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복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교황청]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으로 열리게 된 콘클라베에서 12년간 쌓인 교계 내 보수파와 개혁파의 갈등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예측 불허의 권력투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콘클라베 투표권이 있는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 가운데 약 110명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서임했다는 점에서 표면적으로는 진보 우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저개발국 출신 추기경도 다수 임명하는 지역 균형 인사를 단행했으며, 이를 두고 자신의 유지를 이어받을 인물이 선출되도록 표밭을 다져놓았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성이 개혁 성향 교황의 선출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 자신이 보수적이던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뒤를 이어 전혀 예상치 못한 파격으로 등장했던 전례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이라고 해서 반드시 개혁 성향인 것도 아니고, 개혁파라고 해서 단일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에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와야 콘클라베가 마무리되는 규칙 탓에, 어떤 결집의 고리가 작동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보수파의 핵심 인물로는 독일 출신 게르하르트 뮬러 추기경, 미국 출신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 기니 출신 로버트 사라 추기경이 거론된다. 뮬러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임했음에도 개혁 정책이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된다는 내용의 책을 펴냈고, 교황이 교회의 가르침을 거스를 경우 이단이 되어 교황직을 자동 상실할 수 있다고 공개 발언해 2017년 신앙교리부 장관직에서 해임됐다. 버크 추기경은 동성애 포용 정책과 신학관 등을 둘러싸고 맹렬한 비판을 가해온 '반 프란치스코' 진영의 지도자 격 인물로, 교황이 봉급과 아파트 보조금을 박탈하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버크 추기경이 선출된다면 사상 첫 미국 출신 교황이 탄생한다. 세계 네 번째 가톨릭 신자 대국인 미국의 재정적 영향력도 콘클라베의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이탈리아 신문 라푸블리카의 바티칸 전문 기자 아코포 스카라무치는 "트럼프 대통령, 중국, 민족주의자 등 모든 것이 어떤 식으로든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진보적인 방향으로도, 보수적인 방향으로도 무게가 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예측 불허의 국제 정세가 콘클라베의 결과를 가를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제전문기자