천 장의 사진을 몰래 촬영한 중국인 10대 2명이 무전기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수사당국이 군 무전 도청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4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10대 중국인 A씨와 B씨는 적발 당시 무전기 2대를 각각 소지하고 있었다. 이 무전기는 전원이 켜지기는 하지만 주파수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수사당국은 이 무전기가 군 시설이나 장비의 무전을 도청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두 사람 간 소통 수단이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주파수 설정과 송수신 가능 여부, 군부대 주파수 청취 가능성까지 확인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함께 입국한 뒤 망원렌즈가 장착된 DSLR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수원 공군기지, 평택 오산 공군기지(K-55), 평택 미군기지(K-6), 청주 공군기지 등 한미 군사시설 4곳과 인천·김포·제주공항 등 주요 국제공항 3곳을 돌며 이착륙 중인 전투기와 관제시설 등을 집중 촬영했다. 촬영한 사진은 수천 장에 달하며, 연사 촬영분을 추리면 실제 분량은 수백 장 수준이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출국 직전 수원 공군기지 부근에서 촬영 중 적발됐다.
수사당국은 사진 파일의 외부 유포 여부와 함께 범행 배후 지시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A씨가 "부친의 직업은 공안"이라고 진술한 점이 수사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당국은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촬영 사진을 업로드하거나 전송한 흔적이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A씨 아버지를 포함해 외부에서 범행을 지시한 인물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두 사람은 "평소 비행기 사진 찍는 취미가 있다"고 진술했으나, 수사당국은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출국 정지 조치를 유지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23일에는 평택 오산 공군기지 부근에서 군용기를 무단 촬영하다 적발된 중국인 부자가 현행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귀가 조치되는 일도 있었다. 이들은 2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적발돼 합동 조사를 받고 불입건된 바 있는데, 불과 이틀 만에 또다시 현장에 나타난 것이다. 수사당국은 "하늘의 항공기만 촬영한 것으로 현행법 위반이 없었고 소지 장비에도 삭제가 필요한 사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